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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세상 Sep 29. 2022

인생의 인터미션(Intermission)

제사 때 사용하는 삼실과(三實果)는 대추, 밤, 감을 말합니다. 선조들의 지혜가 여기서도 돋보이는데 이 삼 실과에는 각각의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대추(棗)에 관해 말해 보자면 대추의 특징은 한 나무에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열리며 꽃 하나가 피면 반드시 열매 하나가 열리고 나서 꽃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헛꽃은 절대로 없다고 합니다. 사람도 그 의미를 함께 해서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반드시 자식을 낳고서 죽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제상에 대추가 첫 번째 자리에 놓이는데 이는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뜻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로는 밤(栗)은  다른 식물의 경우 나무를 길러낸 첫 씨앗은 땅속에서 썩어 없어져 버리지만, 밤은 땅 속의 씨 밤이 생밤인 채로 뿌리에 달려 있다가 나무가 자라서 씨앗을 맺어야만 씨 밤이 썩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밤은 자기와 조상의 영원한 연결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자손이 수십수백 대를 내려가도 조상은 언제나 자기와 연결되어 함께 이어간다는 뜻인 것입니다. 신주를 밤나무로 깎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감인데,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이 천지의 이치이지만,  감만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감 씨앗은 심은 데서 감나무가 나지 않고 대신 고욤나무가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3~5년쯤 지났을 때 기존의 감나무 가지를 잘라 이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야 그다음 해부터 감이 열립니다. 이 감나무가 상징하는 것은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다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가르치고 배워야 비로소 사람이 된다는 뜻입니다.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데는 생가지를 칼로 째서 접붙일 때처럼 아픔이 따릅니다. 그 아픔을 겪으며 선인의 예지를 이어 맡을 때 비로소 하나의 인격체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는 우리가 살아가는 주위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을 만큼 현명하고 지혜로운 것들이었습니다.      


열매가 달려야 하는 나무라면 누가 그 나무에 열매가 없기를 바라겠습니까?

열매가 달리는 나무라면 능히 풍성한 열매를 맺어야 그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 열매라 함은 부지런함 속에서 맺어지는 것입니다.     


자신을 조이는 적당한 나사와 자신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부여해 줄 수 있는 적당한 인터미션을 두고 하루를 보낸다면 새로운 시간이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내일이란 단어는 필요 없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가 자신의 땅 타라를 보며 외치던 소리, “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거야.....” 하지만 그 내일이라는 것은 오늘 이 시간에 충실하지 않으면 아무 쓸모없는 시간이 되어 버리는 것이기에 내일을 자주 운운하는 사람은 실속이 없거나 혹은 희망적인  꿈 꾸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포기한 것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내일은 필요 없습니다. 오직 오늘 지금 이 시간만이 필요할 때입니다.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야 말로 아름다운 내일을 거둘 수 있는 사람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최선의 노력이야 말로 밝은 내일을 열게 해 주는 희망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신인 배우는 자신의 몸매를 보여주려 애쓰지만 스타는 자신의 영혼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 관해 스스로 프로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영혼을 보여주기 위해서 애쓰는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진정한 프로이며 프로로 가는 길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진정한 프로이기 때문입니다.   

  

내 인생에 있어서도 잠시의 인터미션이 필요한 때를 인지하고 잘 활용한다면 적당한 인터미션은 내 에너지를 다시 생성하게 하고 움츠렸던 날개를 활짝 펴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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