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의 법칙' 이라고 쓰고 '인생의 원리' 라고 읽는다
때는 바야흐로 수험생 시절. 수능 준비로 한창 인강을 들을 때였는데 그때 수학 선생님이 강의를 하다가 이런 말을 했다. "공부는 관성이야. 하면 계속하게 돼. 쉬면 안 돼!" 맞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나는 특히 그랬다. 공부를 안 하기 시작하면 책상에 한번 앉기가 그렇게 힘들었다. 매번 내일부터 내일부터... 하면서 미루다가 시험기간이 다 되어서야 시작했다. 그러다가 시험기간에 한 일주일 정도 꾸준히 공부하면 또 계속할 수 있을 것 같고,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때 딱 했어야 하는데.... 하지만 시험이 끝나면 이제 좀 쉬지 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고, 학창 시절 내내 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했던 것 같다.
휴가를 다녀오면 일하기가 더 힘들다 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언뜻 생각하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쉬다 왔으면 더 힘이 나야 하는 거 아닐까?' 하지만 실제로는 아닌 게 맞다. 주 7일을 내리 일하는 것보다 일주일 쉬고 와서 일하는 게 더 힘들다. 쉬면 계속 쉬고 싶다. 아마 우리 몸이 쉬는 것에 적응을 해서 그런 것 같다. 다시 일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만약 그런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보통 직장인들은 여기에 해당사항이 없을 것이다.
얼마 전부터 자투리 시간마다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나의 목표는 단 한 장이라도 '매일' 읽는 것이었다. 한 한 달은 잘한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 피곤해서 건너뛰다 보니까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한 달이 되었다. 책 읽기와 같이 시작한 토익공부도 마찬가지다. 퇴근 후 저녁에 항상 하기로 마음먹었었는데 잠이 내 의지를 너무 쉽게 이겨버린 어느 날부터 멈춰버렸다. 분명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건데도 한번 안 하니까 계속 안 하게 되더라.
나는 꾸준함이 모든 것을 이긴다 라는 말을 어느 정도 믿는다. 그래서 내가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면 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트는 힘들지만 계속하다 보면 의식적인 힘을 들이지 않아도 관성의 법칙이 작용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관성을 거스르는 게 더 힘들 때까지만 꾸준히 한다면 어느 정도 궤도에는 이르게 될 거라고 믿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그렇게 되고 싶다. 하지만 오늘도 내 관성에는 끊임없이 위기가 온다. 매일매일 피로와 싸우다 결국 백기를 들고 마니 말이다. 여러분은 부디 백기를 들지 않기를. 꼭 승리의 깃발을 휘날리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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