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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기복이 Jan 31. 2023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는 이유

닮은 사람을 만난다는 행운

어릴 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람은 자기와 반대인 사람을 만나야 잘 산다고. 그래야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며 잘 살 수 있다고. 결혼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그런데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내가 느낀 바는 조금 다르다. 사람은 자신과 다른 사람보다 비슷한 사람에게 더 끌린다. N극과 S극이 서로 잡아당기는 것은 자석만이 가능한 것이었다. 사람 사이에 N극과 S극이 만나면 서로 밀어내기 바쁘다. 그래서 속된 말이지만 '끼리끼리'라는 말이 있는 듯하다.









의미 부여 : 그 어떤 감정보다 무서운 것



나와 비슷한 사람


몇 년 전 하트시그널 2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었다. 모든 에피소드가 다 역대급이었지만 특히 출연자들이 만난 지 얼마 안 돼 서로를 잘 모르는 초반에 나왔던 한 장면이 생각난다.  김현우 씨가 오영주 씨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은 것을 듣고 놀랐다고 말하는 씬이었다. 그리 유명하지도 않은 음악이 심지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과 똑같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김현우 씨가 생각이 많아지는 장면이 잡혔다.


나와 같은 사람을 만나면 '의미 부여' 라는 것을 하게 된다. 이게 그 어떤 감정보다도 강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사람과의 관계 발전에 있어서 시초가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한테는 괜히 말 한마디 더 붙여보고 싶고 또 다른 공통점이 더 있는지 찾아보고 싶다. 그리고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내 경험상도 그렇다. 괜히 나와 음악 취향이 같거나 남들이 잘 모르는 것들에서 말이 통할 때면 그렇게 기쁘고 좋을 수가 없다. 유독 친해지는 계기가 된다. 일단 사람은 말이 잘 통해야 하는데 나와 비슷한 것들을 공유하는 사람과는 대화가 잘 통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나와 닮은 사람을 만나는 행운


연애야말로 유독 더 그렇다. 주변에서 보면 연인 간에 잘 싸우는 문제 중 하나가 술 문제다. 한쪽은 술을 싫어하고 한쪽은 술을 좋아해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 둘 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만난 커플을 보면 무난하게 잘 지낸다. 그러니 '술이 나빠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둘의 가치관이 안 맞기 때문에 그렇다. 유머도 코드가 맞아야 같이 웃을 수 있다. 음악도 취향이 비슷해야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그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 한 사람은 여행을 좋아하는데 한 사람은 집순이 혹은 집돌이라면 서로 맞춰가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서 금방 지칠 수 있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 척하면 척하는 인연을 만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중하고 나중에 보면 더 애틋하다. 인생에서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어쩌면 행운과도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대부분 서로 맞춰가기 바쁜 연인들이 많다. 그러다 싸우고 그러다 화해하고 그러다 다름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결국  "내가 쟤랑 싸워 뭐 해.." 라고 치부해 버리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그렇기에 만약이라도 그런 사람을 만난다면 그 인연을 한 번은 꼭 붙잡아 봤으면 좋겠다. 인생에서 쉽지 않은 이 기회가 온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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