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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Oct 25. 2022

안티 워크(Anti-Woke) 자본주의

뜬금없이 영어 공부 좀 하고 시작하도록 한다.

Wake up! Let's eat breakfast. (일어나! 아침 먹어~)

만약 당신이 외국 하숙집에 있다고 하면 아침마다 꼭 듣는 말이다. 이때 일어나! 할 때 wake의 과거형이 'woke'이다. 자 여기까지 잘 따라오셨는가? 그럼 본격적인 내용을 시작하겠다. 


Don't be evil (악해지지 말자!) - 구글 모토 -


1998년 세르게이와 래리가 대학원 시절 구글을 창업하면서 위의 말을 모토로 삼았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이 말은 악해지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구글이 선한 기업이라는 말은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구글이 버진 아일랜드라는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 회사를 만들고 세금을 회피하는 수법은 그 뒤 여러 IT기업의 본보기(?)가 되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OS로 휴대폰 제조 회사와 앱 스토어 개발자들에게 수많은 갑질을 한 것은 그 누구도 다 안다. 또한 맞춤 광고를 위한 개인정보 수집 같은 행태는 다 아는 비밀이다.



# 착한 기업?

우리가 아는 기업의 사회적 목표는 '이윤'이다. 이 말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 기업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어려운 말로 '주주 자본주의'이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 자본주의의 근본이 되는 의미이다.

그러다 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온 이후 '사회 양극화'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주주 자본주의'에 의해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었다는 질타가 사회 곳곳에서 일어났다. 거대 기업은 이런 사회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주주뿐만 아니라 고객, 직원, 하청업체, 지역사회까지 관심을 두어야 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이다.

요즘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이 대기업의 경영 방침에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마디로 기업이 사회적으로 착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미국 유명 대기업의 리더들은 인종, 환경, 정치, 윤리,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이는 결국 진보진영에서 깨어 있어라(Work)는 압력과 비판에 의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에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기사를 참고 하시라. 
            





이와 같은 워크(Woke) 운동에 반기를 든 것이 미국 공화당으로 대변되는 보수 세력의 '안티 워크(Anti-Woke) 자본주의'이다. 드디어 본글의 제목이 나왔다. 미국 진보진영의 '워크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의미로 '안티'라는 단어를 붙여서 사용한다. 특히, 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의 계정 삭제, 특정 콘텐츠 차단, 비판 등의 수위를 높인 미국 빅 테크 기업에 대한 반감이 크다. 



이런 거대 기업들의 사회적, 정치적 입장 표명은 '유사 정부'처럼 보인다는 것이 '안티 워크(Anti-Woke)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보수층의 시선이다. 헌법 질서를 혼란케 하는 이런 거대 기업들의 행동을 진보세력의 도구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미 공화당의 안티 워크 운동의 최근 격전지가 있었는데, 그 장소는 미 플로리다에 있는 '월트 디즈니'였다. 플로리다주 공화당 정부는 플로리다내 학교에서 성 정체성에 관련된 수업과 토론을 금지시켰다. 이에 월트 디즈니는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였다. 결국 논쟁의 중심에 월트 디즈니가 서게 되었다.








# 선한 기업



거창하고 달콤한 대의명분이나 사회적 약속은 기업의 이미지 개선에 사용되는 도구라는 생각이 상식적일 것 같다. 물론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사회적 책임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책임을 단지 마케팅이나 기업 이미지 개선의 도구로 생각하지 않나 의심이 된다.  이런 기업은 '착한 척'하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과연 현재 자본주의에서 선한 기업이 있을까? 아니 가능할까 생각이 든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한다는 기본적인 명제를 넘어 과연 인류의 공동 발전을 위한 명제까지 추구할 수 있는 기업이 있을까? 그런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는 찰나에 지난번에 내가 적은 한 기업에 관한 글이 생각났다. 그 기업은 '파타고니아'이다. 광고 아님!





이 기업에 관한 이야기는 위의 기사와 예전의 제 글을 참고하시면 되시겠다. 이 정도 기업 경영철학과 윤리라면 선한 의도와 행동이 진심임을 알 수 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위선이 아니라는 뜻이다.




# 위선의 시대



우리는 지금 '위선의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하다. 요즘 정치 이슈를 봐도 그렇고, 가깝게 우리 주변을 봐도 쉽게 보인다. '안티 워크' 운동도 그런 위선적인 기업 모습에 반감이 생겨 나타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 기업의 위선적인 모습을 하나만 보여 달라 하시면 저는 애플의 아이폰에서 '충전기'를 빼면서 지구 환경 때문이라는 이유를 댄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하고 싶다. 



