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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이 Jun 16. 2020

할아버지와 나비

보호자가 된 의료인

지난 추석 아빠를 찾아갔을 때, 선산에 나비가 나타났다.
노란 나비가 날자 고모가 말했다.

"이그 우리 오빠 손주 보고 싶어서 왔구만."
.
.
.
.
.
.
오늘 시완이가 자기 전 옛날이야기를 해달래서 아빠 이야기를 들려줬다.
시완이를 가장 사랑하셨던 아빠를 시완이가 오래도록 기억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내 안에 있다.

그 바람을 담아 시완이에게 할아버지가 하늘나라에 계시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랬더니 시완이가 말했다.

시완:  엄마 근데 할아버지가 나비가 돼서 왔었잖아.
나: 어?

사실 나는 시완이의 말에 좀 놀랐다.
고모가 한 말을 들었던 걸까?

나:  언제?
시완: 우리가 할아버지 보러 갔을 때, 나비가 돼서 왔었잖아.
엄마는 몰라?
나:  그랬구나 시완아
시완:  나는 알았어. 할아버지가 나비가 돼서 온 거

시완이는 잠이 들었다.

어른들의 말을 듣고 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 말을 하는 시완이를 보면서
마치 시완이와 할아버지만의 교감이 있는 것만 같다는 생각을 했다.




시완이가 할아버지를 오래도록 기억하면 좋겠다.

그렇지만 비록 그리 아니할지라도
아빠는 하늘나라에서 시완이를 오래도록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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