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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ff Jung Nov 25. 2022

정직진과 리피트 오올

The Mark-Almond band  [the last & live]

모두가 손을 들고 저요 저요 할 것 같다.

최고의 라이브 앨범을 꼽고자 하자면.

얼마나 경쟁적이겠나, 지금 단 10초 동안 떠올리는데도 줄줄이 엮이듯이 생각이 넝쿨을 타고 난리가 난다. Deep purple [made in Japan], Nirvana [MTV unplugged in New York], Al dimeola, John Maclaughlin, Paco Delucia [Saturday night in San Francisco], Jimi Hendrix [band of Gypsy], Bill Evans trio [Waltz for Debby]……….. 댓글 놀이하면 잭과 콩나무다.

이렇게 모두에게 소중한 행복한 고민은 뒤로 하고, 개인적으로 평생의 동반자로 칭할 만한 라이브 앨범 하나를 이야기하고 싶다.


‘The Mark-Almond band’ 마크 알몬드 밴드의 [the last & live]가 그 주인공이다. 젊은 언니 오빠가 지긋이 감싸 안고 붉은 빌로드 위에서 털썩 키스하고 있는 앨범 자켓은 본 라이브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의아해 하기도 하지만, Jon Mark의 나직이 독백하듯 불러주는 목소리를 생각하면 관계가 있겠다 싶기도 하다.

밴드가 앨범 발매를 시작한 게 1970년부터이고, 본 라이브 앨범이 나온 게 1981년이다. 그 후엔 별 활동이랄 것을 얘기하기 그러하니 앨범 제목의 ‘last’라는 말이 그런 의미일까 연상을 해 보기도 한다. 한창 활동하는 불꽃 같은 시기에 그와 괘를 함께 하는 라이브 앨범이 발매되고, 그것이 멋지게 작용하는 게 일반적인 밴드의 문법일 텐데. 그들 역사의 끝 부분에서 이렇게 숙성된 에너지와 최고의 목소리 결, 색소폰과 키보드의 부여잡는 아름다움, 베이스 리듬이 넘실거리는 리듬 섹션, 곡의 절묘한 배치까지 함축하여 하나의 라이브로 녹여 낸 것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Jon Mark의 목소리 결은 그 자체가 악기다 라고 칭해도 좋을 것이고, 이것이 본 앨범의 핵심 축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의 목소리에 취한 이들의 이어진 행보는 일반적으로 그의 솔로 앨범을 이어서 뒤적거리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Songs for a friend] 같은 또 다른 명품을 이어서 찾아 듣고 행복해 하는.

.... 결국 본인 얘기이다.


어린 시절 ‘The Mark-Almond band’를 접할 일은 별로 없었고, 애써 찾아 듣지도 않았었다. 업력이 낮았으니 이지 리스닝 계열로 단순 치부하고, 유명한 곡들 한 두 곡 정도 들어 보는 정도였을 것이리라.

누구나 경험 하다시피, 어떤의 어떤 것은 삶에서 예고 없이 순간 찾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런 순간들은 항상 매우 소중하다.

그들의 음악을 다시 찾아 듣게 된 것은 저녁 술 한잔 걸치고 집에 가는 저녁 길에서, 한 LP바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이 순식간에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었다. 잊지 않는 기억으로, 순간 가던 길 발을 멈추고 음악이 끝날 때까지 고드름 자세로 있었던 풍경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곡이 바로 <New York state of mind> 라이브 버전이었다. 이 곡은 Billie Joel이 원곡자이고, 개인적으로 리메이크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최고 중의 하나로 꼽는 그들의 곡이다.

[the last & live]에 그 곡이 담겨져 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전체 앨범을 들어보며 2차 충격을 받은 것은 그 곡을 담아내는 방식에 있었다. 이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앨범을 들어보아야 한다. 물론 그 가치는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이렇게 성의 없이 서투르게라도 끄적이는 것이겠지만.

다 듣지 않더라도 25:00부터 시작하는 <New York state of mind>와 이어진 <The city> 26여분까지.

 지나가는 55:30까지 함께 들으며 슬그머니 reprise되는 그 찰나의 전율을 눅진하게 느껴보았으면 한다.

이런 단순한 소개 글은 읽기에 재미는 없고 일면 하품이 일기도 한다. 하지만 본 앨범은 앨범 자체로 정직진해서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결국 앨범 전체 한곡 한곡이 빼곡함에, 앨범을 걸고 나면 정직진에 몇차례 리피트 오올이 기본이 된다.


https://youtu.be/aWnMqHVlf3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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