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함의 덕목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런데 그 열심히의 기준이 유독 높으면 문제가 된다. 자신의 몸을 갈아 넣으며 직장 생활을 하면 열심히는 할 수 있을지언정 오래 하지는 못할 거다.
열심히 해도 월급은 똑같아
세 명의 사람이 있다. 자신의 인생에 일 밖에 없는 것처럼 열심히 하는 사람, 열정적이지는 않지만 그냥 주어진 일을 다하는 사람, 주어진 일도 안 하는 사람. 여기서 팩트 폭격은 세 사람의 월급은 같다는 거다. 그렇다면 첫 번째 사람의 경우 월급 외에 얻는 다른 이점이 있어야 할 텐데 그게 뭘까. 인사고과가 좋다는 점? 회사 사람들의 이쁨을 받는다는 점? .... 만약 저 사람이 일이 자신의 천직이어서 별다른 노력하지 않고도 저절로 '열심히'가 되는 거라면 상관없다. 그렇지만 힘을 쥐어짜서 '열심히' 하는 거라면 언젠가 번아웃이 올게 분명하다.
계속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아이러니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대부분 일을 잘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럼 상식적으로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배려를 해줘야 할 것 같지만 회사라는 곳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일을 잘 하는 사람에게 더 시킨다. 그래서 이 사람은 점점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그 많아지는 일을 또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더 바쁘게 열심히 일해야 한다. 결국 열심히의 악순환에 빠지는 거다. 그래도 이 사람들은 자신이 인정받고 있음에 기뻐 하며 회사를 다닐지 모르지만 같은 월급을 받으면서 자신보다 일을 적게 하고 칼퇴근을 하는 동료를 보면 현타가 세게 올지도 모른다. 그래서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갑자기 퇴사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적당히'가 최고의 덕목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간단하다. 적당히 하면 된다. 앞에 나서지 않으면 된다. "제가 해보겠습니다"라던가 "저를 믿고 맡겨 주십쇼" 라는말을 지양하면 된다. 자신이 해당하는 직급에 맞게 선을 지켜 일하면 된다. 물론 자신이 책임자이거나 혹은 어떠한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기에 있다면 그때는 나서서 일하는 것이 당연하고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 만으로도 벅찬데 그 이상의 초과 업무를 굳이 찾아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가늘고 길게
열심히도 중요하지만 오래 다니는 것도 중요하다. 이 일을 내가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거다. 초반에 너무 열심히 하다가 지쳐 진급도 전에 퇴사를 하게 된다면 그동안의 모든 열심히는 수포로 돌아간다. 반면에 자신의 생활을 지키며 일을 해 온 사람은 오래 다닐 확률이 높다. 이 사람들은 직장에 만족감을 느낄 확률도 굉장히 높다. 자신이 일 때문에 피해 보는 게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심히 한 사람들은 점점 불만족할 확률이 높다.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일에 몰두한 것에 비해 보상이 너무 적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점점 일이 싫어지고 주변 사람들은 사람이 변했다며 수군거리기 시작한다. 직장 생활은 무조건 오래 살아남는 사람이 위너다. 최대한 가늘고 길게 버텨야 한다. 그러려면 개인과 회사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마치 시소 놀이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