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 말 것
모든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 말 것
나는 직장 생활한 지 몇 년 안되었을 때 만나는 모든 윗사람마다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예를 들어 상사들마다 일하는 스타일이 다 다를 경우 그걸 빨리 캐치하고 그들에게 다 다르게 맞췄다. 어디 그것뿐인가. 그들이 아침마다 어떤 커피를 마시는지 알아차려 먼저 그것을 준비해 주는 센스. 이것 또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이다. 처음에 나는 일적으로만 눈치가 빨랐다. 그들의 취향 같은 건 내 관심 밖이었다. 난 그들에게 인간적으로 잘 보이고 싶은 것보다 직원으로서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봤더니 나의 동료들은 모두 그들이 아침에 어떤 커피를 마시는지 알고 있었다. 나만 모르고 있었다. 나름 눈치와 센스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참 뒤떨어졌던 것이다. 그 뒤로 나는 더 챙길 것이 많아졌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쓸모없는 짓이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이다.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그런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게다가 인간관계는 쌍방향 소통이다. 손바닥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뜻이다. 내가 그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한만큼 그 사람도 나를 좋게 봐줘야 서로 좋은 감정이 되는 것이다.
직장도 어쩌면 이와 같다. 나와 마음이 맞는 동료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동료도 있다. 나를 좋게 봐주는 상사가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상사가 있다. 물론 같이 일하면서 그 선입견이 바뀌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처음에 나는 직장에서는 일만 잘하면 누구한테나 이쁨을 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상사와도 팀원들과도 성격이 잘 맞아야 일에서도 손발이 잘 맞는다. 만약 그렇지 않은 경우 심하게 말해 '파국'이다.
직장에서의 궁합
연인들이 애정 궁합을 본다. 요즘에는 결혼할 때 시어머니와의 궁합도 본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과 사람이 서로 얼마만큼 맞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왠지 이 궁합이란 것이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도 있는 것 같은 생각을 한다.
되돌아보면 어떤 팀은 나랑 참 잘 맞았고 어떤 팀은 나랑 정말 안 맞았다. 나의 경우 차분한 사람들과 있을 때 잘 맞는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 그런 순한 분들이 모인 팀을 만날 때가 있다. 나랑 잘 맞는 팀에 있을 때는 당연히 조직에 대한 애정도 넘친다. 만약 누군가 퇴사를 하거나 다른 데로 발령이 나면 그게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나 역시도 그 팀을 떠나기 싫었다. 당연히 팀워크도 좋았고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었다. 크게 화가 나는 일도 거의 없었다. 출근하는 것은 그때도 싫었지만 적어도 그게 사람 때문은 아니었다.
하지만 행복이 있으면 불행이 있다고 그 반대였던 경우도 있다. 대부분 드센 사람들이 모여 있던 곳이었다. 더 고급진 표현을 쓰고 싶지만 '드세다'라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때는 출근하는 게 지옥 같다. 그리고 그 이유는 사람 때문이다. 일이 힘든 건 참아도 사람이 힘든 건 참기 힘들다. 매일 같이 들들 볶고 볶이는데 죽을 맛이다. 하루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는 일이다. 아주 난감한 상황이다. 팀워크도 당연히 안 좋아 실수도 많고 그 실수에 대해서는 서로 죽일 듯이 달려든다. 여러모로 불화가 많다. 인정하기 싫지만 직장에서 일할 때도 자신과 맞는 사람들을 팀원으로 만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팀 분위기의 8할은 팀장 몫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있다. 왜 같은 성향의 사람들끼리 이렇게 모이는 걸까? 사교 모임도 아니고 회사에서 정해준 조직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걸까? 그 답은 '가장 윗사람' 에게 있다. 그 팀 혹은 그 부서의 분위기는 그곳의 총책임자의 성향을 따라간다. 그래서 같은 팀이라도 리더가 바뀌면 그 팀의 분위기도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아무리 성향이 차분하고 순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도 아주 드센 상사가 와서 달달 볶는다면 그들도 계속 순한 모습만 보일 수는 없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짜증이 나니 그것이 표정에 드러난다. 반대로 아무리 성격이 괄괄한 사람이더라도 너그러운 리더를 만나면 그 사람이 바뀔 수 있다. 그래서 리더십이 중요한 것이고 인적자원을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실적의 핵심 키가 되는 것이다.
나를 알아봐 주는 상사
좋은 팀을 만나고 나와 맞는 사람들을 만나 일하는 것도 운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파도가 오면 파도를 타는 것일 뿐 그것을 거스를 수 없다. 내가 아무리 잘 보이려고 해도 나를 끝까지 안 좋게 보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별 노력을 안 해도 나와 성격이 맞아 잘 지내게 되는 사람이 있다. 학교나 직장이나 인간관계는 거기서 거기다. 단 어른이고 학교와는 다르게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좀 더 컨트롤할 수 있을 뿐이다.
한 사람이 나를 낮게 평가한다 그래서 내가 일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저 그 사람과 내가 안 맞아서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말 일을 못하는 사람은 한 사람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같은 평가를 받는다. 그게 아니라면 단지 이 팀이 나와 안 맞는 것이고 , 이 상사 스타일에 내가 아닌 것이다. 그러니 괜히 내가 주눅 들고 움츠러들 필요가 없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다 보면 나를 알아봐 주는 상사를 만나 날개를 다는 날도 온다. 오 차장을 만난 장그래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