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원세상 Feb 16. 2024

착한 미용실 VS 나쁜 미용실_2

지난번에 이은 착한 미용실 VS 나쁜 미용실 2탄입니다.


그동안 미용은 도제제도로 움직였습니다. 도제제도란 중세 유럽도시의 수공업 기술자 양성제도로 유럽 도시에는 동직조합(길드)이 있었는데, 그 내부조직은 도장인 ·장인 ·도제라는 3가지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도제제도는 독일에서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당시는 도장인 자격으로서 일정 연한의 도제수업을 필요로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것이 의무로서 제도화된 것은 14세기 후반부터입니다. 수업기간은 대륙에서는 2∼8년, 영국에서는 약 7년이었는데, 이 기간은 도장인 집에서 침식을 함께 하면서 기술을 연수하였습니다.


도제 기간을 마치면 다시 3년 정도의 장인 과정을 거치고, 장인 기간을 마치면 도장인 시작품(試作品)을 동업조합에 제출하여 기능심사에 합격해야 했고, 그 이후에 한 사람의 도장인으로서 독립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세 말기 이후에는 독립된 도장인이 되는 일은 매우 어려워 후계자 양성이라는 본래의 뜻도 쇠퇴하였습니다.


그 후 공장제수공업의 발전에 따라 도제제도는 해체되었으나, 동직조합의 자치와 긍지의 전통은 유럽사회에 오늘날까지 남아 있습니다.


 도제제도의 교육적 특징은 교육자와 도제와의 관계가 인격적 관계였다는 점과 기술교육과 인간교육이 병행하여 이루어졌다는 점, 장래의 지위를 보장하는 교육이었다는 점 등입니다.


한동안 미용실 보조생과 커피숍 아르바이트생을 비교하며 유명커피숍 아르바이트비도 최저시급을 받는데, 미용실 보조는 월 기본 생계비도 안 되는 돈을 받으며 비인간적인 대우 속에 생활한다며 법적인 문제까지 들고 나왔습니다만, 곰곰이 따져서 생각해 보면 미용실 보조는 장래 미용인이 될 것이지만 커피숍 알바는 잠시 지나가는 과객일 뿐이지요. 결코 비교할 수 없는 위치입니다.


커피숍 알바는 커피 내리는 법을 몰라도 되지만 미용실 보조는 평생 직업이 될 것이기에 보조하는 것 자체가 교육입니다.


물론 때로는 정말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생활하는 보조들도 있었지만(예전얘기입니다), 결국 그들은 자신의 평생직장에서 사용할 기술을 연마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거기에 기본 생계비가 법적 시급으로 책정된다면 정말 근사한 일일 거라 생각했습니다(물론 지금은 시행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용실 보조들은 정말 힘이 들거든요. 종일 샴푸를 해야 하고 청소며 잔심부름을 해야 합니다 손은 퉁퉁 부어 샴푸독이 오르고 종일 서있어야 하는 관계로 다리엔 하지 정맥이 옵니다. 여느 고급 식당처럼 점심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어서 고객이 오면 밥도 먹지 못하고 일을 합니다. 아침에 조금 먹은 간식이 전부일 때도 있다고 합니다.


 인간적인 대우로 치사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그래도 그 과정을 이겨낸 디자이너들은 평생직장의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자신의 살롱을 오픈합니다.


그런데 자신이 그렇게 힘들게 배웠으니 후배는 편하게 해줘야 하는데 또 반복됩니다. 마치 시집살이한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되면 더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키는 것처럼 말이죠.


또 이상한 것은 그렇게 해서 성공한 사람은 말이 없는데 실패하고 중도포기한 사람들이 말이 많습니다. 물론 보조에게 최저시급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만, 분명한 건 상황이 다르다는 것도 알아야 합니다.


손님을 대하는 응대법이나 샴푸법, 기본 미용 기술 등, 미용실에서가 아니면 자신이 개인적으로 돈을 내고 따로 수강해야 하는데. 사실 배보다 배꼽이 더 큽니다.


지금은 이미 실행되고 있지만, 미용보조를 법정 급여로 시작하게 된다면 먼저 선행해야 하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일단 최저 임금제는 실행되고 있지만, 그전에. 예약제가 정립되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미용시술 단가는 더 올라야 했습니다. 왜냐면 부동산과 인건비는 오르는데 미용요금은 오히려 몇몇 살롱을 빼고는 곤두박질치고 있으니 말입니다.


미용실 보조는 저마다의 기술을 외부에서 확실히 익혀서 살롱에 취업해야 합니다. 취업하는 순간 바로 고객과 마주하면 됩니다. 미용대학이 많이 생겼지만 실제적인 살롱워크를 가르쳐서 내보내는 곳은 없습니다. 바로 현장투입이 가능한 디자이너를 양성해내야 합니다.


앞으로 미용실의 보조는 점점 줄어들 테고(지금은 이미 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풀 서비스 시스템으로 가게 된다면 하루 10명의 고객을 만나던 디자이너가 그 절반도 못 되는 고객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래도 그 유지비가 나오기 위해서는 단가를 올리는 수 밖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미용인들에게는 오히려 더 안정적인 방법입니다. 많은 노동을 해서 손목에 무리가 가고 어깨가 아프고 건강을 담보로 하는 것보다 말이죠.

 

모두가 세상의 변화를 꿈꾸지만 아무도 자신의 변화를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서비스가 요구됩니다.


우리는 조급한 인생을 살면서 참아야 할 일이 많습니다. 인내는 비겁과 무능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의 일부분으로 마음의 수양이며, 비겁함이 아니라 강자의 도량인 것입니다.


또한 자기는 움직이지 않고 남을 움직일 수 있으며 일보 물러남으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으며,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를 되어 자신을 한층 발전시키는 힘이 됩니다.


직선은 곡선을 이길 수 없습니다. 조금만 부드럽게 융화하고 양보하며 사는 지혜가 절실할 때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