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덕업일치의 시대
나는 택배 받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 식당에서 메뉴판 보는 것도 너무너무 좋아하는데,그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이 일을 좋아해요.
멜로가 체질에서 나왔던 대사다. 극 중 안재홍이 손범수라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직업이 드라마 감독이다. 이 대사는 손범수가 작가 임진주에게 자신과 함께 일할 것을 설득하며 했던 말이다. 이 말을 할 수 있는 손범수라는 역할이 참 멋있어 보였다.
덕업 일치 꿈 깨기
처음부터 너무 절망적이었나? 하지만 이 말이 현실이다. 적어도 직장에서는 말이다. 다들 자신의 전공과 적성대로 살지 않는다는 것쯤이야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서 들었던 무성한 소리와 막상 직장에 들어가서 체감하는 현실은 꽤 다르다. 물론 모든 사람과 모든 직장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멜로가 체질의 손범수 감독처럼 직장에서 덕업 일치를 이루며 사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 하는 이야기는 그렇지 못한 다수의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기업을 들어가기를 원한다. 조금 더 큰 회사에 들어가기를 원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 회사가 크면 클수록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더 적어진다는 것이다. 다들 이런 기분은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기계의 부품이 된 것 같다' 이 말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큰 회사일수록 자율권은 더 없어지며 회사 안에서 반복적인 업무들을 처리해가며 마치 회사의 한 부품이 된 듯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적성 같은 것은 생각할 틈도 없다. 그냥 매일매일 반복적인 업무들을 하고 그것들이 시간이 갈수록 몸에 익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회사에 녹아들게 되는 것이다.
덕업 일치가 가능한 시대
사람마다 맞는 게 다른다. 덕업 일치를 이루지 않더라도 규칙적인 회사 생활이 몸에 맞는 사람이 있다. 이게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점일 뿐이다. 그러니 그 사람들은 직장 생활을 열심히 하면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낀다. 자신은 이런 일이 할 사람이 아니라고 느낀다. 더 나은 일을 하고 싶다고 느끼고 탈출을 꿈꾼다.
요즘은 시대도 많이 바뀌었다. 젊은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외친다. 경제가 어렵지만 퇴사하는 사람들은 많아졌다. 대기업보다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 잘 발휘할 수 있고 자율성이 보장된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디지털의 시대가 되면서 프리랜서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어쩌면 이제 점점 덕업 일치의 시대에 가까워진 듯하다.
회사를 이용해 덕업 일치 이루기
덕업 일치에 대해 부정적인 말만 썼지만 사실 나는 덕업 일치에 아주 긍정적인 사람이다. 죽기 전에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요즘 세상에는 말이다. 회사를 다닌다고 해서 미래가 보장되지도 않는데 왜 정신적인 고통까지 감수하며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느낀다. 그렇지만 평범한 직장인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해서 "내가 좋아하는 건 이거였어" 하며 넘어갈 수 있는 일은 없다. 오랜 시간을 들여 찾고 배우고 익혀야 다른 세계에 넘어갈 수 있을까 말까다. 그 정도로 내 업을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덕업 일치를 위해 회사를 안전장치로 이용했으면 좋겠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자신이 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도망치려고 발버둥 쳤으면 좋겠다. 자신의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충분히 찾아보고 자신의 취향을 탐구하는 시간을 갖는 거다. 그리고 무언가를 찾았다면 그것을 재화로 바꿀 방법을 생각해 본다. 필요하다면 퇴근 후 학원을 다니면서 익히고 배운다.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 길이 보일 때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답이 있다. 다 잘 살자고 하는 일인데 우리는 일을 통해 너무 불행해지고 있다. 자신의 직장으로 인해 죽는 사람도 있으니까. 이제 이 사회는 메슬로우의 욕구 단계에서 상위 레벨을 갈구하는 듯하다. 정신적인 행복을 찾고 있다. 예전 같으면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때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뭇매를 맞았겠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는 뜻이다. 심지어 디지털 세상에 인프라도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다. 이것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성공한다. 만약 자신이 회사에 불만족스럽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상황이라면 이 세상이 변하는 대로 따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 노력과 운이 만나면 진짜 성공한 덕업 일치가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