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짜오 비엣남-퐁냐케방 D-3

데이 투어- 보태니컬 가든, 다크 케이브, 퐁냐 케이브

by 억만개의 치욕

2025. 4. 28.

퐁냐는 작은 시골 마을이다. 산업이랄 것도 없고 동굴 관광으로 먹고 사는 듯하다. 퐁냐 동굴을 중심으로 길지 않은 시내(?)에 홈스테이들이 밀집해 있고 대부분 홈스테이에서 식당도 여행사도 겸한다. 투어 상품도 거의 비슷하고 작은 마을이다 보니 서로서로 연결해서 운영하는 것 같다. 거의 서양인 관광객이다. 나는 투어를 선호하지 않는다. 정해진 코스와 시간대로 움직여야 하니 정작 내가 보고 싶은 것은 제대로 못 보고 내게 별로인 코스에서 시간 낭비가 생긴다. 그래도 액티비티가 있는 다크 케이브는 개인적으로 가기가 애매해서 투어를 하기로 했는데 배를 타야 되는 동굴들을 묶어 투어로 가기로 했다.


호텔 조식을 먹고 아침 9시에 호텔로 투어 차량이 우릴 데리러 왔다. 이미 차에는 다른 관광객으로 가득 차 있고 우리 두 자리만 남아 있었다. 첫 코스는 우리 호텔에서 멀지 않은 보태니컬 가든이다. 첫날 오후에 가려던 곳인데 뭐 투어에 포함이니 잘 됐네.

입구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바로 앞 디스플레이 하우스에 전시된 동식물 표본들을 보고 출발한다. 멧돼지, 원숭이, 삵, 뱀, 많은 동물들이 있단다. 입구 왼쪽에 전쟁의 잔해와 기록이 눈에 띈다. 이곳의 가난한 사람들이 한 때 폭탄을 주워서 팔아먹고살았다고 했다. 지금은 폭탄이 없다는데 가이드는 이곳 사람들이 아주 가난하며 남자들은 다 외지로 돈을 벌러 떠났고 여자들이 생계를 유지한다고 했다. 그녀들이 가이드도 하고 웨이트리스도 하고 보트도 젓는단다. 여성의 강인한 생존력이 짠했다. 산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폭포가 나온다. 이거 보러들 오나 보다. 폭포가 웅장하거나 아주 아름답진 않다. 우린 이미 멋진 폭포를 많이 보아버렸다. 크게 감흥 없다. 그래도 오르는 길은 촉촉하니 초록초록하니 기관지가 정화되는 시간이었다.


내려와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차량으로 이동한다. 어제 갔던 파라다이스 동굴을 먼저 들른다. 차 안에는 각각 다른 상품을 예약한 사람들이 섞여 있는 모양이다. 파라다이스 동굴에서 우리만 빼고 다 내리네. 우리만 다크 케이브로 간다. 다행히 가이드 한 명이 우리와 동행했다. 다크 케이브는 파라다이스 케이브에서 멀지 않다. 그렇게 도착해서 가방을 보관함(5만 동)에 넣고 수영복 차림으로 출발한다. 코스에 머드 베스가 들어 있는데 그걸 하려면 신발도 벗고 래시가드도 벗고 비키니 차림으로만 가야 한단다. 딸아이는 머드 안 하기로 해 래시가드에 타이즈 입은 채로 가고 나는 머드도 해보기로~ 준비하고 출발. 근데 비가 내린다. 시작은 짚라인~

짚라인은 400미터다. 와…. 액티비티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무서워 죽겠는데 이 와중에 경치는 좋고 난리. 비 오니까 멀리 보이는 산이 또 수묵화가 되네. 멋지다. 짚라인 내려서 동굴 입구까지는 수영해서 가란다. ㅋㅋㅋ 그리 깊진 않은 것 같은데 지금 비도 오고 쪼매 추운데예… ㅡ.ㅡ 아까 입구에서 산 방수팩(5만 동)이 잘 작동할지 걱정이 된다. 휴대폰 사망할까봐 쫄아서 얼른 평영으로 동굴 입구 도착~동굴에는 생선의 화석과 조개껍데기가 박힌 벽면이 보였다. 여긴 아주 오래전 바다였나 보다. 바다가 산이 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 걸까. 어떤 이유와 힘이 또한 필요한 걸까. 내가 사는 세상이 지금은 바다지만 산이 되는 날도 오려나. 나이 든 사람은 그런 생각을 한다오. 젊은이들…


