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ge against the machine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삶의 시기에 굵게 한 점을 찍어 주는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는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기나긴 음악 여행 속에서도 첫사랑 마냥 충격적인 에너지로 받아들이는 횟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그런 찡한 감정들은 얼마나 소중하겠는가.
그리하여 RATM, RATM 그러며 친구들과 끊임없이 즐겼던 ‘Rage against the machine’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은 20대 삶에서 중요한 음악으로 자리매김하여 있고 꼭 코멘트를 남겨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다.
유니크한 음악이다.
과거 랩 메탈이라는 장르가 있었지만, 이렇게 제대로 농축된 하드코어 랩 메탈 장르는 그들이 개척했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 어디에도 그들과 동일한 사운드가 전후로 없다는 것은 그들의 독보적인 사운드 아이덴티티를 규정한다.
복잡하지 않지만 어깨가 절로 들썩거리는 리듬의 향연, 제대로 훅이 존재하는 리프 구성, 그 위에 Zack de la Rocha의 독특한 어투가 가미된 전투적인 랩핑, 밴드의 사상적, 음악적 핵인 Tom Morello의 창조적인 기타 사운드까지.
큰 기복 없이 에너지를 농축하여 마지막 앨범까지 잘 빚어낸 분노는 아드레날린이 끓어오른다면 이런 느낌일 것이다 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여정이었기에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사실 RATM은 Tom Morello의 밴드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의 태도를 투영하는 에너지가 밴드에서는 매우 중요했기에 진정성이 그의 음악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의 한 가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Tom Morello는 밴드가 1차 해체된 이후에도 ‘The nightwatchman’ 솔로 활동, 멤버 보완 후 RATM 재기 등으로 음악을 활용한 그의 사상적 운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그가 좋았던 이유는 ‘인 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명해지고 돈을 벌기 위해 ‘인 척’을 하는 행태를 많이 보아왔던 예시 속에서 그는 처음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계속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자신의 사상적 토대를 흔들리지 않고 증명해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내면을 받쳐주는 단단한 기반과 꾸준함이다.
비슷한 얘기로, 그들이 한창 전 세계적으로 유명할 때 최고의 자본주의 미국 음악 시장에서 메이저 레이블로 음악 생활을 하며 좌파 사상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에 대해 이율배반이다란 시각도 있었다. 과거 아주 Strict한 시각에서 나온 의견이라고 생각하며, 좌파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 프레임에 가두었을 때 나올 수 있는 쌍팔년도 때 시각이라고 본다. 그보다는 사상을 대하는 자세, 음악에 투영하는 본질에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그리고 이를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매개체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촌스럽지 않게) 다듬었는지로 청자들은 충분히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
첨언으로 Tom Morello가 보여준 기타 사운드는 개인적으로 Jimi Hendrix에 버금가는 음악 혁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특히 Whammy pedal을 활용한 독창적인 옥타브를 넘나드는 기타 솔로, 기타 연주에 힙합의 스크레치 사운드 도입, 심지어는 기타 플러그를 도중에 뽑아 만든 노이즈 솔로 등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퍼포먼스를 보여 주었기에 기타리스트만으로도 그를 높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헤비한 음악이라 호불호가 있겠지만, 헤비한 음악이란 없으며 음악이 있을 뿐이다.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들려주는 세상의 모든 음악들이 고마울 뿐이다.
워낙 유명한 밴드라 노멀한 곡보다는 숨겨진 명 리메이크 곡으로 링크를 소개하고 그루브 속에 숨겨진 기승전결의 폭발을 함께 즐겨보았으면 한다.
Rage against the machine <The ghost of Tom Jo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