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

b 39. 발리 D+3 블루 파이어~

by 억만개의 치욕

2025.10.13.

밤 11시 30분에 정확하게 기사가 왔다.


화산 투어도 고민을 많이 했다. 브로모 때도 그랬고… 일단 현지로 가서 로컬 업체를 컨택하는 것이 제일 저렴하고, 로컬 업체는 많을 거라 생각했다. 사실 클룩 같은 데 보면 발리 출발 투어 상품도 많아 바뉴왕이 숙박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시간 안배나 체력, 비용 등을 감안해서 선택하기를 난 일단 바뉴왕이 가서 현지 업체 그룹 투어(젤 싸다)를 신청할 예정이었다. 게다가 바뉴왕이가 좋으면 더 머물 생각도 있었기에 일단 바뉴왕이 2박을 먼저 예약하고 뒷 일정을 비워 두었다.


먼저 다녀온 언니는 프라이빗 투어로 꼭 하라고 했는데 난 사실 그럴 생각이 없었기에 아직 예약을 안 한 상태였는데 어제 찾아보니 생각보다 위험도가 높다. 딸아이가 걱정이 되어 아이를 밀착 케어할 가이드가 필요할 듯하여 언니에게 업체 추천을 부탁해 직접 예약을 했다. 투어비가 인당 거의 9만 원이다. 비싸다. ㅡㅡ 성수기라 3만 원 추가한단다. 인당 4만 원짜리 그룹 투어를 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둘이 150만 루피아 해준대서 콜 했다. 결론은 … 잘 한 선택이었다. 길이 어둡고 미끄럽고 좁고 경사가 심하고 사람은 많아 여간 위험한 게 아니다. 가이드가 딸아이 손을 잡고 위험 구간들을 밀착 케어 해주었기에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다.


11시 30분에 호텔을 출발하여 30분쯤 가다 헬스 체크(혈압 검사)를 한다. 간단한 체크 후 어둠 속을 달려 1시간 정도 가면 베이스캠프(그냥 카페와 가게들이 모여 있는)가 나온다. 1시에 도착했는데 2시에 게이트 오픈이란다.

카페에서 딸아이 핫초코 하나 마시고 화장실(3000루피아) 다녀왔는데도 시간이 많이 남는다. 가이드가 차 문을 열어줄 테니 차에서 잘래? 하고 묻는다. 오케이~ 딸아이와 둘이 2시까지 차에 있었다.



이제 대망의 출발 시간~~ 그 어느 때보다 긴장이 된다. 남편이 반대했고 먼저 다녀온 친한 언니도 비추했지만 억지로 강행했기에 찝찝하기도 하고 혹시나 사고가 날까 실제 겁도 나고.. 심경이 복잡했다. 더 정신을 집중해야겠다고 맘을 단단히 먹은 터였다. 출발 시간이 되자 가이드가 마스크와 고글 핸드 랜턴 두 개씩을 주며 내 가방에 넣으란다. (엥? 안 들어주고?? 싶은데 일단 가방에 넣음) 살짝 쌀쌀해서 경량패딩 꺼내 입고 딸아이 자켓도 입혔다. 딸아이는 목수건도 묶어주었다. 브로모 화산 투어 때 5월이었는데 밤에 너무 추웠던 기억이 있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춥지는 않았다. 게이트로 가자 어디에 다들 있다 온 건지 사람들이 북적인다. 그룹 투어는 인원 체크하고 팀 이름도 정하고 난리법석이다. 우린 가이드 따라 조용히 그들을 가로질러 출발했다.

깜깜하다. 정말 깜깜하다. 산을 오르는 자들의 헤드 렌턴 빛들이 교차해 출렁인다. 30분쯤 가니 땀이 난다. 덥다. 그즈음 간이 휴게소에서 잠시 쉰다. 딸아이 포카리스웨트 사달래서 먹이고 화장실 다녀오게 했다. 난 여기서 경량 패딩 벗고 오르기로~

이제부턴 가파른 오르막이다. 고갤 들어 하늘을 보니 별이 쏟아질 듯 아름답다. 하노이에서 단 한 번도 별을 보지 못했던 터라… 황홀하기 그지없다. 그 자체로 비현실적인 감성이다. 화산 블루 파이어 별 … 단어들이 너무 비현실적이잖아… 오르다 보면 솟은 산봉우리 아래로 구름 띠를 두른 산과 그 위에 빛나는 별의 그림 같은 장면도 보인다. 됐네 됐어. 이미 아름답다. 물론 오르막은 ㅋㅋㅋ 힘들다. 잔잔한 돌멩이들이 많아 발이 자꾸 미끌린다. 숨도 차고 다리도 아프고 땀도 난다. = 힘들다. ㅋㅋㅋ


그래도 사람이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잖아? ㅋㅋ

올랐는데… ㅋㅋㅋ 블루 파이어 보려면 1시간 내려가래. 문제는 길이 너무 위험하다. 돌길 바위길 흙길에 경사가 심하다. 한 줄로 가긴 가는데 뒤에서 밀면 영락없이 도미노다. 옆은 낭떠러지고요~~ 발에 힘 잔뜩 주고 가이드와 딸아이를 앞세워 조심에 조심을 기해 발걸음을 옮긴다. 딸아이가

혹시라도 넘어질까 봐 신경이 곤두선다. 슬슬 유황 냄새가 짙어진다. 어느 지점이 되니 가이드가 마스크를 쓰란다. 방독면 ㅋㅋ우스꽝스러워도 살려면 써야쥬~

