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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인생의 미로 속에서 꺼내줄 질문

by 감성기복이
Screenshot 2022-12-11 at 18.47.32.JPG 당신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지난주 누군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 OO 씨가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세요?" 순간 생각이 멈췄다. 분명 나는 나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글쎄요...." 이게 내 대답이었다.


"제가 언제 행복한지 잘 모르겠어요..."

" 어.... 그건 너무 슬픈 거 아닌가요...?"


나중에 그 자리를 떠나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나는 왜 그 질문에 답을 못했을까. 정말 행복한 순간이 없어서일까? 아니다. 분명 행복할 때는 있었다. 길진 않아도 짧게 몇 초 동안 ' 아 이런 게 행복이지' 하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그 후 며칠 동안 그 질문에 꽂혀 내가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지를 계속 생각했다.








버스에서 창밖을 보면서 음악을 들을 때


내가 가장 빈번하게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달리는 버스에서 헤드셋으로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고 음악을 들으며 생각에 잠길 때. 나한테는 그 순간이 일상의 힐링이고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나는 버스 타고 멀리 나갈 기회가 생기면 은근히 기분이 좋다. 그리고 때로는 생각정리를 하려고 일부러 버스에 올라타 서울 한 바퀴를 돈 적도 있다. 그게 습관이 되었는지 꼭 멀리 가지 않더라도 버스에 올라타며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요즘은 많이 그러지 않지만 예전에 많이 우울하고 생각이 많았을 때는 이런 시간을 정말 많이 즐겼고, 혼자 훌쩍훌쩍 울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만났을 때


난 참 카페를 좋아한다. 일을 해도 카페에서 하면 잘되는 것 같다. 사람마다 맞는 공간이 있는데 난 독서실보다는 이렇게 탁 트인 카페가 더 좋다. 고등학생 때 독서실에서 잠깐 공부를 했었는데 사방이 막히고 심하게 조용한 그 공간이 나에게는 오히려 더 죽을 만큼 힘들었다. 집중은커녕 잠만 잤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 알게 되었다. 나한테 맞는 공간이 따로 있구나라는 것을.


좋은 카페에서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만난다면 더욱더 금상첨화일 수가 없다. 정말 행복한 순간이다. 커피의 맛을 잘 아냐면... 그건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커피의 맛은 알 수 있다. 약간 산미가 있고 고소한 향의 진한 커피를 좋아한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만난다는 것도 쉬운 게 아니다. 그래서 이런 커피를 만난 그 순간 또 잠시 행복하다.



자기 관리를 할 때


예전에는 몰랐던 요즘 느끼는 행복이다. 다른 것보다 밀도가 높은 행복인 것 같다. 좀 더 나를 채워주는 행복 말이다. 운동을 하고, 예쁜 옷을 입고 꾸밀 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며 행복하다. 눈에 바로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할 수밖에 없다. 즉각적인 만족감과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이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에 내면을 채우는 것도 추가하고 싶다. 영어를 공부하거나 책을 읽거나 내가 발전된다라고 느끼면 그것도 행복한 일이다. 물론 이런 것들은 결과가 아주 늦게 나오거나 혹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은 누구에게 아주 중요한 성취감이다.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을 때


인생의 행복을 좌우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무런 주저 없이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나는 사람에게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다. 혼자가 좋은 사람이다. 그런 나도 '사람' 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나도 사람 때문에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고 유독 좋은 사람들이 많았던 시기가 있었다. 내 주변의 관계가 불안할 때는 내 인생도 같이 흔들렸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람은 사람에게 받는 영향이 크다. 반면 좋은 사람들이 많을 때 그들과 함께 웃을 때 가장 행복했다. 아무리 독립적인 사람이라도 그럴 거라 생각한다.








미로 속에서 자신을 꺼내 줄 질문


자신이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더 행복하게 살 확률이 높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 우리는 저 질문을 할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아간다. 먹고사는 게 바쁜 와중에 내가 행복한 것들을 챙기며 사는 사람이 주위에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확실히 자신의 행복을 챙기며 사는 사람을 보면 활기가 넘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쳐난다. 스트레스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분명 출구가 있어야 한다. 그들은 그 출구가 어딘지 아는 사람이다. 그것을 모르면 영원히 미로 속에 갇혀 주위만 뱅뱅 돌게 되는 것은 아닐는지. 그러니 가끔은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해 보기를.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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