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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Dec 19. 2022

올라! 부엔 까미노
(Hola! Buen Camino)

갑자기 제목에서 스페인어가 나와서 당황하셨나요? ㅎ 이 말을 적은 이유가 있는데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과 관련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토록 방송에도 많이 언급되고, 다들 한 번은 가보고 싶어 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부엔 까미노(Buen Camino): 좋은 길, 바른길, 좋고 바른 해결이나 방법  -네이버 스페인어 사전-


만약 당신이 산티아고 순례의 길을 걷는다면 "올라! 부엔 까미노"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들을 겁니다. "안녕하세요. 좋은 길 되세요"라고 직역되지만, "좋은 여행 되시길~", "당신의 앞길에 행운이 깃드길~"라는 행운과 축복을 기원하는 뜻으로도 사용됩니다. 길 위의 순례자들 간의 인사말이지만, 그 의미가 깊어 다녀온 뒤에도 그 인사말이 계속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합니다.


(순례길은 크게 4가지의 루트가 있다. 위 이미지는 '프랑스 길'이라는 루트이다./ 이미지= 조선일보)



프랑스 생장 피드포르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까지 약 780km의 길을 보통 한 달 정도 기간을 정하고 움직입니다. 그러면 하루에 26km를 걷는 힘든 여정이 되지요.


 이 순례의 길을 3 등분하여 "몸의 카미노(길)>마음의 카미노(길)>영혼의 카미노(길)"로 지칭하는 분도 있습니다.


처음 1/3을 걸을 때는 몸이 힘들어 '몸을 생각'하며, 그다음은 마음이 고달파져 '마음을 돌아보게' 되며, 마지막 1/3을 남겨둔 라바날 지점부터는 '영혼을 생각'하며 걷게 된다는 의미로 3등분을 하기도 한답니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고, 그러는 와중에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의미 있는 순례의 여정이라는 뜻이겠죠.




(산티아고 순례길의 표지석 / 출처=네이버 블로그 여행일기)





# 멈춤



특히, 한국사람들은 이곳에 오면 '빨리빨리' 습성으로 생각 없이 완주에만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답니다. 결승선이라는 목표만 바라보고 직진하게 됩니다. 그리고 순례길 2/3 지점인 '라바날' 부근에 오면 몸과 마음이 적응되어 '왜 이곳을 순례하는가?'를 잊고 관성대로 계속 걷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종종 보여집니다. 라바날에는 수도원이 하나 있는데, 이곳에는 이틀 이상 묵을 순례자만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이유는 '잠시 멈추라'는 뜻이겠지요.



제가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해 참고자료를 찾다가 특이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것은 길 자체가 아니라 순례자들에게 있었습니다. 순례자들은 다들 나름 사연이 있었습니다. 가족의 유골을 들고 걷는 순례자, 고장 난 자전거를 끌고 걷는 순례자, 그 외 아픈 사연과 힘든 사연을 품은 채 걷는 순례자들이었습니다. 다들 천천히 가는 마음으로 걷는 순례자들입니다.




# 철 십자가(La Cruz de Fierro)



산티아고 순례길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해발 1530m에 위치한 '철 십자가'라는 장소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집 근처에서 가져온 돌멩이(조약돌)를 놓고 기도하는 관습이 있다고 합니다. 이때 가방에서 돌멩이를 내려놓으면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걱정, 근심, 괴로움, 미안함, 화, 미움도 다 같이 내려놓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곳에서의 경험을 많은 분들이 글로 적은 것을 봤습니다. 상처받은 영혼, 목마른 영혼에게는 한 번쯤은 경험하고픈 내용과 의미였습니다.   



(십자가의 참 의미는 사실 금이나 보석으로 치장된 것이 아닌 것 같다. / 철 십자가 사진=네이버 블로그 까미노친구들)





# 삶이 힘들고 지칠 때



한 번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너무 앞만 보고 '직진 모드'로 달려가는 것 같습니다. '돈의 노예'로 살고 있지는 않는지 나 자신부터 살펴보게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살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하게 되네요.



브런치에서도 글을 쓸 때 무엇을 위해 쓰는지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나를 위해서 인지, 읽는 독자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라이킷을 위해서인지, 많은 인기를 받기 위해서인지... 그 목적에 따라 느껴지는 행복도 달라질 거라 생각됩니다.



그 목적이 무엇이든지 다들 브런치에서 글을 쓰면서 행복을 느꼈으면 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던지, 상대적 박탈감이 아닌 '찐 행복'을 스스로 느꼈으면 합니다. 저부터 그리 느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렇게 거친 길을 걸을 때, 같이 걷는 사람이 있으면 한결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픽사베이: 산티아고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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