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46. 마지막 여행 1
2026.1.19.
마지막이란 말이 참 무겁다. 나는 19일 아침 내가 입고 잔 잠옷과 덮고 잔 이불, 베개를 둘둘 말아 쓰레기통에 넣고 미리 싸둔 배낭을 메고 하노이 집을 나섰다. (하노이 정리 스토리는 다음에…)
새벽 4시 30분…
하필 베트남 당서기관 선거로 도로가 통제된다 하여 10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4시 반에 출발하는 결정을 했다. 다행히 공항 가는 길은 막히지 않았지만 공항에서 꽤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전날 친한 선배와 와인에 맥주까지 마셨고 그전 며칠은 연달아 매일 만취였어서 잠을 제대로 못 잔 쌓인 피로와 집 정리다 뭐다 너무 정신없었던 터라 이 여행의 시작부터가 부담이었다.
이 여행의 시작은 이러하다
: 나와 같은 시기에 자키르타로 간 친한 언니가 또 나와 같은 시기에 귀임한다. 우리는 한국에서부터 가족 같이 지냈고 이미 여러 차례 동반 여행 경험이 있을 뿐 아니라 서로 자카르타와 하노이를 오가며 우정을 쌓아온 관계다. 귀임 전 각자의 가족을 먼저 한국으로 보내고 우리 둘만의 여행을 하기로 했는데 우리가 속해 있는 계모임 멤버들이 발리 여행을 오게 되어 그 여행의 끝부분을 우리가 합류하고 그들을 보낸 후 우리 둘이 마나도로 가 다이빙을 하기로 했다.
이렇게 심플하게 정리되지만 그 과정에서 언제 누가 어디로 올 것인지를 놓고 엄청 많은 계획들을 생각했었다가 이게 최종 결정이 된 것이다.
그렇게 또 발리~ 멤버들에게 얼굴 비추기? 서프라이즈다.
멤버들은 이 날 우붓에서 넘어와 비치 클럽을 들렀다가 호텔로 온다고 했고 나는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그 호텔 근처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세 달만의 또 발리… 흠… 너무 배가 고파 꾸따의 ‘라면엔 찬밥’에 가서 김치찌개 시켰다. 세 달 전에 이 근처 호텔 잡고 딸아이와 서핑하고 먹으러 왔던 한식당인데 비빔국수 말고 다 맛없었던 게 늦게 기억났다. 피곤해서 그런 걸로..
살아 퍼덕이는 김치만 잔뜩 든 기름기 없는 신국물로 속을 풀고 선셋 보러 갔다. 멤버들이 오기까지 1시간 정도 남아 레기안 비치까지 해변 따라 쭉 걷고 와서 호텔 앞 바에서 맥주칵테일 하나 시켰다. 맛이 헬이다. ㅋㅋ 그래서 빈땅 시켰지~ 밴드 공연이 신난다. 끝나니 디제잉도 좋다~~ 혼자 음악에 맞춰 리듬 타고 빈땅 마시며 기다렸다.
멤버들이 도착!
그들 중 두 명만 내가 발리 가는 걸 알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일곱 명인데 나만 못 간다 하여 언니들이 매우 서운해했었다. 사실 하노이 집 정리가 어찌 될지도 몰랐고 날짜도 확신할 수 없었기에 말을 못 한 건데 마나도를 가기로 결심하고 보니 발리 -마나도 노선도 편해 보여 이틀을 발리에 머물게 되어 기왕 이렇게 된 거 서프라이즈 하자! 한 것이다. 호텔로 가 언니 동생들을 만나니 정말 반가워해 주었다. 4년 동안 하노이 있으면서 한국 가서 한번 다 같이 만났고 그 사이 동생들은 하노이 왔었고 언니들 중 자카르타 언니만 자주 만났을 뿐이다.
암튼 나는 그래서! 그렇게! 발리에 또 왔지…
난 늦게 결정해서 방을 따로 잡았다. 사실 좀 쉬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반가움을 뒤로하고 내 숙소로 가는 길에 자카르타 언니와 마마카에서 맥주 한잔을 더 했다.
내 호텔로 가는 길이 골목이고 늦은 시간이라 좀 무서웠는데 의외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 다행이었다.
호텔로 가 씻고 잤다… 밤 새 비가 내렸다. 딸아이 없이 혼자 자려니 무섭… 다… ㅜㅜ
그렇게 1일 차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