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학교에서 배운 기억을 들춰보려고 합니다. 이 세상에는 가진 사람, 든 사람, 난 사람, 된 사람 등 네 가지 유형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 중에서 보통의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가장 갈망하는 인간상은 '가진 사람'입니다.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린 시간을 쪼개어 밤낮없이 물론 자신의 건강마저 돌보지 않으면서까지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하지만 희소성을 가치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가진 사람은 가장 가치가 떨어지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욕심하는 바를 가지기 위해서 우리는 물불 안 가리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추구하는 부가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고립시키고 소외시키는 것임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우리는 정말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것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잠시 마음을 비우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진 사람이란 물론 돈이 많거나 물질적인 풍요를 맘껏 누리는 사람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부자들이 여기에 속하지요. 경제적인 여유로 의, 식, 주 등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큰 행복이고 기쁨일 것입니다.
든 사람이란 많이 배워서 학식이 풍부한 사람을 말합니다. 보통 교수와 , 판사,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을 가진 종사자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뒤집어져도 혹은 내가 가지고 싶다고 해도, 혹은 돈으로 소유하려고 한다 해도 다른 사람에게서 결코 빼앗을 수 없는 유일한 것이 바로 머릿속에 든 지식이기 때문에 지식이란 내가 취하지 않으면 결코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경제적인 부를 축적한다 해도 얻고자 하여 가벼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풍부한 지식은 모든 일을 함에 있어 든든한 지원자의 역할을 하며, 맘만 먹으면 경제적인 여유도 가질 수 있으므로 사람들이 선망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난 사람이란 보통 연예인이나 예술가, 디자이너, 정치가, 스포츠 스타, 유명인사와 같이 세인의 관심과 인기를 끄는 사람을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따른다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므로 동경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이는 자신의 천부적인 재주가 없이는 노력만으로는 얻기 힘든 자리입니다. 아무리 내가 난사람이 되고 싶다 하여도 가진 재주가 없거나 흔히 말하는 끼라는 것이 없다면 결코 되기 힘든 사람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마음속으로 동경은 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요.
된 사람이란 됨됨이가 바른 사람을 말합니다. 가진 것이 부족하고, 많이 배우지 않았으며, 인기가 없더라도 삶의 지혜가 풍부하고, 상식이 뛰어나며,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예절 바르고, 겸손하며,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도움을 줄줄 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므로 이 또한 누구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일 것입니다. 한마디로 인간성이 좋은 사람을 말함이지요.
앞에서 언급한 네 가지 인간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가진 사람보다는 든 사람이, 든 사람보다는 난 사람이, 난 사람보다는 된 사람이 우리 사회에는 적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인지 아이러니하게도 가진 자가 되어 부자가 되고 나면 든 사람이 되고 싶어 교수나 전문직을 꿈꾸게 되고 든 사람이 되어 전문직을 가지게 되면 난사람이 되어 정치인이나 유명인 등 남의 눈과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이 되려고 하며, 일단 이 세 가지 모든 것을 다 취하게 되면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된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결국은 단 번에 모든 것을 이루려는 인간의 욕심이 사고를 만들게 되고 고시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복권이 불난 듯 팔리는 현상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는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이루려 하는 것을 극명하게 드러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 가지 인간상 중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물론 네 가지 인간상의 장점을 두루 갖춘다면야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런 완벽한 사람은 인류 역사의 위인들을 살펴보더라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삶의 가치관과 목표에 따라 추구하는 인간상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된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돈, 지식, 인기도 중요하겠지만 갖고 있는 지혜로 삶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어렵고 힘든 이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 사랑과 행복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줌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면 다른 누구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뜬금없이 웬 사람 유형 타령인가 하시겠지만 최근 들어 많은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하면서 참으로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분포하고 있구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돈은 벌었으되 인덕이 없어 나이 들어 후회하고 있는 사람, 덕망과 부를 축적하였으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것을 본인만 모르고 있는 사람, 꼿꼿하고 정직한 것 같이 보이지만 속내는 어둡고 이기심만 가득한 사람, 유명세는 탔지만 기본기가 부족하여 아무리 이해를 하려 해도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 많은 부를 축적한 듯 보이지만 자신만을 위한 부를 축적해 온 까닭에 주위에 그를 위해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줄 사람이 없는 사람 등.
