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자기양생술(養生術)
자기 신체에 대한 관심과 건강, 환경에 대한 염려는 어느 시대에나 인간의 공통된 중요 관심사였고, 고대의 철학자들도 본인들의 일상생활의 환경의 선택과 생활 습관에 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건강한 신체가 전제되어야 철학도 그 이상의 쾌락도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의학은 단순히 병을 치료하거나 수술하는 행위에서 더 나아가, 공익의 실천으로서 널리 인정받아 왔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철학과 대단히 유사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자신의 생활방식과, 육체, 영양, 수면, 활동, 환경 등에 있어 자기 양생술(養生術 :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건강 관리법)로서 개인의 행동구조를 제시해야 했다. 그런데, 의사가 환자의 생활을 지배하여 세세한 부분까지 간섭하는 방식은 흡사 철학자들이 영혼을 감독하려는 것과 같은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고, 우리는 밤낮으로 건강한 생활방식에 관해 의학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아주 세세한 것까지는 의사에게 항시 문의할 수도 없기 때문에, 자율적인 삶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의학적 지식을 스스로 갖출 필요가 있다. 그래서 서양 고대 시대에는 양생술에 관한 문헌이 필요하게 되었고, 미셸 푸코는 이를 발췌 정리해 놓았는데, 나름 현대의 우리도 양생을 위해 참고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인다.
먼저, 집의 건축이 의학적인 변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안티로스(Antyllos)의 분석을 들 수 있다. 일층의 방은 급성의 질병과 각혈 증상 및 두통에 좋으며, 위층에 있는 방은 신물이 나는 병에 좋다. 남쪽에 있는 방은 열을 식힐 필요가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에게 다 좋다. 그러나 서향 방의 경우에는 아침에는 음침하고 저녁에는 두통을 유발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하얗게 칠한 방은 눈부실 정도로 환하게 칠이 되어 있어서 착란상태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악몽을 가져온다. 석벽은 너무 차가우니 벽돌 벽이 더 좋다.
하루, 계절, 나이 등과 관련된 시기에 관한 의학적 가치에 대하여 아테네(Athenee)는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집에서나 마을에서나 안전하고 따뜻한 장소를 찾아야 하며, 두꺼운 옷을 입고 숨을 쉴 때는 옷의 일부분으로 입을 가리고 숨을 쉬어야 할 것이다. 음식은 신체 부위들을 덥혀 주고 추위로 굳어지고 두꺼워진 체액을 녹일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마실 것으로는 꿀물, 꿀을 탄 포도주, 오래되고 향기로운 흰 포도주, 대체로 습기 전체를 빨아들일 수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 말린 음식은 잘 발효되고 잘 익고 담백해야 소화하기가 쉬울 것이다. 회양풀과 미나리는 섞어야 한다. 채소로는 양배추, 아스파라거스, 부추, 살짝 데친 양파, 삶은 고추냉이를 먹는다. 생선으로는 몸에 쉽게 흡수되는 바위 근처에 사는 것을 먹는다. 육류는 가금류와 염소 새끼와 어린 돼지를 먹는다. 소스로는 후추, 겨자, 화전, 식초로 만들어진 것을 먹는다. 다소 격렬한 운동과 호흡 늘리기, 힘찬 마찰(특히 불 옆에서 하는 마찰)이 좋다. 수영장이나 작은 욕조 등에서 뜨거운 목욕을 하는 것도 좋다.
셀수스(Celsus)는 도시인과 연구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세심한 주의를 하라고 당부한다. 소화가 잘 되었을 때에는 일찍 일어나야 하며, 소화가 잘 안 되었을 경우에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소화가 잘 안 되었음에도 일어나야 할 때에는 나중에 다시 잠을 자야 한다. 소화가 전혀 안 되었을 경우에는 완전히 휴식을 취해야 하고, 일어나 운동이나 업무 등 그 어떤 것에도 몰두해서는 안 된다. 아침에 소변 색깔이 처음에는 엷다가 불그스름해지면 건강한 상태임을 알 수 있는데, 처음은 소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나중은 소화가 완전히 끝났음을 가리킨다. 온종일 일에 붙잡혀 있는 때에도 신체 건강관리를 위해 약간의 시간은 남겨 두어야 한다. 해야 할 훈련으로는 큰 소리로 책 읽기, 펜싱, 공놀이, 달리기, 산책 등이 있는데, 산책은 표면이 균일하지 않은 땅에서 하는 것이 더 좋다. 몸이 극도로 허약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오르막과 내리막의 경사가 신체에 다양한 움직임을 전달함으로써 훨씬 더 좋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산책의 경우에는 회랑보다는 야외에서, 머리가 견딜 수 있으면 그늘보다는 햇볕 아래에서, 지붕 밑 그늘에서보다는 벽 그늘이나 나무 그늘에서, 구불구불한 선으로 보다는 직선으로 하는 것이 더 좋다. 운동 후에는 햇볕에서나 불 앞에서 기름을 바르거나 목욕을 하되 가능한 한 높고 햇볕이 잘 드는 넓은 방에서 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여러 매체에 의사나 전문가가 나와서 어떻게 하는 것이 혹은 무엇이 건강에 좋다는 정보가 넘쳐나는 과잉 세상이다.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취사 선택 해야 할지, 상업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 본인 만의 양생술이 없다면, 부화뇌동하여 집안이 온통 건강보조식품과 운동기구 등 불필요한 쓰레기로 가득 찰 것이다. 공간과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이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의 모든 쾌락을 실현하게 해주는 전제이므로, 자신만의 철학처럼 자기양생술을 연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