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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아끼며 산 날들

아끼지 말고 가자

by 감성기복이
마음을 풀어헤치고 싶다




항상 마음을 아낀다. 그 무엇 하나 쉽게 맘 놓고 좋아 할 수도 없다. 상처받을까 두려워 사람에게도 함부로 마음을 열 수 없고 또 다른 것들에서도 그렇다. 언제부터 그렇게 현실에 눈을 떴는지. 뭐만 하려고 하면 다 현실이 문제다. 결국 나중에는 내가 뭘 좋아했는지조차 잊어버린다. 죽기 직전에서야 후회한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닐 수도 있다.










"뭘 그렇게 재냐. 아끼지 말고 가자"


내가 가장 좋아했던 드라마이고 지금까지도 좋아하는 드라마인 또 오해영에서 나온 대사다. 난 이 말이 너무 좋다. 어쩌면 지금과는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생각해 보면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다 이것저것 따지고 재는 과정이다. 일단 사회생활이라는 것 자체가 눈치 보는 게 일상이고 매일매일 맺는 인간관계들은 모두 마음을 아끼는 과정이다. 아무리 저 사람이 좋아도 한발 물러선다. 나이가 들면서 경험이란 놈에 의해 의심이 가득 생겨서다. 항상 저 사람이 내게 보인 호의보다 적게. 내가 더 많이 주고 내가 더 많이 배려하면 괜히 나만 손해 보는 기분이다. 어렸을 때는 아무 조건 없이 내가 가진 더위사냥을 나눠먹었는데. 그때는 내 돈으로 안 산 거라 그런가? 이제는 작은 것 하나조차 나누기 힘들다.







오늘도 진심을 절약 한다


모르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 눈 뜨기 싫은 삶을 산다. 막연한 기대가 그나마 희망이다.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언젠가는 행복해지겠지. 그리고 오늘을 꾸역꾸역 버텨가며 산다. 그 버티는 힘이 빠질수록 의문이 들어온다. 이렇게 마음을 거스르며 사는 것이 맞는지. 온통 물음표 가득한 삶이 된다. 알맹이 없는 껍데기로 살아가고 있는 거다. 이것저것 재면서 사는 게 현명하게 사는 줄 알았는데 자신을 억누르면서 사는 것이었다. 마음대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까먹었다. 마음을 따라 사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지만 나는 절대 저럴 수 없을 것 같다.










마음을 풀어 헤치고 싶다


극 중 남자 주인공이 이런 말을 한다. "마음을 풀어 헤치고 싶다" 어쩌면 우리는 마음이라는 것이 형체가 없어서 그것을 꽉 묶고 있어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 아닐까. 그는 자신의 죽음을 미리 보았다. 그리고 더이상 마음을 아끼지 않고 살기로 결심한다. 그처럼 정말 죽다 살아난다면 죽기 직전까지 가본다면 과감히 마음을 따를 수 있을까. 그쯤이면 이 마음을 틀어막고 산 날들을 후회하게 될까. 고민한다. 죽기 직전까지 가지 않고 평화롭게 그걸 깨달을 수는 없을까. 아니 진작에 깨달았지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거지. 손에 쥔 것을 놓는 것이 두려우니까. 사실 얼마 가진 것도 없으면서 그것조차 털리는 것이 두려운 거다. 그래서 매일 자신을 갈아 넣으면서 그것들을 움켜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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