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없는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없다

극락의 기쁨을 얻기 위한 철학자들의 '절제' 시험대

by 날개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자기연마'는 삶의 기술로서 중요한 일이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몸의 건강에 관하여 미셸 푸코의 계보학적인 자취를 따라가 보았는데, 이번에는 마음의 건강에 대한 그의 연구를 통해, 고대철학자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자기에 대한 배려, 즉 '자기 자신에게 전념해야 한다'는 것을 일반적인 정언명령으로 여겼다. 삶의 기술의 핵심은 자기 배려의 모습으로 서서히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즉, 철학에서는 '자기에 대한 관심'을 하나의 '명령'으로 여기며, '이성'(rationality)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영혼을 완성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이에 관해 철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당부한다.


그 누구도 젊다고 해서 철학하는 데 지체하지 말고, 늙었다고 해서 철학에 싫증을 내지 말라. 사실 그 누구에게도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데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은 경우는 없다. - 메세네에게 보내는 편지 중 -
자신의 육체와 영혼을 돌보는 사람은 영혼에 아무런 동요가 없고, 육체에 아무런 고통이 없는 완벽한 상태가 되며, 또한 욕망의 절정에 이르게 된다. - 세네카의 말 -


그런데, 철학자들도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들은 과하지 않은 신체단련과 욕구에 대한 최대한의 절제를 통해 몸을 보살피고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며, 명상과 독서, 메모 등을 통해 진리를 나의 것으로 만드는 '자기 안으로의 은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자신의 마음의 상태를 드러내고 조언을 구하거나, 조언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해주는 행위도 이롭다고 말한다. 즉, 말하고 쓰는 모든 활동은 자기 자신에 대한 배려를 중심으로, 타인과의 소통행위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기연마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을 꼽으라면, 단연 '절제'다. 절제를 체화하기 위해 철학자들은 여러 가지 '시험'과 '훈련'을 행했는데, 예컨대 극도의 절식을 행하면서 즐거움이 어느 정도 줄어드는지를 시험해 보려고 며칠 동안 계속 양을 줄여 먹거나, 일부러 극도의 가난을 체험하는 연수를 행하기도 했다. 당시 방종의 극치에 있었던 로마제국 시절, 세네카는 축제(요즘말로 회식?) 참가 여부를 놓고 망설이게 되는데, 그는 축제에 아예 참가하지 않는 것이 휩쓸리지 않는 분명한 자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않는 것이 훨씬 더 도덕적이라고 판단하고, 축제에 참가하되 군중에 휩쓸림 없이 동일한 것을 '다르게'하는 것을 택했다. 즉, 향락에 빠지지 않고도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세네카는 "이것은 가난이 힘겹지 않다는 것을 알면 부유하더라도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것과 같다."라고 비유했다.


철학자들은 절제를 위해서는 이러한 실천적 훈련과 함께 '자기반성'도 중요하다고 보았다. 세네카는 취침 전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영혼에게, "오늘 너는 어떤 결점을 극복하였는가? 어떤 악덕을 물리쳤는가? 뭔가 향상된 점이 있나?"라고 질문했다고 한다. 자기반성을 통해 칭찬과 비난을 받은 영혼은 평온하고, 심오하고, 자유로워져서 숙면에 이르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즉, 자신이 저지른 행동과 말들을 다 드러내놓고 '재평가'하는 것이다. 이후 그는 선별작업을 통해 과거와 자신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해 나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는 타인의 생활에 대한 호기심, 가난이나 두려움, 질병, 미래에 대한 두려움 등과 같은 같은 쓸데없는 곳으로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고, 내 마음 내키는 대로 누구도 방해하지 못할 나와 과거의 끈끈한 관계를 맺는, 자기 자신으로의 '전향'을 이룩해 내었다. 그는 "나는 나 자신에서 속하며, 나 자신의 것이다. 즉, 나 자신의 소관이다."라고 강조한다. 세네카는 마침내 자기 자신에게 접근할 수 있게 된 자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 만족하고, 스스로를 즐기게 되는 극락의 '기쁨'(gardium, loetitia)을 얻게 된다고 강조한다. 그 기쁨은 나 자신 안에서 발원하는 기쁨으로, 한꺼번에 주어지는 것이며, 관능(voluptas)과는 정반대 되는 불가침의 쾌락이다. 세네카는 "진정한 행복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당신의 고유한 자신에 만족하라. 그 자산은 바로 당신 자신과 당신 자신이 지닌 가장 우수한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철학자들은 철학자답게 자기 절제에 있어 확실히 타의 모범이 되는, 어떻게 보면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높은 윤리적 수준에서의 삶의 태도를 가졌구나 새삼 느낀다. 현실의 범인인 우리에게 그 기준은 너무 높아 보이기만 한다. 현재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쩌면 로마제국보다 더 많은 향략과 관능의 유혹에 노출되어 있을지 모른다. 이 세상과 고립되어 수도승처럼 사는 것보다는, 절제를 실천하는 훈련을 통하여 온갖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자기배려의 중요한 지혜이다. 과거의 자기반성을 통해 미래의 나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 또한 분명하게 마음을 돌보는 기술이 된다. 일기는 이것을 실천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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