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극적으로 오른손 오른발만 사용하는 오른손잡이였다. 이러한 성향 때문에 힘을 주어야 하거나 복잡한 일은 무조건 오른쪽에서 담당하고 주사를 맞거나 안 좋은 일이 겪는 건 무조건 왼손이 담당하게 되었다. 그러다 문제가 터졌는데, 바로 드라마 현장에서 무거운 짐을 며칠 동안 연속으로 나르다 보니 결국 오른쪽 무릎에 과부하가 온 것이었다.
오른쪽 십자인대가 무리가 가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좌우 비대칭이 더더욱 심해져서 나중에는 오른쪽 무릎을 제대로 굽히지도 못하는 수준이 되었다. 결국 일은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그 계기로 언젠가는 왼손 왼발을 자주 사용해야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과 최근 다양한 악기들을 배우면서 왼손 숙련도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그러다 정말 우연히 친구가 단톡방에 올린 블로그에 들어가 글을 읽는데 어느 성형외과 의사가 왼손의 숙련도를 올리기 위해서 왼손으로만 종이학을 접었다는 것이다. 그걸 보고 ‘어? 저거 좀 재미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어 왼손 숙련도 올리기 첫 번째 방법으로 종이학 접기를 시작했다. 블로거분은 약 8분에 걸쳐서 종이학을 접었지만 나의 첫 종이학은 접는데 약 25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원래 왼손에 대한 숙련도가 낮기도 했고 왼손잡이라고 해도 웬만한 숙련도가 아니면은 쉽게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 종이학 접기의 생명은 맨 처음에 직사각형으로 시작해서 정사각형으로 만드는 맨 처음 과정과, 오직 왼손만을 사용해야 하는 점 (바닥에 대고 접을 수도 없다! )이었다. 처음에는 매일 5마리 정도 접었는데 이제는 3마리 정도로 줄였다.
지금까지 왼손 사용을 위한 도전을 60일간 하고 있지만 중간중간에 빼먹은 날들도 많아서 여태까지 약 200마리 정도의 종이학들을 접었다. 1차적인 목표는 1000마리를 목표로 잡고 있다. 2024년 안에는 아마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것도 상당한 집중력과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지 않으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왼손 숙련도가 어느 정도 올라가자 이제는 식사에도 왼손을 사용하고 있다. 아직은 젓가락질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서 숟가락만을 이용해서 왼손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마치 군대의 포카락을 사용하는 느낌으로 사용을 하고 있는데, 식사를 할 때 왼손을 사용하는 건 상당히 도움이 되는 요소가 많다. 우선 사람들 앞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예의를 차리면서 움직여야 해서 숙련도가 올라가고, 가끔 젓가락을 사용할 때면 엄청난 숙련도와 집중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일단 최종 목표는 자유로운 젓가락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변에서 다들 왼손 사용의 끝판왕은 젓가락질이라는 말을 많이 하기 때문이고, 실제로도 제일 어려워서 아직 유아기 수준의 젓가락질만이 가능하다. 진짜 30년간 왼손을 완전 천대 시 하다가 갑자기 사용하려니 완전 새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면서 미안하기도 하면서 어색하기도 하다. 다들 자신의 주손이 아닌 쪽을 연습하는 시간을 꼭 가져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