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직장인에게 여유는 사치
나는 완벽한 야행성 인간이다. 아니러니 하지만 일을 하고 나서부터 그렇게 바뀌었다. 하루 온종일 중유일한 내 시간이 잠들기 전인데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워 잠을 안자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하지만 난 밤에 유독 모든 일이 잘 되기도 한다. 어지간히 피곤하지 않고서야 밤만 되면 에너지가 솟는다. 그런 나에게 아침에 새벽부터 일어나 나가는 것은 죽도록 힘든 일이다. 하루 종일 몽롱하게 살아야 한다. 특히 출근을 위해 허둥지둥하며 준비하는 모습을 볼 때면 그렇게도 애처로울 수가 없다.
직장인에게 여유란 사치다. 출근 준비부터 퇴근까지 항상 바쁘게 움직여야만 한다. 그게 직장인들이 살아가는 법이고 또 살아남는 법이다. 회사가 아무리 한가해도 나까지 한가해서는 안된다. 일이 없어도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때로는 윗사람 눈치 때문에 혼자 바쁜 척을 해본 적도 있다. 이런 게 몸에 배어서 그런지 원래 밥도 느리게 먹는 스타일이었던 나는 일을 하면서부터 그 속도가 빨라졌다. 어디 그것뿐인가. '빨리빨리'가 습관이 되다 보니 집에 와서도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데 모든 일을 굉장히 급하게 할 때가 있다.
직장인의 여가 시간 = 요양 시간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 직장을 다니면서도 자유를 즐길 수 있어! 퇴근 후의 삶과, 그리고 주말의 삶이 있잖아! ". 그런데 불행히도 내가 겪은 바로는 그게 불가능했다. 일단 회사에 있는 시간만 9시간, 출퇴근 시간 1-2시간 까지 합하면 하루가 거의 몽땅 날아간다. 다행히 칼퇴를 할 수 있고 회사도 가까워 저녁 시간이 남는다고 치자. 하지만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생각만큼 많지 않다. 내 경험상 필라테스 하나를 들으려고 해도 그 시간이 모든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이기에 피크 타임이었고 매번 자리를 구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생돈 몇십만 원을 날린 기억이 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아침 일찍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빨리 집에 들어가 씻고 자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주말의 삶은 온통 내 것일까? 내가 쉬는 날은 다른 직장인들도 쉬는 날이다. 어디를 가고 무언가를 하려면 치열한 경쟁과 치열하게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한다. 결국 시간이 있어도 이래서 못하고 저래서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체력이다. 이건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심하게 저질체력이라서 일하고 나면 아무것도 못하겠다. 쉬는 날도 대부분 그냥 뻗어 있다. 해도 최대한 에너지 소비가 덜 되는 것들을 하려고 한다. 티브이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들 말이다. 직장인의 여가시간은 요양 시간인 셈이다.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걸까, 아니면 살려고 돈을 버는 걸까
저 인터뷰에서 행복이라는 질문에 그 답이 너무 공감 갔다. 아침에 급하게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생각해보면 얼마나 큰 행복인가. 매일 아침을 여유롭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아무한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돈을 쌓아놓지 않는 이상 나중에 나이가 들어 퇴직을 하고 나서야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것을 지금 당장 누릴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날아갈 것처럼 행복하다.
물론 백수가 되어 그 어디도 나갈 곳이 없어 아침이 여유롭다 하면 그게 행복한 것은 아니다. 나는 저 말에 ' 조건부 시간의 자유 ' 라는 키워드를 넣고 싶다. 한마디로 돈이 있고 시간도 있을 때를 말하는 거다. 직장인들은 돈을 벌어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굳이 찾으라면 통장에 찍힌 월급을 봤을 때 단 몇 초? 정도랄까. 으리으리한 직업 아닌 이상 일반적인 직장인은 이 물가에, 이 집값에 이 월급으로 한 달 먹고 살기에도 빠듯하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걸까, 아니면 살려고 돈을 버는 걸까' 어느 순간 주객이 전도 되었다. 당연히 살려고 돈을 버는 거겠지만 솔직히 이번 생은 일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직장인에게 행복이란?,,,,,,, " 자유 "
살면서 돈을 많이 벌면 좋은 점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너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누군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놀랐다. "돈이 많으면 좋은 점이 자유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분은 말했다. 자신의 목적은 돈이 아니었다고. 자유를 얻고 싶었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버는 거라고 말이다.
그동안 내가 원하는 것이 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나 역시 자유를 원했다.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자유,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자유. 내가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는 자유. 그 수단으로 돈이 필요했던 거였다. 그런데 한평생을 어디에 얽매여 하루 종일 돈을 위한 돈을 벌어야 한다면 적어도 나한테는 그것만큼 끔찍한 일은 없을 것 같다.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들도 비슷한 생각일 거라 생각한다. 회사는 감옥 같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모두들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이유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자유가 중요하다. 그리고 직장처럼 자유가 없는 곳에 있다 보면 더더욱 그것을 갈망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직장인에게 행복이란? 이라고 묻는다면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 하루가 온전히 내 것인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