동굴 앞쪽에서 딸아이는 가이드와 함께 돌아가고 나만 전지구적 젊은이들 틈에 끼어 가이드 따라 정말 다크하고 미끄러운 동굴 안으로 머드가 있는 곳을 향해 간다. 가이드는 이 머드 안에 아주 좋은 성분들이 있어 피부에 좋다고 했다. 이 머드가 되었을 오래전 존재했던 동식물들 덕이겠지. 가는 길이 험하다. 어두운 데다 수영을 해야 하는 구간도 있다. 중간에 구명조끼도 벗고 맨몸으로 헬멧에 달린 작은 라이트에만 의지해서 가야 하는 좁고 미끄러운 구간을 통과한다. 당연히 나이 많은 나는 한번 미끄러졌다. 젊은이들은 잘 가네. 나도 한 때는… ㅜㅜ 머드가 있다는 곳에 작은 웅덩이가 있고 바닥에 머드가 있긴 하다. 손으로 만져보고 나는 나왔다. 젊은이들 온몸에 바르고 난리네. 맨발로 걸어 발바닥 아파 죽겠다. 그래도 뭐 한번 해볼 만한 경험이었다. 다시 나와서 이번엔 입구에서 카약을 타란다. 기다리고 있을 딸아이가 걱정된다. 나는 딸아이에게 가야 한다고 했다. 가이드가 데려다준다며 타란다. 가이드가 내려준 곳은 물놀이터(?)였다. 에고.. 우리 중딩이가 기다리고 있네. 가이드가 엄마 올 때까지 여기서 놀고 있으랬다는데 걍 앉아 있었단다. 물놀이에 환장하는 녀석이 왜?? 아이고 맞네… 사춘기니까…. 부끄러울 나이니까….. ㅋㅋㅋ 그래도 한번 해보라고 하니 역시나 한다. ㅋㅋ 귀요미~

비가 오니 춥다. 해가 쨍할 걸로 예상해서 수영복 입고 말릴 예정이어서 갈아입을 옷도 안 갖고 왔는데.. 우짜노~ ㅜㅜ


이곳 식당에서 밥 먹는단다. 점심 포함~패키지가 그렇듯 인원대로 앉는다. 국적 모를 젊은 커플과 앉았는데 와.. 정말 잘 먹는다. 많이 먹는다. 일 처리 하나 하느라 늦게 손대려고 보니 ㅋㅋㅋ 거의 다 먹었네~ 야채 좀 집아먹고 맥주 하나 먹었다. 여긴 지역 시그니처가 후다 맥주인듯~~ 전신에 후다 광고판 투성이다. 가격이 싸서 좋다. ㅋㅋ


수건으로 닦아 대충 물기만 제거한터라 앉은자리는 물자국이 있다. 이대로 차 타고 퐁냐 케이브로 이동~ 퐁냐 케이브는 퐁냐 거리 중간에 있어 여행객들에게는 접근성이 좋은 동굴이다. 모터가 있는 보트를 타고 가 동굴 입구에서 보트의 천정을 걷고 사공이 노를 저어 동굴 안까지 가 거기서 내려 동굴 내부를 구경하며 동굴 입구까지 걸어 나오면

타고 갔던 보트를 타고 선착장까지 오는 시스템이다. 보트는 한 대당 가격으로 운영한다는데 우리는 투어 팀이라 열두 명 꽉 채워 출발했다. 한대당 50만 동 정도라는데 사람이 많을수록 1인이 지불할 요금이 줄어든단다. 그런 시스템이란다. 동굴 안은 정말 웅장했다. 난 개인적으로 파라다이스케이브 보다 퐁냐 케이브가 더 맘에 들었다. 우기에는 물이 많이 차서 투어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다시 한번 자연의 힘(?)에 감탄했다.


그렇게 동굴을 보고 나오는 길에 옥수수 파는 아주머니가 있다. 옥수수 밭이 그렇게 많은데 옥수수 파는 곳이 없었다. 여긴 다들 옥수수를 키우니 사고 팔 필요가 없나 보다 했다. 역시 관광객만 오는 곳에서 팔고 있네. 2개 만동~ 사고 나오니 5개 2만 동에 준다는 아주머니가 있다. 이미 사뿟으예~~ 안 달고 맛난 찰옥수수다. 이거 먹으며 30분 정도 달려 선착장 도착했다. 슬슬 춥다. 어제 잠을 못 자 피곤하다. 얼른 숙소 가서 뜨샤하고 자야지….

돌아가는 차는 관광객들 다 내리고 우리를 젤 마지막에 내려줬다. 젤 외진 곳에 숙소가 있으니까… 그래도 삼일차라 그런지 이 숙소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모든 것은 곧 익숙해지는 거구나…. 이렇게 3일 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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