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

b31. 외로움은 감정이 아니라 상황이다.

by 억만개의 치욕

모처럼 오전 근무만 하는 날 삼삼오오 약속을 잡고 요란하게들 무리 지어 퇴근을 한다. 나도 그랬다. 2년 전까진……


작년에 나는 모든 회식에 불참했고 직장 내 어떤 모임도 가지 않았다. 가끔 선배 부부와 밥을 먹거나 동네 술친구인 딸아이 친구 엄마와 만났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가 너무 불편했기 때문이다.


작년엔 그래도 내가 내 마음으로부터 나를 보호할 힘은 있었다. 상황이나 타인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그 모든 것들을 거부하면서 내 마음이 무너지게 두진 않았었다. 내 선택에 대한 책임, 이곳에서의 경험, 어떻게든 나로서 버티고 싶었다.


올해는 내가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지경에 온 것 같다. 마음 둘 곳이 없다는 것은 참혹하다. 의도한 단절, 감수하는 고립, 그럼에도 외롭다. 외로움은 감정이 아니라 상황이다.




6월 24일 즈음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저장된 글 속에서 저장해 둔 나의 외로움과 마주한다. 폭풍처럼 몰아쳤던 업무들 속에서, 그 파도에 쓸려 넘쳐 왔던 사람들에 대한 부대낌 속에서 나는 분명 외로웠다.


상상 그 이상의 실망을 준 사람들~ 개인적인 인간관계의 실패~ 직장의 시스템에 대한 답답함까지~


결국 나는 마음속에 내가 만든 용과 싸워야 했다. 지금까지도.


2025. 7. 12. 심폐소생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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