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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짜오 비엣남

#8. 쥐-그 가냘픈 운명

by 억만개의 치욕

하노이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다 보면 차 안에서는 안보이던 풍경들을 보게 된다.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차들과 그 사이를 비집고 다투어 나아가는 오토바이들의 바퀴 아래에서 마른 쥐의 사체를 본다. 한두번 있는 일이 아니다. 신기한 것은 그 넓은 도로에 쥐가 왜 나왔으며, 날쌔기 그지 없는 쥐가 어쩌다 차 혹은 오토바이 바퀴에 치였나 하는 것이다.


확률로 치면 얼나나 되려나 하고 생각하며 쥐의 사체를 피해 오토바이 머리를 돌린다.


말라비틀어진, 형체 마저 희미해진 쥐의 사체는 가엽고 쓸쓸해 보인다. 얼마나 어떻게 살다 가혹한 운명을 맞았을까 싶다. 쉴 새 없이 달리는 차들과 오토바이 사이를 내달렸을, 살아남기 위해 내달렸을 쥐의 절박함이 아스팔트 위에 박제되어 있다.


박제된 죽음은 삶을 감각하게 한다. 나는 살아 있어 살고 있고 살아낸다.


쥐 한마리가 달려간다. 나도 달려간다.


ln Han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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