바이올린 학원을 안 가기 시작한 지 약 4개월에서 5개월이 지나고 있다. 기본기의 부족으로 인해 독학으로 스즈키 3권을 다시 처음부터 100번씩 연주하면서 연습하기로 마음을 먹은 후 원래는 4개월 안에 모든 곡을 끝내려 했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생기면서 이제 절반 밖에 못했다. 우선 다양한 자기 계발이 추가로 생기기도 했고, 새로 운영하는 모임이 생기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연습실을 가는 시간 자체가 안 생겼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본다. ㅠㅠ
그래도 연습하는 방향성 자체는 많은 수정이 생겼다. 활 교정기를 사서 연습을 한 덕에 활의 안정성이 몰라보게 좋아지자 이 맛에 들려서 교정기를 지금은 총 4개를 사용하고 있다. 사용하고 있는 부위는 왼쪽 손목, 왼손 엄지, 오른손가락, 활 교정기 이렇게 4개나 사용하고 있으니 연습을 시작하는 것도 일이다. 좋은 점은 당연히 자세가 많이 안정이 된다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시작하기 어려운 만큼 풀기도 어려워서 연습하다가 쉬는 시간이 적어져서 최대한 한 번에 정해진 양을 끝내려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스즈키 4번 곡인 드보르작을 연주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1,2,3번보다는 더 쉽게 연습이 되어 가고 있다. 우선 자세 교정기들(?)에 많이 익숙해진 것이 크고, 연습하는 체력 자체도 많이 생겼다. 전에는 5번 정도 연습을 하면은 10분은 쉬어야 했지만 이제는 25번을 연습하면은 1번 정도만 쉬고 연습양을 다 채운다. 다른 악기에 비해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는 바이올린이다 보니 연습 중 쉬는 시간이 항상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기 때문이다.
이제 절반 이상의 곡을 다시 반복을 하면서 연주해 보 느낀 점은 우선 아주 잘 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배울 때 가장 어려운 것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다. 자신이 한 시간을 되돌려서 그 힘든 시간을 다시 보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아주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기본기가 없이 성을 쌓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금방 무너진다. 그러면은 더욱 멀리 돌아가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측정도가 부족하다면 바로 돌아서는 것이 제일 좋다 문제는 그 선택이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지만.
내가 지금 하는 연습들을 할 때마다 느끼는 좋은 점은 정말 소리가 좋아지고 기본기가 얼마나 없었는지에 대한 과거를 향한 반성이다. 이 상태로 만약 4권으로 넘어갔다면 아마 거기에서 나는 바이올린을 그만 뒀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문제는 다시 처음부터 하지만 100번을 다 연습한 곡을 다시 연주를 해도 처음과 크게 달라진 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 부분은 매 곡을 넘어갈 때마다 정말 절망적인 부분이다.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는 내가 맨 처음부터 정말 맞질 않는 악기라는 것을 많이 느낀다. 100번을 연주해도 변하지 않는 곡의 퀄리티 아무리 연습을 해도 생기지 않는 기본기들을 보면은 항상 나를 절망시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그렇기에 가장 많은 깨달음을 주는 악기이다. 가장 나의 특성과 대척점에 있는 악기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깨달음을 준다. 덕분에 인생을 가장 많이 바꾸었고, 그리고 다른 자기 계발들도 버티게 해주는 힘을 길러 주었다.
최근 자기 계발 모임을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들은 것 중 공통점 중 하나는 자신에게 재능 있는 일들만 공부나 자기 계발을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공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도 하기 어려운 시간과 삶인데 하기 어려운 것을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하지만 이 감각은 느껴보지 않으면 모른다. 자신이 재능 없는 일을 오랫동안 열심히 매달린다면 내가 보지 못한 많은 세계가 펼쳐진다는 것을, 오히려 재능이 없기에 자신을 더 지탱해 줄 수 있다는 그 감각을 꼭 경험해 보기를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