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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Sep 23. 2022

'표현의 자유'에 대한 테러

예전에 '살만 루슈디'가 뉴욕에서 테러를 당해 중상을 입은 뉴스를 접하였다. 국가나 단체가 테러를 당하는 것은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개인이 테러를 당한 뉴스는 좀처럼 보기 어려워 눈길이 갔다. 어떤 사람이기에 테러를 당했다고 하는지 궁금하였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14/114955649/1




작가 루슈디는 1988년 이슬람 세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 '악마의 시'라는 소설 작품을 발표하였다. 이 작품은 이슬람교의 신성모독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론이었지만, 이란을 위시한 이슬람권의 반발은 거셌다고 한다. 과연 '악마의 시'가 어떤 내용이길래 이리 큰 파장을 일으키는가? 아래의 기사로 살펴보자.


출간 직후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를 불경하게 묘사해  신성 모독을 했다며 이슬람권 국가에서 판매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소설에서 무함마드 아내 2명의 이름이 매춘부 이름으로 사용됐고, 책 제목인 ‘악마의 시’가 아랍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악마의 쿠란(이슬람 경전)’으로 읽히게 된다며 무슬림의 거센 반발을 샀다. 출간 이듬해인 1989년 이란 종교 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는 “(악마의 시) 내용을 알면서도 출판에 관여한 모든 자에게 사형을 선고한다”며 루슈디는 물론 책을 출판한 이들도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파트와’(이슬람 율법에 따른 칙명)를 발표했다. 이후 루슈디는 24시간 영국 정부의 보호를 받으면서 도피와 은둔 생활을 해왔다.


이슬람권에서 '파트와(이슬람 칙명)'는 법률적 구속력은 없지만, 극단주의 세력에게는 하나의 신앙적 명령과 같이 받아들인다고 한다. 34년이 지난 오늘까지 그 영향력이 있음을 이번 테러로 알수 있다. 그럼 출간 직후에는 어떤 테러들이 있었는지 한번 살펴보자.


루슈디 책을 번역하고 출판한 이들에 대한 공격도 잇따랐다. 일본에서 ‘악마의 시’를 번역한 이가라시 히토시 교수는 1991년 괴한의 흉기에 찔려 숨졌다. 노르웨이에서 이 책을 출판한 업자는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탈리아어 번역자도 흉기 공격을 받았다.


이렇듯 자신의 신념과 주장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판을 넘어 극도의 폭력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은 지지를 받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반인륜적, 반도덕적 비난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다.

사실 작가 루슈디의 '악마의 시'는 이슬람의 신성모독을 묘사했다는 주장은 이 책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고 한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94446#home



위 기사 내용 중 이런 내용이 있다.


『악마의 시』 2001년 한국어 첫 완역본을 작업한 김진준 씨는 14일 “소설에 대한 대부분의 비판은 오해 혹은 오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즉, 정확한 내용 인식이나 주지 없이 '그렇더라'라는 소문이 이런 극단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이어졌다 볼 수 있다. 어떤 정보나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주변의 소문과 이야기로 그리 극단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이상한가? 사실 이런 패턴의 정보 유입은 우리에게도 흔하게 발생되고 있다.

우리는 거짓이 사실을 압도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2016년 옥스퍼드사전은 세계의 단어로 ‘탈진실(post-truth)’을 선정하며 탈진실화가 국지적 현상이 아닌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시대의 특성이라고 진단했다. 탈진실의 시대가 시작된 것을 방증하기라도 하듯 ‘가짜 뉴스’(Fake News)가 사회적 논란으로 떠올랐다.


[네이버 지식백과] 가짜 뉴스 [Fake News] - 뉴스의 얼굴을 한 마타도어 (용어로 보는 IT, 권도연)



오늘날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 살고 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손에 있는 스마트폰으로 몇 번 누르면 바로 알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이렇듯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가 주변에 널려있지만, 그중 무엇이 진짜 정보인지는 잘 모른다. 특히, 신문사별 기사 내용과 블로거, 유튜버들의 성향에 따라 같은 사건을 달리 해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금 가짜 뉴스를 판별할 우리의 시선이 흔들리고 있다. 특정 채널을 통해 유입된 정보가 자신의 생각과 신념에 큰 영향을 끼쳐 결국 진실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런 정보 유입 패턴은 특히 정치, 시사적인 부분과 더불어 연예계 뉴스에서도 두드러 지게 나타난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20816500026&wlog_tag3=naver




이렇듯 우리는 자극적인 정보에 쉽게 노출되고 영향을 받는다. 이런 악성 뉴스를 생성하는 곳에서는 '표현의 자유'라는 말을 사용하며 '아니면 말고'식의 정보를 대량 생산한다.



'표현의 자유'라는 개념은 영국의 자유주의 사상과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라 한다. 즉, 200년 정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미국 수정 헌법 제1조(The First Amendment 또는 Amendment I)는 특정 종교를 국교로 정하거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방해하거나, 언론의 자유를 막거나, 출판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를 방해하거나, 정부에 대한 탄원의 권리를 막는 어떠한 법 제정도 금지하는 미국의 헌법 수정안이다. -위키백과-


표현의 자유는 권리이자 의무이다. 자신의 표현의 자유만 주장하지 말고 상대방의 표현의 자유 또한 존중해 줘야 한다. 우리는 흔히 '표현의 자유'를 자신의 주장에만 적용한다. 상대방이 이야기할 때는 가짜 뉴스라고 하거나 극단적인 위험한 생각이라 공격한다. 심지어 여기 브런치에서도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그런 성향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의 말할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이블린 홀-


물론 표현의 자유는 지금도 여러 곳에서 논쟁이 있는 주제이다. 그러나 그 본질적 의미만큼은 지켜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브런치는 글을 쓰는 장소이다. 이런 곳에서는 더욱 필요한 의미이지 않을까 한다.

남의 의견을 소중히 알고 부드럽게 다뤄줬으면 한다. 비록 나와 전혀 다른 관점과 신념이라고 해도 서로의 주장을 존중할 수 있는 문화가 여기 브런치에서는 당연한 문화로 정착되어지길 기대해본다. 무조건 자신의 생각과 틀리다고 거친 말 공격을 하는 것은 위의 뉴스에 나오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테러와 다를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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