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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치현 Kay Feb 17. 2021

27살에 롤렉스(Rolex)를 사고 느낀 것들 <2부>

내가 명품을 사는 이유 – 예술 작품 감상의 관점에서.   



당신은 명품을 사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나 명품 하나 가져봤으면 하는 욕망이 있다. 예를 들어, 루이뷔통 쇼윈도에서 본 예쁜 가방이나, 백화점 1층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 매장 밖에 전시되어 있는 시계를 유리 너머로 보면 언젠가는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몇 개 없긴 하지만 나 역시도 명품을 좋아한다. 이상하게도 학생 시절부터 영어 단어만큼 명품 브랜드와 각 브랜드의 시그니쳐 모델에 대해서 잘 외웠고 남들보다 조금 더 풍부한 지식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당신은 왜 명품을 사는가? 어떤 이유로 앞으로도 명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인가? 내가 명품을 샀던 이유는 순전히 자기만족이었다. 너무 위선적인 대답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차와 명품 시계, 지갑, 벨트 그리고 가방을 때론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서 사는 경우가 많다고 들려지고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나는 27살에 롤렉스를 처음 살 때 순전히 나의 만족만을 위해서 샀다. 어떤 만족이냐고? 일단 DATEJUST 모델의 원을 둘러싸고 있는 톱니무늬 베젤이 참 아름답다. 그리고 12시 방향에 위치한 롤렉스의 상징 왕관 모양을 보면 가슴이 푸근해지는 느낌이 든다. 또한, 시곗바늘이 돌아갈 때 무브먼트 안에서 들리는 톱니바퀴 굴러가는 소리는 정말인지 아름답다. 그리고 또 쥬비에 브레이슬릿( 롤렉스 데이저스트 모델의 시그니쳐 시계줄 디자인 )은 얼마나 영롱하고 아름다운가.      


시계에 큰 관심이 없는 분들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고 있느냐 하실 수 있다. 시계는 그냥 시간을 알려주는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롤렉스로 시간을 보지 않는다. 다만 감상할 뿐이다. 시계는 내 아이폰 7이 1초의 오차도 없이 더 정확하게 가르쳐주니까. 이렇게 나는 롤렉스를 사고 대부분의 시간을 기능적 활용이 아닌 예술적 감상의 관점에서 사용하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책상 위에 두고 영감을 얻으며 글을 작성하고 있다.      




우리는 자신만의 슬기로운 명품 생활을 완벽하게 즐겨야 한다. 명품은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서 사는 것이다. 프라다 사피아노 가죽의 부드러운 질감, 보테가의 위빙 디자인, 롤렉스의 역사와 예술 작품으로서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만끽해야 하는 것이다.


어느덧 우리는 나 자신을 과시하고 내가 가진 소유물을 뽐내기 위해 명품을 소비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것 역시 자기만족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소비해도 무리가 안 되는 범위 안에서 자기만족을 할 수 있는 명품을 구매하였으면 좋겠다. 감당할 수 있는 명품을 사서 내가 만족하고 감상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정서적, 예술감상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양 미술사를 관통하는 유산인 고흐나 램브란트의 작품을 구매할 수 없다. 너무 비싸고 희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올바른 신념과 자세를 가지고 구매하는 명품 한점 한점 역시 그들의 작품에 버금가는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관건은 내가 구매한 그것을 단순히 과시용이 아니라 어떻게 온전히 내가 소유한 예술 작품으로 만드냐에 달려있다.


명품을 사기 전 그 브랜드의 오랜 역사나 그 브랜드가 왜 유명 해졌는지에 대해 공부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남들과 대화 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교양적 지식이 쌓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지식을 통해 내가 구매한 ‘예술작품’을 좀 더 수준 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 3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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