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침 발랐습니다
나는 솔직한 편이다. 마음에 없는 말을 잘 못한다. 예쁘지 않은데 예쁘다고 하거나 별로인데 좋다는 리액션을 잘 못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무언가가 마음에 안들 때 싫다는 내색을 하는 편은 아니다. 상대를 불쾌하게 만드는 말은 최대한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반대로 정말 예쁘거나 정말 좋을 때는 그것도 굉장히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다. 나는 칭찬에 인색한 편이 아니다. 오히려 과하다 싶을 만큼 사소한 것에도 칭찬을 많이 하는 편이다. 겨우 말 한마디로 상대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도 꽤나 흡족한 일이기 때문이다.
칭찬은 관심의 의미
여자들이 자신이 머리색을 바꾸거나 어딘가 달라졌을 때 남편이 알아봐주지 않으면 섭섭해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여자들 뿐만이 아니다. 사람 마음이 다 그렇다. 자신의 변화를 몰라봐준다고 막 섭섭해 하진 않지만 그래도 알아봐주면 좋아하는게 사람 마음이다. 우리는 다 자기만족 혹은 잘 보이기 위한 것에 관심이 많다. 요즘 '관심종자' 라고 약간 안 좋은 의미로 쓰이는 말이 있는데 사실 사람의 관종은 사람의 본성이다. 좋은 관심을 받는 것을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나는 다른 사람의 헤어 스타일이 바뀐거나 메이크업이 바뀐 것 들을 잘 알아본다. 앞머리만 조금 잘라도 금방 알아보는 편이다. 이런게 나에게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동료들이 무언가 다르게 하고 왔을때 그것에 대해 알아보고 긍정의 리액션을 해줄 때가 많다. 한번은 생머리로 다니는 한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이 모처럼 파마를 하고 오셨었다. 헤어스타일 변화 하나로 이미지가 확 달라져 보였다. 딱딱했던 인상은 유해졌고 정말 10년은 젊어 보였다. 나는 이것을 혼자만 생각하지 않았다. 직접 그 분에게 말해줬다. 조금 과장해서 호들갑을 떨며." 파마 하셨네요? 어머 ~ 10년은 젊어 보여요! 정말 잘 하신 것 같아요!!" 그러자 그 분도 멋쩍어 하면서도 굉장히 좋아하셨다. 물론 나도 진심이었다.
칭찬은 상사도 춤추게 한다 (ps. 입에 침 발랐습니다)
외모 뿐만이 아니다. 다른 것에서도 얼마든지 칭찬을 할 수가 있다. 동료가 어떤 일을 했을 때, 혹은 어떤 아이디어를 냈을 때 정말 좋다면 그걸 그냥 듣고만 있지 않고 격하게 칭찬해준다.물론 과장의 과정에서 MSG를 약간 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좋은 제안에 대한 칭찬과 함께 그 사람을 높여 주는 것이다. "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어요? 역시 오래 일하신 분이라 다른가봐요. 정말 대단하세요!!" 이렇게 말이다.
이건 상사들한테도 똑같이 적용된다. 때로는 나의 칭찬에 이렇게 호응하는 상사들도 있었다. "너 사회생활 잘한다." 라던가 "얘가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을 아네" 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 말들은 내가 기분이 나쁘라고 하는 말이 아니다. 자신도 아랫사람에게 칭찬받는게 어색해서 장난스럽게 넘기는 듯 했다. 또 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다. " 너 입에 침이나 바르고 말하는 거야?" 라고 묻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 방금 침 발랐는데요...." 나의 그 대답 하나로 상황은 웃으며 넘어갔다.
칭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
생각보다 회사에서 리액션에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그저그런 리액션 보다는 호들갑스러운 긍정의 리액션이 훨씬 좋다. 물론 부정적인 리액션은 가능하면 축소 시켜 하는게 가장 좋지만. 하지만 마음에 없는 말을 해서는 안된다. 마음에 없는 말은 과장하면 할수록 더욱더 거짓말인게 들통날 뿐이다. 적어도 진심이 반 이상은 되어야 한다. 진심에 조미료를 넣는 것은 상대방도 알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일이지만 거짓말인 칭찬을 포장하는 것은 상대를 더 기분 나쁘게 할 수 있다.
회사생활에서 칭찬을 많이 할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좋다. 후배나 선배에게 모두 칭찬을 아끼지 말자. 특히 남들은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아봐주고 칭찬해주면 감동 받는 사람들도 꽤 있다. 어쩌면 이것도 직장 내 인간관계를 잘 할 수 있는 팁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칭찬은 내 기분도 좋아지고 남 기분도 좋아지게 하는 것이니 일석이조다. 그러니 직장에서 사소한 칭찬을 아끼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