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47. 마지막 여행 2
2026.1.20.
좀 자고 싶었다. 인도네시아는 여섯 번째, 발리는 네 번째다. 물론… 다 알고 다 가보고 다 느낀 건 아니다. 그러나 난 쉬고 싶고 쉬어야 했다. 신체와 정신에 온갖 피로와 감정의 찌꺼기가 가득하다.
발리가 처음인 멤버들은 오늘 울루와뚜사원-슬루반 비치-빠당빠당 비치를 간다 했고 아침부터 나를 불러댄다. 난 좀 자고 서핑이나 해볼까 했는데 여지없이 끌려갔다. ㅋㅋㅋ
자카르타 언니가 7인승 차를 렌트해서 직접 운전하며 돌았기에 편하면서도 불편했다. 일일이 차 부르지 않아도 되니 좋지만 오랜만에 완전체가 되다 보니 차 안은 오디오가 세 개 네 개 물리고 정신이 없다.
울루와뜨 사원에 도착~ 오랜만에 다시 왔다. 첫 발리 때 여기서 아빠는 선글라스를, 딸아이는 헤어밴드를 원숭이들에게 빼앗겼었다. 사실 난 이곳이 좋은 줄 모르겠다. 절벽의 뷰도 이제는 그저 그런 정도가 되어버렸다. 좋은 해변을 너무 많이 보았구나…
길가에 온통 원숭이들인데 사납기가 아주 맹수일세. 한국말을 구사하는 현지 가이드들이 볼 때마다 핸드폰, 선글라스 조심하란다. 신발도 조심하라는데… 원숭이도 살아보려고 그새 생존 기술을 업그레이드했나 보다. 신고 있는 슬리퍼도 뺏아간다니…
해변 따라 걷는데 우리 멤버 막내가 선글라스를 스틸당했단다. 오메…. 어깨에 올라서 벗겨 갔다는데 무섭네.. 길에서 나뭇가지 하나 주워 들고 나도 원숭이 겁주면서 걸었다. 피곤하다.
다음은 슬루반 비치~ 첨 갔을 때 서퍼들이 그렇게 멋져 보였던… 그 비치~ 내게 서핑의 꿈을 심어버린 그 비치다. 지금도 여전히 좋을지… 사진 찍으러 들어갔다가 갑자기 밀려온 파도에 깜놀~~ 서퍼들은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오늘 파도가 좋지 않다고… 파도가 거칠게 보이긴 하다. 이 포토존에서 인생샷 건져보려는 각국의 여행자들 구경하다 올라갔다. 비치에 올 것을 예상했음 안에 비키니 입고 왔어야 하는데… 프로답지 못했네 ㅋㅋ 아쉬운 대로 셔츠를 접어본다. ㅎㅎ
슬루반 비치를 오르내리는 가파른 골목길 사이로 예쁜 레스토랑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를 골라 들어갔다. 바다 보며 생맥주 드링킹~~ 더우니까요~~^^;;
이것저것 시켜 먹고 이제 빠당빠당 비치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러 가자~~ㅋㅋㅋ 멤버 동생의 원픽이라는데 나는 걍 해변이라고…. 바위 하나 있는 해변이라고…. 김을 뺐다. ㅋㅋㅋ 그래놓고 그 동생의 인생샷을 위해 최선을 다함~~ 빈땅은 사진 촬영용 소품입니다만..^^;; 아까우니 제가 마실게요~ ㅋㅋㅋ
우루루 다니니 아주 든든하긴 하다. 우리 언니들 참 좋은 사람들이다. ㅎㅎ 호텔 가는 길에 멤버들이 열광한 가방 매장에 갔다. ticket to the moon이라는 브랜드였는데 1인당 여러 개씩 구입했다~ 나도 했지~~ 선물용으로..
그러고 다시 꾸따로 왔다. 자카르타 언니는 먼저 자카르타로 가고(22일 마나도에서 만나기로~) 다들 휴식 후 저녁을 같이 먹기로 했다. 난 아침에 못한 러닝을 하며 꾸따 선셋을 보았다.
저녁은 친한 선배가 추천한 사테 전문점이다. 다들 맛있게 먹고 내 호텔 근처 펍에서 맥주 한잔하고 각자 숙소로 갔다. 긴 하루였다.
오랜 인연들과의 시간은 익숙했고 따뜻했다.
2일 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