드디어!! 블루 파이어 영접!!! Wow!!!!! 언빌리버블~~~ 너무 아름답다. 가까이 가니 열기가 훅 온다.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우리는 비교적 일찍 도착한 그룹에 속해 그나마 가까이서 사진도 찍고 블루 파이어도 잘 볼 수 있었다. 3시에서 5시 사이 해뜨기 전에만 보인다는 블루 파이어를 4시 조금 넘어 보았던 것이다. 늦게 올라온 사람들은 블루파이어를 못 봤다.(우리가 올라가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사람들이 내려왔다..) 사람들 사이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가스가 눈을 찌른다. 매캐한 연기가 블루파이어를 숨겼다 보여줬다 한다. 타이밍 잘 잡아야 한다. ㅋㅋ 연기가 괴로운 딸아이와 가이드가 살짝 바깥쪽으로 빠져 있는 동안 나는 다시 블루 파이어 가까이로 가 촬영도 하고 구경도 했다. 사람들 틈에서, 연기 사이에서 엄마를

부르는 딸의 목소리에 걱정이 가득하다. ㅋㅋㅋ 그렇게 나는 이젠 화산의 블루 파이어를 보고야 말았다.


사람들이 계속 내려오는데 올라갈 길이 걱정이다. 바로 앞 칼데라 가까이에 머무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는 조금 서둘러 올라가는 것을 택했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전에 정상에 먼저 가서 칼데라 보면 되니까..

오르는 동안 날이 밝았다. 태양이 보여 준, 어둠이 가린 그 모든 길들의 실체는 웃음이 나오는, 길이 아닌 길이었다.

저런 길을 헤드 렌턴에 의지해 내려갔다 온 거다. ㅋㅋㅋ


정상에서 잠시 칼데라를 본다. 부지런히 유황 가스를 내뿜는 저 조용한 땅의 마음은 무엇일까? 브로모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자연의 숭엄함에 두려움이 느껴졌다. 한낱 인간이 지지고 볶는 것들이 얼마나 가소로운가 싶다. 그치만 이내 삶도 가스 뿜는 심정이랍니다. ㅜㅜ 분통이 터진다구요!!!


정상에 다시 오르니 5시가 넘었다. 잠시 앉았다가 다시 내려간다. 올라왔으니 내려가야죠… 평원 같은 정상을 걸어 나오면 내리막이 시작된다. 이제사 유황을 캐서 정리하는 아저씨도 보이고 람보르기니라 부르는 구루마도 보인다.

사물을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마음으로 봐야 진짜

보는 것이다. 저들의 노동이 애처롭다. 삶의 방식을 선택할 자유나 용기가 없어서일지, 스스로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것일지 나는 모르지만 적어도 자본에 나의 신체를

내어주어야 하는 숙명은 슬플 밖에…


내리막 길을 많이 미끄러웠고 가이드에게 재차 딸아이 케어를 부탁했다. 그렇게 우린 하산했고 베이스캠프에 6시 반 정도에 도착했다. 호텔에서 싸준 조식을 먹고 갈래? 하고 묻는다. 노노노노노!! 빨리 호텔로 가자!! 호텔 도착하니 7시 30분이다.. 예상 보다 1시간 30분 일찍 왔다. ㅋㅋ 나와 딸아이 모두 선두 그룹이었고 휴식 없이 내달려서 이룬 거다. ㅋㅋ 뿌듯!!!!


일단 손발만 씻고 자기로 했는데 9시쯤 눈이 떠졌다. 포장한 도시락 먹고 씻고 짐 싸고 호텔 옮기기로!! 1박에 3만 원 좀 넘는데 조식 포함에 나쁘지 않았던 이 숙소를 떠나 좀 더 좋은 호텔에서 쉬기로 했는데 ㅋㅋ 숙소까지 20분 거리라 걸어가자고 했다. 울상이 된 딸아이에게 그랩 안잡힌다고 뻥 치고 걸어갔다. 덥다. 땀난다. 딸아이는 뒷모습으로 욕한다. ㅋㅋㅋ


이번 호텔은 (Ketapang Indah Hotel) 숙소 컨디션도 좋고 바다 뷰도 좋다길래 예약했는데 역시나 관리가 잘 되어 있다. 12시에 갔는데 체크인이 3시라 룸이 준비되면 연락 준단다. 덥기도 하고 제대로 된 밥을 먹고 싶어 호텔 레스토랑으로 갔다. 흐미~ 비싸네~ 나의 물가 기준은 맥주!! ㅋㅋ 빈땅 라지가 11만 루피아~ 만원? ㅋㅋㅋ 일단 나시고랭과 피자 맥주 콜라 시킴~ 맛은 나쁘지 않으나.. 5만 원 나옴~ ㅋㅋㅋ 어제 5천 원에 먹은 밥이 생각난다.


먹고 있으니 직원이 와서 룸 준비 됐다고~ ㅎㅎ 체크인

하고 방에 가 둘이 약속이나 한 듯 기절~ 눈 뜨니 5시 넘음 … ㅋㅋ 좀 쉬었다 저녁 먹기로 했는데 마땅한 식당이 없다. 나가기도 귀찮고~ 걍 호텔서 먹기로~~

나시고랭이랑 이거 시켰는데 우리나라 삼계탕 같은 거다. 국물이 약간 코코넛 베이스 같은데 맛나다. 몸보신 제대로다. ㅋㅋ 맥주는 한 병만(비싸니께…)


이렇게 먹고 방으로 가 유튜브 보다 잠들었다. 긴 하루를 살고 보니… 긴 글이 되었다.


하면, 된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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