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과 적성
얼마 전 보험일 하시는 분을 상담해드린 적이 있다. 고민 내용은 이랬다. 보험을 10년째 하고 있는데도 성과가 나지 않고 평범한 직장인의 월급 정도도 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다 어떤 달은 잘 되기도 했지만 정말 어쩌다 가끔이고 잘될 때도 200 후반 수준이라고 했다. 들으면서 내심 심각하다고 느꼈다.
그분에게 감히 몇 가지 문제점을 짚어드렸다. 일단 내가 보기에 그분의 성격과 보험 영업은 맞지 않았다. 스스로도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느꼈고 상황에 맞게 이것을 선택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 외에도 기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영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주 짧은 식견이지만. 아니 사실 식견이라고 말 못 하고 그냥 뇌피셜이다. 결론적으로 그분은 그래도 보험을 놓지 못하겠다고 했다. 언젠가 잘되면 대박이 난다 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고, 그 지점까지 가보고 싶다고 했다. 나도 더 이상 말릴 수 없었고 말린다고 될 것 같지도 않아서 대화를 끝냈다.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차이점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우선 일반 직장인과 자영업자의 차이부터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직장인 이란 남의 회사에 속해서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이고 자영업이란 자신이 직접 경영하는 사업을 뜻한다. 즉, 자영업자는 자기가 자신에게 월급을 줘야 한다.
나는 보험도 자영업이라고 생각한다. 영업직이란게 대부분 그렇다. 내가 잘해야 벌 수 있다. 보험이란 내가 영업계획을 짜고 발로 뛰고 맨투맨으로 사람과 접촉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내가 일을 주지 않는다. 누구도 나에게 지시하지 않는다. 명함 하나 가지고 나를 브랜딩 하는 것부터 판매까지 모두 다 나의 몫이다. 반면에 직장인은 어떤가. 실수를 해도, 일을 못해도, 사고를 쳐도 한 달 일하면 월급이 나온다. 매일 회사에 나가면 나에게 할당된 업무와 책임이 있고 그것을 수행하면 된다. 자신이 어떻게 해야 회사를 일으킬지 그런 고민을 해본 직장인은 아마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 사업이 아니니까. 오히려 이런 큰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네 일이나 잘해라" 하는 쓴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면 되는 직장인은 사실 적성이란 게 크게 필요 없다. 물론 적성에 맞으면 좋겠지만 안 맞아도 월급은 나온다. 성과를 못 내도 기본급이란게 있다. 그런데 사업은 다르다. 사람 만나는 것을 너무 싫어하는 사람이 장사를 한다면 어떨까? 내가 관심도 없는 아이템을 판다면 어떨까? 안될 확률이 크지만 잘 돼도 괴롭다. 내가 바뀌던가 일을 바꾸던가 둘 중 하나는 해야 한다.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 사업과 적성
<대화의 희열>이라는 프로그램에 백종원 님이 나온 적이 있다. 백종원 님은 원래 인테리어 사업도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인테리어 사업은 결국 잘되지 못했다. 당시 백종원 님은 인테리어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고 한다. 반면 음식에는 관심이 많았기에 쌈밥집은 엄청 대박을 쳤다고 하신다. 그 일화를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 인테리어 사업은 나랑 안 맞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훤하게 보인다. 그래서 나는 식당을 하는 사람들에게 식당에 대해서 모르면 하지 말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끝까지 성과를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에서는 힘들더라"
내가 상담해 드린 분에게 나는 '적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설명했다. 그분의 나이는 60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이 60에 적성이라니. 아마 듣는 그분은 어이가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단어만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이었다.
'좋아하는 일' 이라는 환상이 적어도 사업에는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관심 있는 아이템을 선정해야 하고 그것을 팔아야 한다. 그것도 모른 채 주먹구구 식으로 뛰어들면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 면에서 내게 고민을 이야기했던 보험 설계사 분도 같은 맥락이다. 그분은 끝내 자신을 일에 맞춰가겠다고 했지만 차라리 다른 일을 찾았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