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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지파파 이야기 1
14화
겨울이 점점 깊어질 때
늘 고마운 분들에게 드립니다.
by
꼼지파파
Dec 19. 2023
아파트 단지를 나서는데
정문에 경비아저씨들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경광봉을 들고 이리저리 흔들며
출근길 차들을 배웅한다.
두툼한 네이비 점퍼, 네이비 바지
네이비 모자를 하고서.
그중에 한 분이 눈에 띄었는데
구부정하게 등을 구부리고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이렇게 추운 날은 그냥 안에들 계시지’
찬바람에 몸을 웅크린 펭귄처럼
서 계시는 모습이 안쓰럽다.
가을 낙엽과의 전쟁이 끝나자
동장군의 계절이 시작된다.
눈발이 날리면 어김없이 보도 블록에
뿌려져 있던 하얀 소금 가루,
잔설 위에 새겨진 빗자루 자국.
누가 뿌렸는지 누가 쓸었는지
알 필요도 없이 밟고 지나다녔다.
당연하게 누려온 것들.
‘오늘 아침 서 계시는 그 모습에
잊고 있던 것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늦었지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
‘그리고 이런 날은 경비실 난로 앞에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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