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주이 Oct 14. 2020

간호과학

간호의 본질

박사학위 과정 동안 들었던 수업들 중 내가 가장 힘들어했던 수업은 '간호과학'이었는데,
이 수업은 나에게 간호의 본질과 학문으로서의 특성을 정립하기 위한 끊임없는 철학적 고민을 요구하였다.

이과생의 머리와 외과 간호사의 성향을 갖고 있는 나에게
눈에 보이지 않고 셈으로 떨어지지 않는 철학적인 고민과 학문의 본질을 찾는 노력은 너무도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그 노력이 상기 교과를 배우는 한 학기라는 시간 동안 나를 꽤나 성숙하게 했다.

동서양의 간호는 모두 전쟁 상황 속에서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이에 간호는 학문으로의 정착 이전에 실무가 먼저 발달하게 되었다.
이러한 간호를 간호학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간호학자들은 간호의 본질과  학문으로서의 특징을 기술해 나가기 시작했다.

다수의 간호학자들의 간호학에 대한 공통된 의견을 취합하면
간호학은 대상자의 건강증진을 위해 간호라는 술기로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인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학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간호학의 네 가지 메타 패러다임을 간호, 환경, 인간, 건강으로 정의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고정적인 개념을 간호학에 담아도 간호학이 학문으로서 합의된 정의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환경도 인간도 그리고 건강에 관한 정의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이며 그로 인해 간호의 술기도 간호학의 특성도 변해가기 때문이다.

간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마주하는 실천 학문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하는 시대에 민감해야 한다.

나름 10년이 넘는 긴 시간을 한 학문을 공부하며 지내온 나에게 '간호과학'은 간호학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통해 앞으로도 가야 할 먼 길이 있음을, 학문에 정진함은 끝이 없음을, 그래서 끊임없이 낮아지고 또 낮아져야 함을 알려준 과목이었다.

박사과정 내내, 나는 무언가를 깊게 파고들수록 더 큰 무지의 세계가 있음을, 그래서 많이 알수록 교만하지 말아야 함을 느꼈다.

간호과학은 나에게 간호의 본질을 고민하게 함과 동시에 겸손함을 선물한 과목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20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