유독 대기업뿐 이겠는가? 특히 '지식인' 사이에서 이런 위선적인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유명 정치인, 고위 공무원, 종교인, 유명 연예인, 언론인, 학자 등 사회 지도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자주 볼 수 있다. 씁쓸한 모습이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은 쉽게 볼 수 있고, 심지어 자신의 말과 말이 상충되는 모습도 보인다. 이 정도면 사회 지도층이나 지식인이 아닌 '반지성 주의자'에 가깝다 보여질 정도이다. 실제로는 자신의 지성에 반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반지성주의: 지성의 부족을 뜻하는 것이 아닌 지성에 대한 경멸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뜻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신의 지성과 상반되는 행동과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요즘의 세태가 '대(大) 위선의 시대'가 활짝 열린 듯하다. 정치, 사회 뉴스나 기사를 봐도 온통 위선적인 모습이 도배되어 있다. 갑질, 거짓, 경멸, 명분 없는 반대, 뒤집어 씌우기, 오리발 내놓기, 침소봉대(針小棒大), 남 탓하기, 프레임 씌우기....

 


# 나의 모습

그럼 나는 위선에서 자유로울까 생각해 본다. 나부터도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누가 누구의 인생을 정죄한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것이고 가당치도 않을 것 같다.

다만, 자신의 인생에서 위선을 말하기 이전에 평소 사소한 자신의 말과 말이, 글과 글이 서로 상충되고 모순되는 모습이 보이면 안 될 것 같다. 언행이 일치해야 한다는 기본은 제처 두더라도 적어도 자신의 어제 말과 글이 오늘의 말이나 글과 다르면 안 될 것이다.

자신이 오늘 좋은 글, 교훈되는 글, 선한 영향력의 글, 진심의 글이라고 적더라도 위선적으로 보일 위험이 내포되어 있다. 글 쓴 의도는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읽는 이가 그리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글에는 겸손이 기본으로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겸손은 오롯이 그의 평소 말과 글에서 나온다. 즉, 겸손은 평소의 진정성에서 나온다. 

그래서 적어도 글 쓰는 브런치 작가는 자신의 글에 위선이 안 느끼도록 매 순간 조심스레 자신의 글들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어제와는 다른 글을 쓰고 있는지 본인이 제일 잘 알 것이기 때문이다. 글의 철학과 원칙은 한결같아야 할 것이다.

내가 지적하면 교훈이고 남이 지적하면 참견이 되는 이중잣대의 생각은 글을 쓰는데 위선으로 가기 쉬운 지름길이다.

진실성 있는 글은 진실성 있는 마음과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니, 마음과 생각을 잘 다스려야 좋은 글이 나올 것 같다. '앞뒤가 똑같은 전화번호'가 아니라 '앞뒤가 똑같은 글'을 쓰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픽사베이)





[ 에필로그 ]

사실 이번 글은 에필로그를 쓰지 않으려고 했어요. 왜냐하면 이 글을 쓰는 제가 조금 부끄러웠거든요. 작심삼일 말도 잘하고, 거짓말도 가끔 하고, 앞뒤 안 맞은 투정도 잘 부리고, 소위 생떼라는 논리적이지 못한 말도 하는 나의 모습이 종종 보이거든요. 그래서 글을 쓴 뒤 한참 고민한 끝에 에필로그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과연 내가 '위선'이라는 주제로 글을 쓸 수 있나 싶어서 그랬던 거 같아요. 그래도 쓴 이유는 적어도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입장에서 글만큼은 진정성과 공감능력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완벽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닐 겁니다. 글을 씀으로써 자신을 표현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도 있고, 힐링과 치유를 받기 위해서 일수도 있습니다. 각자가 글을 쓰는 목적은 다를지라도 한 가지 공통점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일 겁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여기 브런치 작가님들은 그래서 행운아일 것 같아요.

글을 쓰는 것은 일부 식자나 글을 잘 쓰는 소수의 전유물이 아닐 겁니다.  글 잘 쓰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도 아닐 겁니다. 자기 삶과 생각을 솔직히 이야기하며, 자신의 내면을 온전히 나타내는 일이 글쓰기로 가능하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일 거예요.

그래서 글은 그 사람의 마음과 생각이 온전히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 들어 이번 글을 적었습니다. 너무 거창한 담론으로 적은 글은 아니니 조금은 편하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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