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의식의 흐름대로 적은 글
십년도 훨씬 전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 지었던 첫 이름이 의식의 흐름이었다. 그때는 그냥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생각나는대로 글을 썼고 그러한 글들을 올렸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제목을 지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내가 쓰는 글들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이만한 이름이 또 없는 것 같아서 그 이름을 다시 가져오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의식' 이라는 것은 참 중요하다. 의식있게 산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 세상을 살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의외로 의식있게 사는 사람보다는 흘러가는대로 사는 사람이 훨씬 많았다. 물론 내가 만나는 사람 풀이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 역시도 이 부분이 굉장히 아쉽다.
의식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된 계기가 최근에 있었다. 얼마전 박신양 화가의 강연을 듣고 왔다. 그 강연에서 수많은 이야기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하나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예술 얘기를 할데가 없다. 이런 얘기를 누구랑 하냐" 라는 말이었다. 그 말에 굉장히 감히 공감이 많이 갔다. 스스로도 그림 이야기를 시작하면 9시간 10시간은 기본이라고 한다. 예술이란 그렇다. 나도 음악 이야기를 하면 그만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드라마나 영화같은 작품에 대해서도 그렇다. 남들보다 그러한 예술 작품에서 받는 임팩트가 조금 큰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들이 너무 좋다. 하지만 나 역시 같은 지점에 공감했다. 그런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온라인 공간에 글로서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딥하게 들어가면 이상한 사람으로 본다고 하는데 그 말도 무슨 말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나는 하나도 지루하지 않은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꽤나 지루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면서 나 역시 공감하지 못했다. 지금도 이렇게 한 예술가의 강연이 , 그 전시장의 느낌이 잊혀지지 않아 오랜시간 생각이 그곳에 머물고 있다. 아마 이 글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많은 글들에 이 전시회의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을까. 나는 하나에 빠지면 그것을 깊게 파는 스타일이다. 장르 불문이다. 지금은 박신양 화가의 예술세계에 깊게 빠져있다. 유튜브에 있는 수많은 토크쇼들을 찾아보는 중이다.
다시 돌아와서, 의식 있게 산다는 것은 참 의미 있는 일이지만 동시에 나 자신은 힘들어지는 일이다. 그만큼 끊임없이 생각이 이어진다는 것이니까. 가끔은 생각을 쉬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쉬어지지 않는다. 계속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런데 그 생각들이 어떠한 상상들이 아니다. 만약에 라던가, 이러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들이 아니다. 정말 철학적인 고민들이다. 정말 무거운 주제들 말이다. 듣고 보는게 많아질수록 생각들은 끊임없이 불어난다. 마치 미역이 물에서 불어나듯. 음악 하나를 들어도 그 가사를 마주하며 꼬꼬무 같이 온갖 질문들이 따라온다. 처음은 어떻게 이런 가사를 썼을까라는 감동으로 시작했다가 한 장면을 떠올리고 그 노래를 부른 보컬을 생각하고 수많은 함의들을 생각한다. 그러다 잠을 못자는 것이다. 지금도 그래서 이 새벽에 이러한 주제로 이토록 장황하게 글을 쓰고 있다.
그리고 항상 글의 마지막 문단은 어떻게 끝내야할지 몰라 방황한다. 왜냐면 아직도 할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저 이야기도 해야하고, 그렇게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얼버무리며 마무리 지은 글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아마 이 글도 그렇게 되겠지. 지금도 정성을 다해 얼버무리는 중이다. 그래서 글의 결말을 지을 때쯤되면 오히려 아무 생각이 안난다. 생각이 뚝 끊긴 느낌. 마지막이 아닌데 마지막을 써야하니 당연히 그럴 것이다. 결국 내 글에서 제대로된 결말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그래서 끝은 쌈빡하게 요약으로 끝내고자 한다. 오늘 하고 싶었던 말은 의식있게 사는 것은 참 중요하지만 그렇게 살기 참 어렵고 어쩌면 자신과의 싸움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