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의 쇼 윈도는 맑고 화려합니다. 행인들을 유혹하기 위해서 예쁘게 장식한 마네킨에 최신 유행의 액세서리를 멋있게 장식해서 진열해 놓지요. 분기와 반기 및 매년 말에 주식시장도 강세를 띠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기관투자가들이 자신들이 운용하는 펀드의 수익률을 좋게 하기 위해 가능하면 주가를 끌어올리려고 보이는 손과 보이지 않는 손을 움직이는 탓입니다. 창문을 반짝반짝하게 닦는다는 뜻인 윈도 드레싱은 이처럼 펀드매니저들이 연말에 수익률 마이너스 종목을 처분해 고객에게 높은 수익이 난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경제용어입니다.
여기에 빗대 요즘 영화계에선 흥행과 거리가 멀었던 배우들이 흥행작 주인공이 되는 현상을 가리키기도 하지요. 하지만 백화점 유리창에 진열된 마네킨이 아무리 예쁘고 화려해도 애인으로 삼아 살 수 없는 그림의 떡인 것처럼, 윈도 드레싱도 기업이익과 매수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투자자들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리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윈도 드레싱도 잘 활용하면 좋은 그림이 그려질 수 있습니다.
쇼 윈도에 진열된 마네킨이 예뻐서 백화점을 찾아오는 손님들처럼, 살롱에서도 윈도 드레싱 기법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보다 나은 매출 상승효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백화점의 샵 마스터들이 각자 개성에 넘치는 의상들을 입고 고객을 유혹하는 것처럼 고객들에게 구매를 창출해 내는 것 역시 윈도 드레싱이라고 생각합니다.
통계에 의하면 글로 읽은 것은 15%가 남고 시청각으로 보고 들은 것은 25%, 손으로 써 본 것은 40%, 암송한 것은 100%가 남는다고 합니다.
H.G 웰스는 지식 정보를 잘 기억하기 위해 세 가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는 정확한 주입, 두 번째는 완전한 저장, 세 번째는 완전한 인출 방법입니다. 정확한 주입이란 처음 배울 때 요점이 파악되고 정리되어서 순서 있게 기억 장치에 의해 머릿속에 들어와야 하고, 완전한 저장이란 불가능하지만 틈틈이 기억을 환기시킬 수 있도록 외워보는 것(learn by heart), 완전한 인출 방법이란 필요할 때 가서 기억했던 것들을 틀리지 않게 이용할 수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지식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 해도 필요할 때 적절하게 꺼내어 쓸 수 없다면 소용이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기억이란 머릿속에만 인지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온몸에 감각이 다 기억되어 기억 환기 장치가 되어있는 것입니다. 메모하는 습관이야 말로 세상을 다 쥐고도 남을 정확함을 남겨주는 방법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저명한 기호학자이며 소설가이자 미학자이며 8개 국어 이상에 능통하여 세계에서 가장 박식하다고 소문난 소설 ‘장미의 이름’의 작가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의 박식함은 책을 많이 읽어서가 아니라 한번 읽은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는 기억력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기억력 저편에는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머릿속을 윈도 드레싱 한다면 더 많은 영역으로의 생각의 확장도 가능하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