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한창 좋아했던 드라마가 있다. 갯마을 차차차다.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었던 드라마였다. 인생 최고의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 드라마 중 하나다. 그 드라마에서 가장 좋아했던 OST가 '바람'이라는 노래다. 가사에 홍반장의 아픔과 진심이 담겨있는 것 같아서일까. 지금도 많은 생각을 하면서 듣게 되는 노래다.
가난하게 사랑받고만 싶어
사랑도 '필수 영양소' 라구요
우리 몸에 영양소 하나가 결핍되면 그에 관련된 결핍증들이 생긴다. 그만큼 영양소 하나하나가 다 중요하다는 말일 거다. 사랑도 애정 결핍이라는 말이 있다. 심지어 사랑 결핍에서 오는 정신적인 병들까지 있다. 사랑도 어쩌면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꼭 필요한 그 사랑을 받기가 힘들다. 난 저 가사가 "그냥 조건 없이 사랑을 받고 싶어"라는 말로 들린다. 그냥 누군가 나를 아무 조건 없이 사랑만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보통 조건 없는 사랑이라고 하면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 정도일까. 나머지는 이것저것 따지며 사랑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그게 뭐 연인 사이라고 다를까. 내가 사랑을 100만큼 줬으면 상대도 100만큼 주길 원한다. 내가 100을 줬는데 80이 오면 굉장히 서운하다. 이때부터 상대방의 사랑을 의심한다.
얼마 전에도 쓴 적이 있는 말이지만 나는 행복하지 않을 때 많이 먹는다. 정신적인 허함을 음식으로 채우려는 본능 같았다. 하지만 먹어도 먹어도 그때뿐이다. 배는 불러도 계속 허했다. 사람만 사랑하는 게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일도 없었고 사랑할 하루도 없었다. 그렇다 보니 매일이 우울했고 그냥 먹어버렸던 거다. 집중할 수 없는 무언가가 없을 때 허함을 느꼈다. 아직도 스트레스를 받고 무망감을 느낄 때면 먹는 것으로 보상을 받으려고 한다.
사랑하지 않는 모든 것들은 유치해
아이유가 방송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이 나의 아저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사람이 유치한 이유는 사랑을 하지 않아서야"라는 말이라고. 그리고 그녀는 '백만 송이 장미'라는 음악을 좋아한다고도 했다. 그 가사에 깊이 공감해서라고 한다. 사람이 사람을 아낌없이 사랑하면 유치할 이유도 없고 별나라로도 갈 수 있다는 이 가사 말이다. 이 말을 듣고 보면 사랑은 참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한 사람의 유치함은 없앨 정도로 말이다.
여전히 궁금하다. 남남끼리 유치하지 않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난 조건 없이 사랑만 남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낭만이 없어 보이지만 내 생각은 그렇다. 사랑이 시작되는 이유건 아니면 시작되고 나서건 순수함만 가지고 갈 수 있을까. 그래도 저 가사에 계속 마음이 가는 이유는 뭘까. 현실에서는 안 되는 걸 알면서도 본능적으로는 가난하게 사랑만 받고 싶어서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