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san Jacks 수잔 잭스 [Ghosts]
한국에서 <evergreen> 에버그린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언제 처음 들었는지도 전혀 모르겠는데 어느새 귓가에 익은 그 음악은 정말 나도 모르게 몸에 익숙하게 자리 잡고 있다.
고전 팝송의 힘이란 그런 것일지…
<Evergreen>이 그렇게 유명한데 새삼 내가 지면을 낭비하며 재탕해서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
Susan Jacks수잔 잭스는 그런 <Evergreen> 단 한곡의 히트만을 가지고 있는 가수일까라고 질문을 던졌을 때 무언가 마음속에 갈증이 생긴다.
무슨 생각이냐면,
우리는 <evergreen>을 너무 잘 알고는 있지만 실제 일부러 가려들을 기회는 없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 <evergreen>이 담겨 있는 [Ghosts] 앨범 전체가 아름다운 그녀의 목소리와 좋은 음악으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에 한 번은 소개를 하고 싶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것은 이상하기는 하다. 주변에서 흔하게 들리는 이지 리스닝은 의지를 가지고 찾아 듣지는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Ghosts] 앨범은 유독 손이 자주 간다.
정말 쉽게 손이 갈 수 있고, 끄집어내었을 때 잠시 후 펼쳐질 편안한 마음을 기대하며 모종의 설레임이 존재한다.
본 작은 네 번째에 숨겨져 있는 <evergreen>을 포함하여 10곡이 빼곡히 채워져 있는 앨범인데 러닝타임은 29분여이다.
뭐 정돈 하나 하려고 앨범 틀어놓고 치우고 있다 보면 어 하다가 아 끝나게 되는 시간이다.
가히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앨범이라고 칭하고 싶은데 그 이유가 확실하지는 않다.
사실 이유를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짧은 인상에도 불구하고 남겨놓는 자국은 강렬하다.
목소리 자체가 가지는 힘, 이를 풀어내는 다채로운 음악이 단순하게 편안히 들리는 편견 너머 또 다른 서사를 제공한다.
때로는 여리게, 때로는 나긋나긋하게, 때로는 호소하듯, 혹은 부드럽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다채로운 호소력이 바로 그녀의 앨범을 계속 리피트 오올하게 만드는 동력일 것이다.
우리가 김민기 아저씨의 <상록수>를 언제나 들어도 새것 같은 행복함이 있듯, Susan Jacks의 <Evergreen> 또한 언제나 들어도 찬찬히 젖어드는 마음이 있다.
그리고 그런 곡들이 함바가지로 하나하나 힘주어 완성된 앨범은 단순한 이지 리스닝으로 치부할 수 없는 에너지로 가득했던 것이다.
청소할 때 듣기 좋은 음악
이렇게 칭하고 싶다. 생뚱맞게 시덥잖이 취급하는 듯 하지만 그렇지 않다.
플레이어에 올려놓고 흥얼거리며 시작하면 시간도 기가 막히게 적절하고, 음악을 내가 듣는지, 청소가 음악을 듣는지, 청소가 나를 하는지 하다가 잦아드는 음악 너머 어느새 방이 깨끗해져 있다.
그럼 멍하니 있다가 아쉬우니까 한번 더 리피트 오올!
Susan Jacks [Ghost] 1980년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SnEc0eT1ST5CU5oHcWTC1dfW54WKaO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