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더 많이 만나 보세요.
올해 또 한 번 인간관계에서 큰 상처를 겪었다. 내 인생 인간관계에서 3번째 겪는 큰 상처이다. 사람에게 정을 주지 않으려고 하지만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 이번이 그런 경우였다. 그리고 내가 준 마음의 크기와 상처를 비례한다. 그래서일까. 인간관계의 상처가 이렇게 오래간 적도 없는데 거의 1년 가까이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누가 들으면 바보라고 하겠지만 이게 진짜이니 굳이 거짓말하기는 싫다. 사람 때문에 이만큼 아프고, 이만큼 울어본 것은 처음이다.
나는 사람 보는 눈이 좋은 줄 알았다. 자만했다. 사람을 제대로 본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번에도 제대로 본 거다. 처음 보는 순간부터 뭔가 느낌이 싸했다. 이 사람하고는 깊게 엮이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불가항력이었다. 이렇게 될 줄 나도 몰랐다. 이토록 마음이 갔던 사람도 없는 것 같다. 끼워 맞추기라면 그렇다고도 할 수 있겠는데 올해 초 점을 보러 갔을 때 거기서 나에게 한 말이 있다. 네가 사람 보는 눈이 좋은 건 맞는데 때로는 네 눈이 틀릴 수도 있다. 그 사람을 놓고 나에게 한 말이었다. 지금에 와서 나 스스로에게도 너무 실망했다. 뭐에 홀린 것 같았다. 평소 같으면 아니라고 단칼에 잘라냈을 사람인데 여전히 이렇게 마음이 끌렸던 것에서 허우적댔으니 말이다. 사실 여전히 그 사람에 대해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는다. 참 안개 같은 사람이다.
상처받은 나를 탓한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인정하기 싫지만 내 인생을 흔들어 놓는다. 매번 그래왔다. 왜냐면 그럴 때마다 나는 나를 자책하는 버릇이 있었다. 화살을 나에게 돌렸다. 나의 어떤 행동이 그 사람의 마음을 돌아서게 했다고 생각했다. 관계는 항상 쌍방인데, 나에게서만 잘못을 찾았다. 내가 좀 더 잘 처신했더라면 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꼭 이런 일 당할만한 애라고 생각했다. 그럴때면 갑자기 거울 속에 내가 만만해 보이고 모든 사람들이 나를 이용하는 것 같고 이 세상에 진심인 사람들은 없어 보였다. 사람을 더욱더 경계하게 된다. 이젠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말아야지 하며 다시 문을 걸어 잠근다.
인간관계의 상처는 피해 갈 수 없다
앞으로는 상처받지 않겠다고 수없이 다짐했다. 하지만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려면 사람과의 관계를 일절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다. 좋든 싫든 계속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되어있다. 아무리 홀로 고립된다고 해도 생계 활동을 해야 하는 이상 불가능하다. 프리랜서라면 더더욱 안된다. 자신이 직접 발로 뛰어 맨투맨으로 자기 PR과 계약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상처를 피하기 위해 사람 자체를 원천 차단한다는 것은 선택지에서 제외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이 있는 사람이기에 사람을 대하는데 있어서 로봇이 될 수는 없다. 사람 마음이란게 계산기 처럼 되지 않는다. 이상하게 정이 안가는 사람도 있지만 또 이상하게 정이 가는 사람도 있다.
상처받지 않으려면 더 많은 사람을 만나볼 것
아이러니하겠지만 내가 깨달은 바는 이거다. 남자나 여자도 많이 만나본 사람이 결국 결혼 상대를 잘 고른다는 말이 있다. 이성을 많이 만나보면 그만큼 보는 눈이 생긴다는 말이다. 사람도 결국 똑같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본 사람들이 사람 보는 눈이 좋다. 나쁜 사람을 만나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은 너무나도 아픈 일이지만 그만큼 내가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이고 다음에 더 좋은 사람들을 내 곁에 둘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람에게 배신을 당해보는 것도 뼈아프지만 좋은 공부이다.
타인에게 따뜻함도 꼭 느껴보아야 한다. 나 역시 나쁜 사람도 만났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경험이 훨씬 많다. 그들에게 많은 베풂을 받았고, 배려를 받았기에 상처받은 관계에서도 거기에 함몰되지 않을 수 있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고 지금 이 상처는 당사자에게는 치료받지 못하지만 앞으로 만날 사람들을 통해 치유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 아픔을 감수하고서라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봐야 한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의 문을 닫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처받으면 또 그 상처를 치유해 줄 좋은 사람들을 분명 만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