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꼼지파파 Dec 08. 2023

자유로를 따라

입을 빵긋 거리며 헤엄치는 잉어들의 몸짓에 실린 자유




킨텍스 1 전시장 로비에 작은 연못이 있다.

흔히 생각하는 연못은

적어도 주변에 크고 작은 바윗돌이 둘러져 있고

수초 몇 가닥 정도는 자라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연못은 마치 대중탕 욕조처럼 생겼다.

수심은 40cm 정도이고

바닥에 자갈들이 좀 깔린 게 전부였다.


처음엔 작은 분수대인 줄 알고 다가갔다.

그런데 그 새카만 대리석 욕조에 비단잉어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열서너 마리쯤 되어 보였다.

내가 다가가자 잉어들이 몰려들었다.


오렌지색, 하얀색, 점박이, 검둥이 색깔도 다양했다.

세어보니 딱 열한 마리다.


너무 좁아 보이고 수심도 얕고

새카만 돌만 깔려 있는 물속이 답답해 보이는데

녀석들은 아랑곳 않고 한가로이 헤엄친다.  


한참을 바라보았다.


근심 걱정 1도 없는 저 몸짓, 저 표정

물속에서도 물 빠짐없이 각자의 색채를 간직한 채

찬란한 빛을 뿜는다.   


’ 이들은 진정 자유롭구나. ‘


’ 그대들이 갇혀있다 착각했었다. ‘

 


난 곧 ’ 자유로‘ 를 따라 돌아갈 테지만

내가 그대들 만큼 자유로운지 모르겠다.    


순하디 순한

그대들의 몸짓

그대들의 표정

난 고요한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참 좋은 것을 건네어 준 그대들.


’ 자유는 자유를 갈구하지 않는다. ‘





이전 12화 통통한 물고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