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이스탄불 1일 차
2025. 7.13.
하노이에서 방콕을 드라마틱하게 경유하고 또 10시간을 날아 이스탄불 공항에 내렸다. 오전 5시~ 시간도 많고 딸아이와 둘이니 택시나 우버 말고 버스 타기로~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무려 6개국의 15개 이상 도시를 여행한다면서 트레블월넷 카드 한 장과 여권만 챙긴 무모한 자가 나다. 이 위험천만 성향은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하노이에 살면서 준비를 해도 소용없고 안 해도 어떻게든 되던 동남아 바이러스 덕(?)이다. 그래서 될 줄 알았지. ㅋㅋ
우선 입국 수속하고 짐 찾고 나오는 길에 미리 사둔 e-sim을 활성화하려는데 와이파이가 안 된다. 그럼 검색도 안되고 구글맵도 안될 텐데 어쩌지?? 싶었지만 예전 런던에서도 유심이 안 됐을 때 스타벅스 무료 와이파이 잡아서 호텔 찾았고 스타벅스는 어디든 있으니, 있을 테니 일단 나가기로 한다.
출구 바로 옆에서 티켓을 판다. 275리라. 분명 210이라고 본 것 같은데… 살까 말까… 하다 첨 써보는 트레블 월넷 카드 테스트 겸 티켓을 사 보기로. 550리라. 기계가 티켓을 뱉어내는 걸 보니 카드가 잘 되나 보다. 현금을 찾아보자. 공항 안에 있는 지라트 은행 atm을 찾아 출금 시도-실패-재시도-실패… 왜 안되지? 현금 없는데… 비상금으로
들고 있는 200불이라도 환전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할 즈음 버스 시간이 되어 간다. 버스 내리는 악사라이 역에도 atm기는 있을 테니 일단 버스 타자. 버스에 와이파이도 된다고 하던데…. 라는 생각을 하며 12번에서 탔다.
와이파이 되는지 기사에게 물어보라고 딸아이에게
말했으나 중2병 증세인지 안 한단다. 학씨! 결국 내가 물어보러 갔네. 근데 없대. 내가 잘못 알았나? ㅡㅡ 문제는 역에서 내려 지하철을 갈아타고 호텔로 가야는데 어느 역에서 내리는지 모르겠… 와이파이도 안되고 데이터도 안되니 현금 찾아서 택시를 타자! 버스는 7시도 채 되기 전에 악사라이역에 우릴 내렸다. 현금을 찾자! 지하철 역 입구에 여러 대의 atm기가 있다. 시도-실패-재시도-실패…. 뭐지?? 현금을 찾던지 와이파이가 되어 어제 먼저 온 언니에게 택시비를 갖고 오라고 하던지 해야 한다. 둘 중 하나는 돼야 하는데 망했다. 캐리어를 끌고 이른 아침부터 근처 남의 호텔로 가 사정을 했다. 와이파이 좀 쓰자고~ 근데 없대! 망할… 바로 옆 식당에도 부탁해 본다. 영어를 못한다. ㅜㅜ 유심칩을 파는 곳이 보인다. 근데 문을 닫았다. 짜증이 밀려온다. 준비를 제대로 안 한 것도 문제지만 공항에서 해결을 하고 나왔어야는데 매번 그 원칙을 지켜왔으면서 이번엔 왜 판단 미스가 많은지 답답하다. 100불 정도 공항 환전을 했어도 될 일이었다. 멍충… 자학하는 중 경찰서가 보인다. 캐리어 끌고 딸내미 끌고 가 사정했다. 와이파이 연결 해준대 ㅜㅜ 은인이다. 와이파이 켜고 일단 먼저 와 있던 언니에게 택시 타고 갈 테니 현금 들고 나오라고 연락하고 와이파이 잡힌 김에 e-sim도 활성화-성공! 이제 됐다. 그러고 택시 타러 나가려는데 경찰 아저씨가 atm기로 데려다준단다. 다시 한번 해볼까?? 와이파이 된 김에 출금 문제 원인 검색하니 잔액 부족? 앱에서 충전하고 출금하니 된다. 한방에 모두 해결~~ 하지만 아침부터 너무 고생했다. ㅜ 택시까지 잡아준 경찰님~ 경찰이 기사에게 요금을 묻자 300리라? 헐.. 100리라 정도로 아는데… ㅜㅜ 경찰에게 사기 치지 말라고 미터기 켜라고 말해달라 하니 210 이래. 일단 더 실갱이도 힘들고 경찰 아저씨 면도 살릴 겸 걍 탔다.
