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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파파 Dec 26. 2023

차바퀴를 맴도는 고양이에게

하나씩 떠오르는 지난날



고양아 넌 고향이 어디니

난 전라남도 화순 동면이란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름은 그대로 동면인데

예전의 모습은 오간데 없이

쓸쓸한 것들이 많더라

나무도 풀도 아스팔트 길도

모두가 쓸쓸하게 흔들거리고

쓸쓸하게 뻗어 누웠더라.


난 그래도 눈에 익은 것들이라 여기며

미소 지으면서 바라보았지.

나까지 쓸쓸할 필요는 없으니까.


넌 오늘도 자동차 바퀴 사이를 맴도는구나.

나도 오늘 자동차를 타고

여기저기 맴돌 예정이지.

배가 불룩 한 걸 보니 곧 아이들이

태어나겠구나.


추운데 자리를 잘 잡아야 할 텐데 걱정이네

난 어릴 적 ‘검은 고양이’라는 책을 읽고서

고양이들을 무척 미워하고 무서워했단다.

해서 내 고향집 근처를 맴도는 고양이들을

무척이나 괴롭혔었지.

내게 아직 그 이력이 남아있는지

고양이들이 잘 오지 않더라.


이젠 고양이가 무섭지도 밉지도 않은데

곁을 잘 내주지 않네.

그래도 상관없긴 해

난 쓸쓸한 사람이 아니니깐


그리고 그땐 정말 미안했어

살아오면서

늘 마음에 결렸거든

넌 그때 그 검은 고양이는 아니지만

내 사과를 받아줬으면 좋겠어.


“미안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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