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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b12. 다섯 번째 방콕 day -1

by 억만개의 치욕

2025. 1.23. 20:50 Airasia

집에서 5시 30분에 출발하려고 했는데 차가 늦는다. 차가 막힌단다. 50분이 다 돼서 출발을 했는데 기사님 네비로 57분 나온다. 노이바이 공항의 대혼란 죽음의 줄 서기를 생각하니 늦지 않을까 걱정이…..


공항 가는 길 차 안에서 온라인 체크인을 해본다. (사실 의미 없었다. 줄 서서 티켓 받았다. ㅋㅋ) 좌석 배정까지 끝났고 수화물 없이 배낭 하나씩 메고 가는 여행이라 아차 하면 뛰자 생각하며 공항 도착~


근데 웬일?? 지금껏 보지 못한, 겪지 못한 한산하기 그지없는 공항이다. wow! 정말 역대급이다. 출국 심사도 보안검색도 줄 서지 않고 기다리지 않고 패스!! 기분이가

좋아진다.


일단 스벅 커피 한잔 하러 갔는데 ㅋㅋ 비자 카드로 결제하니 사이즈 업이란다. 뭐지? 이 행운의 연속은? 커피 들고 게이트 앞에 자리 잡았다. 근데 보딩 시간이 지나도 탑승할 기미가 안 보이네~ 아씨~ 이놈의 Airasia! 행운 끝인가? ㅋㅋ


지난 여행 후 남은 바트가 좀 있지만 비행기 지연으로 그랩을 불러야 해서(버스 못 탈까 봐..) 혹시나 하고 카드 등록을 해 본다. 하노이 오기 전 그랩에 한국 신용 카드가 등록되어 있었는데 하노이에서 발급받은 신용 카드를 등록하려고 기존 카드를 삭제했었다. 근데 무슨 이유인지 카드 등록이 되지 않아 매번 현금 결제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3년 동안 몇 번을 시도해도 안되던 게 갑자기 한 번에 등록이 된다. ㅋㅋㅋ 또 행운!! 끝난 게 아니네~


출발이 21:15란다. 근데… 21시가 넘도록 소식이 없다. 자리에 앉아 유튜브를 뒤진다. 나는 여행 정보를 유튜브에서 찾은 적이 없다. 뭔가 영상으로 먼저 보면 ’ 맛‘이 떨어진달까? 근데 사실 이번 여행은 칸차나부리와 후아힌을 가보려는 것인지라 초반 3일, 아니 도착하는 오늘을 빼면 2일의 방콕에서 뭘 할지 아무 계획이 없었다. 다섯 번째 방콕 여행이라… 유명 관광지들은 거의 몇 차례씩 가본 것 같고 지난여름 여행에서는 평소 하지 않는 맛집 투어도 해봤다.(부모님과 방콕 합류했으니 맛집들을 갈 수밖에ㅋ) 나는 사실 먹는 것에 큰 관심이 없다. 랭쎕도 무카타도 지난여름, 그러니까 네 번째 방콕 여행에서 먹었다. 그냥 솜땀이나 팟타이에 창비어면 되는 나니까~


이번에는 소소하게 이 동네 저 동네 돌아다니며 맛있는 것들 먹고 쉬고 천천히 돌아다니려 한다. 그래서 뭐 새로운 게 있나 싶어 유튜브를 뒤지니 곽투버(?)랑 백종원 아저씨, 풍자 등 여러 사람들의 맛집 콘텐츠가 있다. 오호라~~ 그중 몇 가지를 쳌 했다. 조식 없는 싼 호텔(딸아이에게는 호텔비 공개 금지 ㅋㅋㅋ)을 잡았다. 먹고 또 먹어보자.


1시간 50분이 걸리는데 비행기가 좁고 불편하고 음식 냄새 사람 냄새에 코가 아프고 머리가 아프다. ㅜㅜ


빨리 방콕에 도착했음 좋겠다. 어깨에 기댄 딸아이의 머리가 따뜻하고 무겁다.


아, 이번엔 첨으로 esim에 도전해 본다. 잘 될지 모르겠는데… 익숙한 편안함,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로운 ‘나의 편안함(?)’에서 좀 벗어나고 싶다. 나이가 드니 자꾸 궤도가 생기고 이탈이 두려워진다. 하던 게, 먹던 게 편하고 안심된다. 질서가 좋다. 노화는 육체에만 오는 게 아니다. 정신에도 사회생활에도 온다.


돈므앙 공항은 작고 입국 심사 줄도 짧고 뭣보다 그랩을 게이트 앞에서 바로 부를 수 있어 좋다. 12시가 다 되어 그랩을 탔다. 돈므앙에서 람부트리까지 358밧. 기사가 다 와가니 내려서 걸어가란다. 지도 보며 가자고 했다. 동남아 짬은 무섭다. 호구 사양!


호텔 아니 게하 수준의 숙소는 가격 대비 나쁘지 않지만 냄새가 별로다. 이게 그 대마 냄새인가….. 저렴이답게 어메니티가 없다. ㅋㅋ 근처 세븐일레븐에 가서 치약, 샴푸, 바디클렌저 작은 거 하나씩 사고 폼클렌징도 다 써가니 하나 더 샀다. 비타민 음료 하나씩 마시고 숙소로 와서 씻고 잠~ 228밧. 나오는 길에 구걸하는 사람에게 동전을 다 줬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좋은 일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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