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9. 모난 돌
오늘 퇴근 전 업무 관련 논쟁이 있었다.
선배: ”그걸 건드리면 비효율이 발생해. “
나: “그래도 정확한 목적과 절차에 따른 통일된 기준이 있어야죠. 누군가 서류를 조작해도 알 수가 없잖아요.”
선배: “그렇게 다 따지면 아무것도 못해. 그냥 자연스럽게 넘어가자는 거야. “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정당하지 않다. 그럼에도 다들 그냥 따른다. 관행이라는 이유로, 성과를 위해서라는 이유로……아니, 문제의식 자체가 없다.
사무실에서 선배와 나의 대화에 주변 동료들도 한 마디씩 거든다.
“조작하려면 뭐든 할 수 있죠.”
“그냥 서로 믿고 하는 거죠”
(이건 또 뭐지????)
선량한 사람들의 신념은, 그들의 지독한 성실이 빚어내는 무감각은 부정의를 강화하고 그걸 공유하는 자들 간에 새로운 정의를 탄생시킨다. 질문은 거부되고 반대는 제거된다. (적어도 입을 닫게는 한다.) 내가 입을 닫은 이유다.
졸지에 나는 비효율적이고 따지기나 하고 동료를 믿지 못하는 인간으로 매도되었다. 물론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때로는 내용보다 순간의 공기와 분위기만 각인되어 의미를 되뇌이게 할 때가 있다. 오늘이 딱 그랬다. 내가 어정쩡하게 말문을 닫은 것도 같고… 그 순간 내 존재가 그토록 이질적일 수가 없더라. 장님 벙어리로 지내기로 맘먹어놓고 또 반복했다.
“무색“이 생존하기에는 더 적합한 시대인지 모른다. 나는 비비드컬러쯤??? 적어도 그들의 눈엔 그럴 것이다.
모난 돌은 정 맞는다. 그래서 매일 정 맞는다. 그리하여 나는 단단해지는가. 아니! 아프기만 하다!!!!
사는 건 참 어렵다.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