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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 Dec 14. 2022

하품

누군가 하품을 하면 신기하게도 우리도 하품을 따라하게 됩니다. 즉, 하품이라는 행동의 전염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그럼 여기서 뜬금없이 문제 하나 풀고 가실게요. 

우리는 누구의 하품을 보면 더 하품을 하게 될까요? 
1번: 모르는 사람  
2번: 아는 사람 
3번: 관계없다.

정답은 아래 글 속에 나타나니 찬찬히 읽다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요?

우리는 남이 하품을 하면 왜 따라 하품을 할까요? 많은 심리 연구가는 그 원인으로 '공감'을 이유로 꼽고 있습니다. '감정의 이동'이 이루어진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네요. 아래 실험들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2007년에 수행된 연구에 따르면, 자폐적 경향을 가진 아이들은 보통 아이들과 달리 다른 사람이 하품하는 것을 보고도 하품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를 보고 과학자들은 하품은 생리적 '전염'이 아니라 타인의 '감정이입'(empathy)에 기인한다는 이론을 내세웁니다. 다시 말해서 '전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품을 하니 자신도 하고 싶어 진다는 '공감'과 관련된 이야기이죠.



5세 이하 유아들은 이런 하품이 전염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이유로 유아들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타인을 공감할 필요를 못 느끼기 때문이랍니다. -심리학자 제임스 엔더슨-



그럼 사람들은 누구의 하품을 보면 쉽게 '하품 감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아래의 실험에서 그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한번 같이 살펴보시죠. 

이탈리아 피사대의 이반 노르시아와 엘리자베타 팔라기 연구팀은 총 109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총 408회의 연쇄적인 하품 현상을 관찰했다. 관찰한 결과 친척 관계인 사람들 2/3은 1분 안에 따라서 하품을 했다. 친구 사이에는 절반 정도가 1분 안에 하품했다. 이에 반해 처음 보거나 얼굴만 대충 알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2분 내지는 3분 정도가 지나야 따라서 하품했다. 친족 사이에 가장 전염성 하품이 많이 나타나고 뒤이어 친구, 그다음이 면식이 있는 사람 순이었다. 연구자들은 전염성 하품이 나타나는 이유를 사람의 '공감능력'으로 꼽았다.


정답이 나왔습니다. 2번입니다. 친하고 가까울수록 공감이 잘 이루어지니 하품도 잘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런 '하품 전염' 현상이 '공감 능력'과 관련이 깊다고 하니 신기하네요.



# 글 하품

이런 '하품 전염'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우리가 글을 쓸 때도 '공감'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 참 중요하다 싶습니다. 공감을 이끌 수 있는 요소는 글의 성격에 따라 다를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공통점은 하나 있을 듯합니다. 그것은 바로 '진심'입니다.

글의 진심이 나타난다면 읽는 독자들은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글이 유식한 말로 화려하게 꾸미고, 어려운 자료들을 수집, 나열한다고 해도 글에 독자들을 향한 진심이 없다면 알맹이 없는 화려한 껍질 같은 글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진심에는 '낮아지려는 자세'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글을 통해 내가 높아지는 것이 아닌, 도리어 내가 낮아져야 독자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낮아진다는 것은 마음 자세를 이야기하는 것이지, 글 내용이 낮아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기에 전문적이고 학문적인 글에도 분명 낮아지려는 겸손의 마음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내 의견이 무조건 옳고 절대 진리라는 마음을 살짝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야 그런 글은 읽기가 편할 것이고, 결국 깊은 공감이 생기고 공감이 '전염'될 것입니다.
그래야 타인의 글에도 존중이 생길 것이고 , 결국 공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인정'은 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렵더라도 제 글이 먼저 그리 되었으면 합니다. 
 





[ 에필로그 ]


오랜만에 이곳 브런치에서 글을 적습니다. 그동안 기쁘고 슬픈 일들이 많이 있었지만, 다 설명드릴 수는 없고 여하튼 건강히 잘 쉬다가 돌아왔습니다.ㅎ

 

사실 오늘 글은 저를 한번 돌아보면서 적은 글입니다. 브런치에서 글을 적다 보니 처음 이곳에서 배우려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흐릿해진 듯하여 제 속마음을 한번 살펴봤습니다. 아직 채워야 하고, 비워야 하는 것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잠시 멈추었던 시간에 제 자신을 한번 돌아보게 되었네요. 


앞으로 진득이 활동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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