네 가지 인간상 모두 인간이 꿈꾸는 이상과 소중한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요. 그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은 바로 나를 바로 제대로 아는 시간일 것입니다. 그런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세월이 많이 흘러 어느 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을 때 의미 있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남의 이목을 무시하고만은 살 수가 없는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남의 사생활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공공연히 남의 말을 하게 되고 본의 아니게 남에게 피해를 주고 상처를 입히는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너무 쉽게 표현되고 너무 쉽게 잊히는 언어의 사치성에서 도망하는 길은 ‘침묵’ 뿐이며 얼마 남아있지 않은 참된 이성에 대한 신뢰뿐입니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 속에서 하다못해 배우고 가르친다는 행위에서 조차 허위와 과장이 설치고 중심에서 떠나 변죽을 울리는 허한 소리와 말들이 종종 너무 자주 들려와 두렵기까지 합니다.
사건에 집착되지 말고 단연코 사건에서 시선을 돌려야 사건의 핵심을 바로 볼 수 있으며 쟁반 위에 먹음직스럽게 올려놓은 사과처럼 과시되는 진실에서 눈을 감아야 진실에 부딪칠 수 있으며 사랑이란 감정의 매음 행위 혹은 집단 히스테리에서 용기 있게 돌아설 수 있어야 참된 고독 속에서 사랑의 위대성을 배울 수 있다고 합니다. 과감한 행동도 좋고 표현도 좋지만 침묵할 줄 아는 행위야 말로 가장 위대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행위는 아닌가 합니다. 가장 위태로운 지경에서 겨우 나를 일으켜 세우려 할 때 불신과 회의와 증오에서 지켜줄 수 있는 것은 한 조각 마른 빵과 같은 ‘이성’입니다.
오랜만에 써보는 이성이란 말의 힘입니다. 이 세상에 이 인간에 순수 이성이란 어디에 있겠습니까만 이성에 의지하는 것입니다. 참되게 살기 위해서는 이성에 의지해야 합니다. 차라리 경직되어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감정은 경직되더라도 이성의 눈은 우리의 행위와 당위를 지키고 감시하게 때문입니다.
화가는 붓을 잡기 전에 넓은 바다와 높은 하늘을 한번 바라보고 붓을 잡으라...
어느 화집에 적혀 있다는 말입니다. 비단 그림을 그리는 화가뿐이겠습니까?
아무리 할 일이 급하고 중해도 일을 시작하기 전의 태도는 이렇게도 중요합니다.
큰 것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높은 것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큰 사람 큰 인격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나무라면 속리산의 정일품쯤. 산이라면 설악이나 백두나 한라쯤.
하여간 멀리 볼 수 없고 가까이 찾을 수 없다면 뒷산이나 아파트 옥상 위의 하늘이라도 자주 볼 일입니다. 별이라도 자주 세어 보아야 합니다. 아무리 소규모적으로 살며 머리를 싸매고 살아도, 하루를 살다가 죽는다 해도 때로 눈은 높은 것, 넓은 것, 위대한 것, 무한한 것, 영원한 것에서 한없는 감동과 용기와 힘을 얻어야 합니다.
하루에 한 번쯤은 뱃속 깊이 숨을 들여 마시며 삽시다.
하루에 한 번쯤은 두 손 한번 한껏 벌려 봅시다.
하루에 한 번쯤은 두 눈 있는 대로 크게 떠볼 일입니다.
하루에 한 번쯤은 온몸의 피를 거꾸로 흐르도록 해야 합니다.
하루에 한 번쯤은 온몸의 힘이 빠지도록 열중해 볼 노릇입니다.
하루에 한 시간쯤 덜자고 두 시간쯤 덜 잔다고 세상이 뒤집어지진 않습니다.
삶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만 발전합니다. 삶은 신선해야 합니다. 결코 아는 자가 되지 말고 언제까지나 배우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마음의 문을 닫지 말고 항상 열어두도록 하여야 합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듯이 날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언제나 활기에 넘치고 열정으로 인해 얼굴에 빛이 납니다. 고여 있지 마시길 바랍니다. 멈춰있지 마시길 바랍니다. 삶은 지루한 것도 권태로운 것도 아닙니다. 삶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열중하고 몰두할 때 행복은 자연히 따라옵니다.
전반적으로 너무도 깊게 드리워진 불황으로 인해 사는 게 팍팍해도 이럴 때일수록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봅니다. 배움으로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도 그 방법 중 하나라고 봅니다.