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못해서 걱정이라면
걱정 말아요 그대
일을 못해서 걱정이신가요?직장에 오래 있다 보면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많이 본다. 특히 신입이 들어왔을 때 저 사람이 일을 잘할지 못할지, 일머리가 어느 정도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라는 말을 알 것이다. 직장에서 신입을 볼 때 딱 이런 눈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그들의 떡잎이다.
저는 그 떡잎에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는 한 사람에게 바라는 역량이 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시간과 일이 느는 속도가 비례하지 못한다. 일 년이 지나도 신입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들어왔을 때부터 시키는 일들을 너무나도 척척 잘 해내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 퇴사하는 사람들을 보면 전자이다. 그들도 자신의 역량을 잘 알고 있다.
이들은 보통 퇴사의 루트가 이렇다. 처음에는 일을 못해도 이해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같은 자리에 있으면 윗사람들에게도 동료들에게도 '일 못하는 직원'이라는 이미지를 새기게 된다. 그렇다 보면 직장에서 받는 대우도 달라진다. 일단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으며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는 사람도 없다. 어떤 일을 해도 항상 걱정의 눈초리를 보낸다.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도 이러한 분위기를 모를 리 없다. 그리고 노력해도 일이 늘지 않는 스스로를 자책하고 자괴감에 빠진다. 심하면 자신이 이 회사에서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기며 그나마 있던 일에 대한 흥미도 잃어간다. 그렇게 그들은 퇴사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마침내 품고 있던 사직서를 내놓게 된다. 하지만 나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저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일 못하는 사람의 종류
일을 못하는 사람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1. 잘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안 따라주는 사람
2. 일에 관심도 없고 노력조차 안 하는 사람 - 월급 루팡
사실 1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미움은 받지 않는다. 중간 관리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격려를 해주고 싶고 기다려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왜 일을 못하냐며 다그치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 물론 안 그러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퇴사하기보다는 시간이 걸려도 회사에 좀 더 오래 남아주기를 바란다. 자신들이 계속 노력하는 이상 그들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분명 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2번이다. 한마디로 답이 없다. 다른 말로 월급 루팡들이다. 이 사람들은 다그치고 말해도 듣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사실 윗사람들의 손을 떠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정말 힘들다. 그 사람이 하지 않는 일까지 누군가는 다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미안한 말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속으로 ' 저 사람 언제 나가나' 하며 기다리게 될 것이다.
일이란 분명 잘하게 되어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일을 정말 못했다. 거기에는 내 성격도 한 몫했다. 나는 덜렁거리는 성격을 지녔다. 꼼꼼하고 차분하지 않다. 학교 다닐 때도 시험을 보고 나면 제대로 읽지 않고 풀어 틀린 문제들이 많았다. 그런 내가 지금은 차분하다는 말을 듣는다. 나도 이 말을 듣기까지 오래 걸렸다. 대부분 일을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 이해력이 딸려서라던가 머리가 나쁘고 좋고의 문제는 아니다. 이런 나도 바뀐 걸 보면 누구나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다. 직업병이라는 게 괜히 생기는 게 아니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그 버릇이 쌓여 습관이 된다. 그러면 어느새 직장 밖에서 무슨 일을 할 때도 그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하나다. 자신이 일을 못한다고 생각해서 자괴감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1번과 같은 사람들이 퇴사를 하는 것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 이끌어주고 같이 가고 싶은 동료인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말이다. 직장에서 하는 일이란 대부분 반복적인 업무이다. 처음에는 습득력의 차이가 있더라도 똑같은 일을 매일같이 몇 년을 하는데 못할 수가 없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 지금 당장 일을 못하는 것은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 아직 그 일이 내게 익숙하지 않아서 이다.
직장에서 모두가 일을 잘하는 사람만이 있을 수는 없다. 부족한 부분을 서로 도와가며 일해야 한다. 그래서 동료애가 필요한 거고, 그래서 상사가 있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자책하며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 대해 친한 동료나 상상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것도 좋다. 대부분은 다들 도와주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자기 생각에 빠져 혼자 고립되어 지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일은 절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힘들면 도움을 청하자. 모두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