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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ff Jung Jul 02. 2023

그녀의 입매에서 흘러나오는

배장은 <When It comes to Happiness>

언젠가 한국의 재즈 뮤지션에 대해 얘기를 한다면 배장은 언니에 대해 가장 먼저 언급하리라 생각한 적이 있다. 그녀의 음악을 들었던 시작은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진행한 기획공연에서였다. 2006년도였으니 벌써….

음악 장르 크로스오버의 기획을 바탕으로 여러 뮤지션들이 무대에 섰었는데 배장은이 재즈 트리오 체제로 나섰던 것은 [모차르트, 재즈와의 입맞춤]이란 컨셉이었다.

그녀는 재즈 피아니스트 이전에 클래식도 무척 좋아하였고, 그중에서도 모짜르트를 꼽았기 때문에 이런 기획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반짝 반짝 작은별>부터, Out of Africa의 테마곡인 <Mozart : Clarinet Concerto In a Major K.622>까지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모짜르트의 음악을 재즈로 다양하게 변주하여 선보였는데 그녀의 앙 다문 입과 바쁘게 펼쳐지는 건반 위의 춤사위는 묘한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특히 재즈 보컬리스트 써니 킴 (김윤선) 이 음악에 맞추어 시를 낭송한 후 허밍으로 연출한 무대는 감동 그 자체였다.

대중 친화적으로 접근했던 본 기획은 꽤 성공적이었던 듯 [Mozart & Jazz]란 앨범으로도 발매가 된다. 아마 그녀에게 접근할 때 가장 친근한 레파토리일 것 같다. 유튜브로도 누군가가 <Out of Africa> 테마곡은 올려놓았기에 관심이 간다면 쓸 만할 것이다. https://youtu.be/X9PpS31AG4s           


이후로 그녀는 [스페이스 공감]의 단골 뮤지션이 되었는데 나름 반응이 좋았었나 보다. 클래식을 품기도 하고, 시네마 음악을 편곡해 보기도 하고, 새로운 앨범의 무대를 알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현진영과의 콜라보 무대까지 펼친다.

공감이 소개해 준 이후로 그녀가 발매하는 앨범들은 떡 하나 주면 잡아먹듯이 냉큼냉큼 잘 취식했었는데 친숙한 듯하면서도 도전적인 느낌이 함께 공존하는 음악들은 그 양면성 덕택에 더욱더 큰 매력을 느꼈다. 쉽게 다가온다고는 못하겠지만, 흥이 있다고 해야 할까, 그 펼쳐지는 끼를 함께 느낄 때 배가되는 에너지가 즐거운 것이다.

한국에서의 재즈 씬이란 게 한정적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녀는 여러 지인들과 함께 재즈 라이브 카페에서 열정적으로 연주 활동을 이어나가며 재즈 발전의 작은 부분을 담당해 주었다

기본적으로 정통에 입각한 재즈 피아니스트이기는 하되 키보드를 사용한다거나, 여러 아티스트와의 협업 과정을 보자면 음악에 대한 마음은 장르를 초월하여 열려 있는 뮤지션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더더욱 그녀의 활동을 지지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 이후에 비록 어느 정도의 공백기는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육아와 음악을 병행하기도 했고, 이제는 두 초등 아이의 엄마이자 여전히 재즈 뮤지션 배장은으로서의 음악을 계속하고 있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 진다.

최근에 솔로 피아노로 작은 EP를 발매한 것을 확인하고는 냉큼 들어봤었다.

음악은 작은 피아노 소품집 형식이었고 그녀의 주 무기인 재즈적인 접근이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았는데… 우선 여전히 계속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 자체에 즐거움을 느꼈고, 그녀가 품에 안고 있었던 음악들이 앞으로도 차곡차곡 천천히 선보일 것 같은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동시대에 같이 나이를 하나씩 먹어간다는 것은 묘한 재미를 준다. 당신과 나는 천지 연결되어 있는 것 하나 없는데 말이다

괜시리 안부를 묻고 싶고, 애는 잘 크고 있는교 라며 너스레를 떨어보고 싶고 앨범이 나오게 되면 비밀편지를 펼치듯 숨어서 살포시 열어 보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브런치를 통해 세월의 작은 단면을 갈무리 해보게 된다.

계속 활동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녀의 열정을 안내할 곡으로 기타 아저씨 오정수 (Jean Oh)와 함께 선보인 영화 같은 음악을 하나 연결해 보고 사라지면 될 것 같다.

메인 테마의 만화 같은 아름다움 우로 그녀가 건반 위에서 빗방울을 퐁퐁 밟고 달려나가기 시작할 때의 그 짜릿함을.


배장은, 오정수 [Is this All the love you have?] 2011년 <When It comes to Happiness> 온스테이지 Ver.

https://youtu.be/6nNUpzjObQ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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