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우리 학생이 교실에서 수업을 듣기 힘들어하네요. 이번 시간에 보건실에서 좀 쉬게 해도 괜찮을까요?”
"네."
그렇게 학생은 담임 선생님과 함께 보건실로 들어왔다.
아이의 얼굴을 빠르게 보았는데, 주위 사람들에게 괜히 폐를 끼치고 있는 건 아닌가 조심스러워하는, 그런 기색이 느껴졌다.
이제 막 입학한 1학년. 새로운 학교에 온 지도 겨우 2주 남짓.
교실도 낯설 텐데 보건실은 얼마나 더 어색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디가 아파서 왔니?”
보건교사라면 일상적인 질문이지만, 아이는 약간 머뭇거리다 조용히 입을 열었다.
“…배가…”
보건일지에 기록하려고 아이의 이름을 찾다 보니, 지난주 건강기초조사서를 바탕으로 짧게 상담했던 기록이 있었다.
'작년에 장염 진단받고 00병원에서 약 처방받아 복용 중'
아이가 기운이 없고 얼굴도 꽤 창백해 보였다.
이럴 땐 자세한 문진보다는, 먼저 편안하게 안정을 취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침대에서 쉬도록 했다.
잠시 후,
기다리는 다른 학생들의 처치를 모두 마치고 다시 침대로 가보았다.
아이는 양손으로 배를 감싼 채,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많이 아프니?"
"네"
"누워있기 힘들 정도로 아파?"
고개를 숙인 채, 바닥만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약은 먹었니?"
또 끄덕인다.
담임선생님은 수업 중이셨기에,
교무실을 통해 보호자 연락처를 확인하고 전화드렸다.
20분쯤 지나 아이의 어머님이 보건실에 도착하셨다. 문을 열자마자 아이의 상태를 살피며 다가오셨다.
"병원에서 준 약을 먹었다는데 많이 아픈지 눕지를 못하고 있네요. 지금 다니는 병원이 대학병원이라 지금 바로 진료 보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근처 병원이라도 가셔서 수액을 맞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어머님은 그러겠다고 말씀하셨다.
아이가 혼자 걷기 힘든 듯 어머님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보건실 문을 나섰다.
며칠 뒤, 보건실 문 노크 소리가 아주 작게 들렸다.
'잘못 들었나? 싶어 문 쪽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더니,
며칠 전 복통으로 힘들어서 어머님의 부축을 받고 갔던 그 아이가 서 있었다.
창백한 얼굴, 힘겨운 표정.
지금이라도 금방 쓰러질 것처럼 보였다.
"괜찮니?"
"...아파요."
자동반사처럼 아이의 팔을 잡아 침대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 몸으로 혼자 어떻게 보건실까지 걸어왔을까...
곧바로 어머님에게 전화드렸고, 잠시 후 어머님이 오셨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이상 소견은 없었고
당분간 약을 먹으며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단다.
나는 조심스레 여쭈었다.
"어머님, 혹시 내과에서 검사상 이상 소견이 없으면, 다른 과로 의뢰해서 진료를 받아보라는 얘기는 없으셨나요?"
어머님은 없었다고 하시며, 다른 병원을 예약해 볼 생각이고, 보약도 먹여보려고 한다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잠시 멈칫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무언가 말을 덧붙이는 건 조심스러웠다.
내 머릿속에 떠오른 가능성들은, 일단 조용히 마음속에 잠시 담아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