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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파파 Dec 06. 2023

통통한 물고기

식당에서 만난 작은 물고기들에게 전하는 글




점심을 먹으러 한식뷔페 식당에 갔다.

시금치, 콩나물, 깻잎 김치, 상추, 양배추 샐러드

처음 와본 곳인데 야채와 나물 종류가 다양해서 좋았다.


그런데 그중에 튀긴 생선바구니가 내 눈에 띄었다.

생긴 건 조기처럼 생겼는데 좀 더 통통하다.

머리를 떼고 손질해 놓았는데 튀김옷을

입어서 그런지 작은 물고기치곤

살이 꽤 올라있는 모습이다.


젓가락으로 살점을 떼어 맛을 보았다.

처음 먹어 본 맛이다.

조기보다는 좀 심심하고

임연수어 같은 맛인데 육질이 좀 더 단단하고 비릿한 맛이 난다.


‘붕어.?  


하지만 민물고기를 식당에서 반찬으로 사용할 리는 없었다.

닭볶음 요리와 나물들과 된장국에 밥을 먹으면서도

계속 그 물고기가 무슨 고기인지 궁금증이 가시지 않았다.


 머리까지 붙어 있었으면 대충 짐작이라도

가겠는데, 몸통 만으로는 그 정체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냥 먹으면 되지 뭘 그리 궁금해하냐고 할 수 있겠지만


머리도 없이 단채로 누워 있는 모습에

이름이라도 알고 먹어야 그들에 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쭙잖은 고마움의 표시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무명용사보다는 비석에 이름 석자 적혀 있으면

좀 더 구체적인 대상을 추모할 수 있듯.


결국 궁금증을 안은 채 식사를 마쳤다.


식당 문을 나서는데 바로 옆 가게가 선상 낚시 투어를

하는 낚시 가게였다.  


전면 유리에 동호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각자 잡은 물고기들을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는 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그때 유독 한 사람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아까 식당에서 본, 딱 그만한 크기의 물고기들이

그 낚싯대에 줄줄이 달려 있었다.   

낚싯대는 하나인데 물고기는 다섯 마리도 넘게 달려 있었다.

사진 앵글 밖에 더 많은 고기가 달려 있을 것 같았다.


”아 여기서 잡아다 이 식당에 파는 건가.? “

”산지 직송? ㅎㅎㅎ “


내 말을 듣던 꼼지맘이 웃으면서

차에 올라탔다.


나만의 오해 일 수 있으나

난 줄줄이 달려 있는 그 물고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내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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