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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Sep 24. 2022

한 편의 일기

지난밤에 꿈을 꾼 것 같은데 머릿속이 텅 빈 것 같다. 다만 꿈속에서 내가 보았던 것은 두 갈래 방향의 길로 서로 나뉘어 나갔다는 것만은 기억한다. 
하나는 내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고통에 몸부림치며 너무나 힘든 꿈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런 고통을 완벽하게 이해하려는 갈망과 믿음으로 감싸며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가득 찬 꿈이었다. 
머릿속에서 이뤄지는 소망과 상상은 가파른 벽에 부딪히면서 서서히 육체의 감정으로 변신하였다. 힘들게 만드는 표현, 그리고 슬픔과 고통과 무기력함에 놓이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내 영혼은 정신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쏟으며 동요한다. -헤르만 헤세-



우린 너무 괴로운 힘듬과 고난을 갑자기 만나면 혼돈 그리고 의지의 흔들림을 느낀다. 그 자체가 어둠이며 아득한 원시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깊은 한숨과 함께 날카로운 통증이 나의 맘을 지배한다. 위의 저자가 이야기하듯이 머릿속이 텅 비어 어떻게 할지 가늠이 안 온다. 충동과 감수성, 인내, 포용, 슬픔, 낙심 같은 감정이 서로 부대끼며 어색함을 이룬다. 



어머니의 목소리 같은 태고의 소리가 나에게 계속 반항의 몸짓을 내비쳤다. 아니, 반항을 했다기보다 나의 귀중한 것이 내게서 빠져나가거나 조용히 손을 흔드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맛은 너무 나 썼고, 세상은 밤새도록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연기를 내뿜으며 도는 것 같다. 
나는 아침에 자리에 그대로 누워 꿈을 되새겼다. 내의식은 지금 깨어 있으며, 아침이 밝아 왔다는 것, 두통이 있다는 것과 다시 한번 잠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진다.
하지만 끝내 잠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나는 피곤함이나 아픔도 느끼지 못한 채 비몽사몽간에 어정쩡한 상태로 있었다.  -헤르만 헤세-



힘든 괴로움과 상념이 나를 찾아오면 그것은 고통이고 아픔이며 슬픔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경청, 포용, 이해, 희생이었고 동시에 함께 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이런 힘듬과 상념을 피해 도망을 가거나 포기하지 말고 결국 미소로 따뜻이 반겨주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이제 내게 하나가 되어 스며들었다. 나를 편안하게 하든, 아프게 하든 둘 다 하나가 되어 버렸다.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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