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

b34. 이해받지 못한 자

by 억만개의 치욕

지난 금요일의 일이다.

타 부서의 A가 내부 메신저로 나를 포함한 협력 부서의 몇몇을 저격하는 메세지를 뿌렸다. 업무 상 협력을 할 일이 있었는데 주무 부서의 담당자 A가 내가 개인적으로 보낸 메세지 내용을 일부 포함, 장문의 메세지를 보낸 것이다.


일의 시작은 별 것 아니었다. 나도 해봤던 업무이고 메뉴얼에 따라서 처리하면 그만인 사실 단순한 일 중 하나인데, 중간에 애매하게 일 처리가 고꾸라지면서 그 부서에서 보완 요청이 왔고 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나를 포함한 몇몇 사람은 그 부서 부장과 담당자 A가 아닌 일처리 과정(관리자와 외부 인사가 관여하는 일이었다.)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보완 요청은 한 번이 아니라 몇번 반복되었고 짜증이 나던 차에 우리 부서에 방문해 거듭 추가 자료를 요구하는 A에게 업무 진행 과정에 대해 질의했고,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 누구의 지시냐’ 정도의 질문을 했다. 그런데 A의 답변이 자꾸 산으로 가더니 오히려 더 많은 의문과 업무 과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 것이다. 나는 업무니까 추가 질의를 했고 답답함을 토로했었다. 그러고는 끝이었는데….


그렇게 메세지가 날아온 것이다. 퇴근 무렵 날아온 메세지에 답장을 보내려다 전화를 해 A를 불러냈다. A가 보낸 메세지의 내용 중 사실이 아니거나, 곡해된 부분에 대한 설명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ㅋㅋ


내가 A가 보낸 메세지 내용의 일부에 대해 내가 보낸 메세지의 의미를 잘못 해석한 것 같으니 바로 잡겠다.. 하며 얘기를 꺼내는데 글쎄 A는 전날 우리 부서에 와서 우리가 업무에 대해 얘기했던 그 과정에서 본인이 몹시 불쾌했고 억울했다며, 밤에 잠을 못잤다며, 내가 한 얘기들의 요점이 자기 부서가 뭐 했냐는 것이었다며(나는 그 부서를 탓하거나 A를 탓하지 않았다. 업무 과정에서 애초 계획이 고꾸라진 게 관리자나 외부 인사의 의견인지를 물었고, 왜 이 건에 대해서만 그러느냐.. 등의 질의를 했을 뿐..), 더 중요한 건 자신이 모욕을 당했다며 자짜고짜 2년 전에도 업무 과정에서 나에게 뭔가를 요청했을 때 내가 ‘검열하느냐’라고 했다면서 자신은 2년 전에 내가 한 말로 상처를 받았단다. ㅋㅋ 그러면서 내가 업무 인계 때(나는 A가 하는 업무의 전임자다.) 자신에게 업무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해서 자신이 겁을 먹었는데 해보니 보람이 있다며..ㅋㅋ(어쩌라고..) 더 웃긴 건 그래, 객관적으로 센캐인 나 인정~ A는 나와 얘기를 하면 불쾌하고 불편했단다. ㅋㅋ(내가 당신에게 이해받으려고 사는건 아니고요~ ㅋㅋ) 당신의 판단과 감정은 당신 것이니 알아서 하시고…


첨엔 무슨 개소린가…. 하다가, 알 것 같았다. A는 소심하고 어느 정도 이기적이고 뻔한 사고를 하는, 전형적인 여자 사람 아줌마다. A가 말하길 자기가 너무 억울해서 누군가에게 말했더니 메세지를 보내라고 했다나. 딱 알 것 같았다. 현재 A가 소위 실세라 불리는(나와 어떤 이유로 멀어진 선배다.) 선배의 오른팔과 가깝게 지내더니 ㅋㅋㅋ 그 그룹의 응원에 힘입어 용기를 낸거구나. 싶다. 뭐지? 중1인가? 참고로 A는 나와 동갑에 아들이 셋인데 낼 모레 50이면서 이게 이럴 일인가. ㅋㅋ


사실 메세지 내용도 유~~치하기 그지 없었다. 근데 정말 나는 A나 그 부서에 대해 불만이 없었기에, 특히 A에게는 관심조차 없었기에..(내가 절대 가까이 지낼 수 없는 부류다. ㅋㅋ그런데 나쁘게 생각한 적은 없는데..ㅋ) 업무는 업무니까 그러고 지나가는 것이었는데… 내부 망으로 온 메세지 해명하러 갔다가… ㅋㅋ 내 인성 평가까지 받았네.


고대로 되갚아줄까? “나는 당신처럼 꽉 막히고 문제의식 없는 1차원적 인간이랑 얘기하면 속이 터져 죽을 것 같아요. 당신은 왜 내 말을 못알아듣나요? 항상 그럈어요. 2년 전에도 당신은 당신이 뭘 해며하는지 제대로 모르고 사소한걸 아주 성실히 답답하게 했었죠. 나는 정말 불편하고 힘들었어요. 나는 당신 같은 사람과 얘기하면 화가 나요.” ㅋㅋㅋㅋ 이렇게 돌려줄까..


역시나 A는 문제의 본질도 모르고, 내 말의 의미도 모르고, 자신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도 떨어지고, 일처리에 대한 불만을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이걸 어째… 잠시 고민했다. 뒷배라도 있는 듯 약간은 긴장했지만 어떻게든 내 탓으로 돌리려고 2년 전 나는 기억도 안나는 말과 업무 인계 과정에서 의례히 했을법한 업무의 부정적인 면에 대한 얘기였을텐데… 그랬다 한들 자기가 나를 안좋아하면 그만이지(나도 니가 싫어요~ ㅋㅋ)그걸 이유랍시고 갖다댄다니.


그래, 니가 쫄았구나. 나는 말했다. 당신이 2년 전부터 나 때문에 그렇게(ㅋㅋ)힘들었는지 몰랐다.(사실 마주친 적도 별로 없는데.. ㅋㅋ 나와 척을 진 몇몇 동료들과 편 먹고 뒷담화하던 내용 다 끌어온거 티난다.. ㅋㅋ)그럴 의도는 정말 없었는데 당신이 힘들었다면 내가 사과하는게 맞다. 정말 몰랐다. 미안하다. 표현이 다소 거칠었을 수 있다. 스타일 차이라 생각해라.. 그러고 달래주었다. ㅋㅋㅋ그리고 메세지도 오해한 것 같다고 설명해주었다. 물론 내가 하는 고차원적인 말은 이해 못한 것 같다. 내가 사과한 것에 아주 안도하는 낯빛이다. ㅋㅋㅋ


그러고 집 오는데 웃음이 났다. 나는 오늘도 이해받지 못한 자가 되었다.


이런 경험이 이 곳에서 몇 번 있었다. 세번 째네 그러고보니. ㅋㅋ 그 세 명의 공통점은 온화하고 착한 얼굴을 하고 불통하며 이기적이라는 것.


문득 알게 된다. 이 세상엔 A같은 사람이 더 많은데… 나는 왜 다들 나처럼 생각하고 느낄거라 착각을 하는가. 우린 서로에게 이해받지 못한 자들이다. 그래도 이건 너무 유치하잖아요. 전의를 상실할만큼.


어쩜 나야말로 중1 같은 세상을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일에 사람에 대한 호불호, 악의적인 평판이 끼면 일은 산으로 간다. 나도 똑같이 해줄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은건 아니다. ㅋㅋㅋ


그래도 너무 모냥 빠진다. 못하겠다. 걍 쭉 나쁜년이자. 아이고… 내가 이래가 살겠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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