호텔 도착은 8시. 체크인은 3시다. 가방은 맡아준다는데 먼저 와 있던 언니 방으로 가 좀 씻고 나가기로~
그렇게 첫날 스케줄은 일단 이스탄불의 심장 좌심방 우심방인 블루 모스크와 아야 소피아부터 뽀개기. 숙소를 구시가지에 잡아 걸어서 5분이면 간다. 6년 만에 다시 찾은 이스탄불~ 모스크 가는 길에 히포드롬 광장 지나면서 뱀기둥과 오벨리스크도 보고… 콘스탄티누스 1세가 서기 330년에 로마에서 이스탄불로 수도를 옮겼다니 이 광장의 역사도 1700년이 되는 것이네. 저 오벨리스크는 기원전 15세기 이집트 파라오가 신전에 설치한걸 콘스탄티누스가 강 건너 바다 건너 옮겨와 히포드롬 중앙에 떡하니 설치했고 뱀 기둥도 델포이 신전에 있던 거라는데 히포드롬으로 옮겨왔으니 로마 제국의 파워가 새삼 실감된다.
블루모스크는 다시 봐도 아름답다. 17세기 초 술탄 아흐멧 1세의 오스만 제국 모스크로 6개의 미나렛과 2만 개 이상의 푸른 이즈닉 타일 장식이 유명하다. 화려한데 정적이다. 나는 모스크에 갈 때마다 묘한 안정감을 느낀다. 내부를 보고 나오다 보니 이슬람교 관련 전시와 해설 부스가 있다. 쿠란과 예언자들 계보, 이슬람의 다섯 기둥(신앙 고백, 하루 5회 기도, 자선, 라마단 금식, 메카 성지순례) 등의 신앙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절제하며 나눔의 교리를 실천하는 종교였다. 상대적으로 이슬람에 대해 무지했다는 생각이 든다. 불교나 천주교, 기독교는 친숙한데 말이다.
블루모스크를 돌고 바로 건너편 아야 소피아 성당으로 걸음을 옮긴다. 티켓을 사러 가니 딸아이와 둘이 거의 16만 원이다. 물론 아야소피아 박물관 포함이라지만 무료인 블루모스크와 상대적으로 너무 비교가 된다. 아무리 역사적 가치가 있다 해도, 터키 물가가 엄청 올랐다더니.. 후달린다 정말. 아야소피아는 1935년부터 2020년까지 박물관이었기에 문화재 관리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다. 현재는 모스크로 전환되었지만 세계문화유산이고 종교청과 문화재청이 공동 관리를 한단다. 반면 블루모스크는 순수 예배를 위한 모스크로 종교청이 관리하고. 아무리 그래도 부직포 히잡도 2유로에 파는 건 치사함.
교회-모스크-박물관-모스크의 역사를 가진 곳! 비잔틴과 오스만의 역사가 공존하는 곳! 이것저것 관람하며 역사적 상황들이 뭉텅이로 왔다가는 경험을 했다.
아침부터 강행한 일정에 점심이 늦어졌다. 근처 식당을 검색해 평점 좋은 현지 식당으로 갔다.
이렇게 먹으면 20만 원이다. ㅋㅋㅋㅋㅋ 물가 뭐니?? 첫끼만 이렇게 먹는 걸로~
밥 먹고 햇볕이 뜨거워 호텔로 가 나는 체크인을 하고 언니와 조카, 딸내미는 휴식을 했다. 저녁이 되어 우린 갈라타 다리까지 걸어갔다. 예쁜 거리들을 지나 지하도를 건너 다리 위로 올라가면 wow! 낚시하는 현지 사람들, 다리 위에서 보스포루스 해협을 바라보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갈라타 다리를 지나 다리 밑 레스토랑 구경도 하고 내친김에 갈라타탑까지 가기로 한다. 벌써 어둡다. 애들이 슬슬 지친다.
탑 근처에서 사진 찍고 놀다가 내려와 고등어케밥 하나 체험하고 특별히 택시를 타고 호텔로 복귀! 시간도 늦고 걸어가면 40-50분이 걸리는데 애들이 힘들다. 사실 시차로 내가 더 힘들었다. 그러나 이후 우리는 호텔에서 이 다리까지를 몇번 왕복했다. ㅎㅎ
호텔 가는 길에 맥주 사서 언니 방에서 라면이랑 먹었다. 꿀맛……
이스탄불에 와서 블루모스크와 아야소피아 봤음
할 거 다 한 거라며 이제 살살 댕기자고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