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방 일지

7-3. 이스탄불 2일 차

by 억만개의 치욕

2025.7.14.

시차는 아무 문제가 안 됐다. 일찍 눈 떠서 조식 먹고 2일 차 일정 시작! 어제 블루모스크와 아야소피아를 다녀왔기에 오늘의 일정은 예레바탄 사라이부터~ 숙소가 구시가지라 어딜가든 블루모스크를 지나게 된다. 봐도봐도 좋구나야~


예레바탄 사라이의 “예레바탄”은 터키어로 “지하에 가라앉은”, “사라이”는 “궁전”을 의미한다. 비잔틴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1세 황제가 6세기 중반 (서기 532년경)에 콘스탄티노플 대궁전과 인근 지역에 물 공급을 위한 저수조로 건축했다는데 총 336개 (각각 높이 약 9m)의 기둥이 있고 메두사 머리 석상이 유명한 곳이다. 007 영화 촬영지였다고. 어두운 조명과 물 속에 비친 기둥들이 오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 석상들은 고대 로마의 건축물이나 신전에서 재활용된 것으로 추정한다는데 슬픈 전설이나 끔찍한 저주 같은 것이 있을 것만 같다.(찾아보니 단순 기둥 받침 재료란다. ㅋㅋ) 난 두 번째 방문인데 겨울보단 지금처럼 여름에 방문하는 게 시원해서 더 좋으네~


다음 목적지는 그랜드 바자르와 이집션 바자르~~ 그랜드바자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실내 시장 중 하나로 오스만 제국의 메흐메트 2세에 의해 1455년 처음 건설되었다는데 61개의 실내 거리와 4000여 개의 상점이 있다고 한다. 이국적인 돔 천장 아래로 미로 같은 골목들마다 온갖 것들을 팔고 있다. 볼건 많은데 살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작은 티포트와 티스푼을 하나 샀다. 아마도 지금이 여행 막바지라면 뭐라도 더 샀으려나…. 첫 이스탄불 여행 때 짜이 잔 세트와 컵, 애플티, 로쿰 등 많이 사갔었다. ㅋㅋㅋ 그랜드 바자르를 대충 둘러보고 이집션 바자르로 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에 고등어케밥 하나 먹고 피데 하나는 포장했다. 맛이 궁금하니까~ 이집션 바자르는 스파이스 바자르라고 하는데 1660년대 오스만 제국이 이집트에서 걷은 세금(곡물세 등)으로 건설 자금을 마련해 이집션이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여기저기서 차를 주며 호객행위를 한다. 로쿰 시식도 후하다. 받아먹고 안 사도 눈치 안 준다. 이집션 바자르 한 골목 끝에서 받아먹은 차가 유난히 새콤달콤 맛나다. 아버지와 아들인지 정갈한 가게를 둘이 함께 보고 있다. 결국 차 두 봉지와 로쿰 한토막을 샀다.


이집션 바자르를 나와 예니 모스크를 들렀다. 차를 타고 갈라타 다리를 건너올 때 다리 왼편으로 보였던, 갈라타 다리에서 찍은 사진의 예쁜 배경이 되어준 아담한 모스크다. 미나렛이 2개인 이 모스크는 뭔가 날카롭지 않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중앙돔 아래로 66개의 작은 돔이 겹쳐 보인다. 1597년 오스만 제국의 여황후였던 사파예 술탄의 후원으로 건설 시작했다가 중단, 1663년 마호메트 4세의 어머니 튀르한 하티제 술탄의 후원으로 완공되었단다. 오스만 제국의 여성 권력자들에 의해 세워졌구나…. 모스크 앞 작은 광장엔 비둘기들이 한 분위기를 담당한다.


모스크에 앉아 잠시 쉬고 갈라타 다리 근처 카디쿄이 선착장으로 가 페리를 타고 아시아지구로 가보기로 급 결정. 선착장에서 카드 찍고 타면 된다. 20분 채 안되어 아시아지구에 내려 뷰가 좋다는 스타벅스로 갔다. 카페인 수혈이 목적이어서 억울하진 않았지만 뷰는 글쎄…. 일부러 찾아올 정도는 아니라 생각했다. 커피 한잔하고 거리로 나서본다. 여기저기 구경거리가 많다. 터키식 커피 만드는 것도 보고 책방 골목도 지나고 어느새 시간이 훌쩍~ 살짝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다. 나 혼자 산다 팜유 세미나 이스탄불 편에서 이장우씨가 극찬한 베이란을 먹어보자. 가지케밥과 치킨윙도 시키고 요거트도 하나~음식은 다 맛있다. 베이란 굿!! 어제 먹은 케밥이 한국돈 18만원 나왔는데 이건 5만원도 안 나온 듯~ 아시아지구가 물가가 저렴하다고는 하던데 딱 적당했다.


카이막도 먹자. 먹어보자. 천상의 맛이라던데… 나는 그냥… 별로…. 구만…. ㅋㅋ


이렇게 또 하루가 저물어 간다. 먹을거 다 먹었으니 다시 배 타고 돌아가자. 선착장 가는 길에 사진도 찍고 갈라타 다리 옆 카디쿄이 선착장에 도착한 우리는 숙소까지 30여분을 걸어가며 구경거리들에 눈을 내어줬다. 숙소 가는 길에 맥주 사서 언니와 함께 마시며 하루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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